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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투어 그 마지막 시간

JosephKimImage 2010. 8. 5. 22:37
코만도스 메모리얼을 지나 저희가 간 곳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포트 윌리엄(Fort William)과 글렌코(Glen Coe), 그리고 월래스 기념탑(National Wallace Monument)을 들렸습니다.

포트 윌리엄은 점심식사를 위해 들렸다가 대충 둘러봤습니다.




인버네스보단 작아 보였는데, 나중에 조사를 해보니 하이랜드에선 가장 큰 마을이라고 합니다. 아마 저희가 대충 둘러봐서 그렇게 느꼈나봐요.

사실, 가본 데라곤 마을 안에 있는 공원과 쇼핑거리 뿐이었으니 둘러봤다고 말도 못하겠군요. 그나마 인상적인 거라면 여기엔 정말 큰 대형할인마트들이 있다는 거.
제법 싼 가격에 점심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잠시. 저희는 다시 버스에 올라야 했죠.
보아하니 다른 사람들도 마지막날이 되서 그런지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려하더군요. 밖에서 볼 일 딱 끝나면 바로 버스로 돌아와 자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꽤 오랜시간 달려서 도착한 글렌코.
여기는 스코틀랜드에서 아주 아름답고 웅장한 풍경을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중 하나로 유명하답니다. 그래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길 지나간다는데, 한번 왔던 사람들이 몇번이나 다시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네요.



사람들도 여기가 맘에 들었는지,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근처에 있는 하천은 산에 있는 눈이 녹아 흘러들어온 건데, 그냥 마셔도 된다네요. 가이드가 이 얘길 하자마자 몇몇 일행들은 바로 그 쪽으로 달려가더군요.
흠... 누가 갔을지 상상이 되지 않나요? 지금까지 제 하이랜드 투어 포스팅을 보신 분이라면 별로 어렵지 않게 아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위 사진에 하얀 거 보이시죠? 저게 눈이랍니다. 그리고 그 아래 흘러가는 게 물이죠.
생각만 해도 하천물이 얼마나 차가울 지 상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껏 바람을 쐬고 나서 다시 이동을 하는데, 맑은 공기를 잔뜩 들어마셔서 그런지 더 이상 졸리지 않더군요. 여기 올 때까진 계속 졸다깨다 반복했는데 말이죠.




지나가는 풍경들을 보며 참 부럽단 생각을 많이 했었네요.
달랑 하나밖에 없은 철로도 보기 좋았고, 도중에 잠깐 들렀던 조그만 휴게소도 괜찮았죠. 아, 거기서도 해미쉬를 볼 수 있었는데, 예전에 봤던 녀석과 마찬가지로 심심해보였네요.



하지만 하이랜드에서 멋진 풍경만 본 것은 아니랍니다.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가끔은 조그만 호숫가에 버려진 쓰레기들과
엄청나게 벌목된 나무들. 이런 풍경들도 있었네요.


저희가 마지막으로 간 곳은 윌리엄 월래스 기념탑이었죠.
월래스가 누구지? 하시는 분이 계실텐데요, 혹시 영화 '브레이브 하트(Brave Heart)를 보셨다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멜깁슨이 감독하고 주연을 했던 영화였죠.
그 영화에서 멜깁슨이 연기한 사람이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동상의 주인공, 윌리엄 월래스랍니다.
스코틀랜드인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영웅으로 꼽히고 있죠.

여튼, 기념탑은 주차장에서 내려 언덕을 조금 올라가야 했습니다. 얼추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가는 길이 숲이라 마치 등산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기념탑은 꽤 높았습니다. 사실, 탑이라기보단 높다란 건물이었는데, 내부는 전시관으로 쓰여지고 있더군요. 비록 전시관 안은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가 잔뜩 채워져 있을 듯 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념탑이 있는 곳이 지대가 높아서 주변 마을 전경이 다 보였습니다. 지나올 땐 몰랐는데 위에서 보니 꽤 크더군요.
여기서 좀 여유있게 머물다 가면 좋았을텐데, 불행히도 일행 중 몇몇이 기차를 일찍 타야해서 금방 움직여야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를 타고 가다 멀리 성인지 저택인지 알 수 없는 게 하나 보였습니다.
아마도 옛날에 귀족이 살던 곳이겠죠. 으리으리하고 멋졌을텐데, 어쩐지 지금은 굉장히 외로워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당시에도 저기에 살던 사람은 꽤 외로웠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몸은 편했을진 모르겠지만 말예요.

이후 에딘버러로 가는 고속도로(?)에 올랐는데, 이 때부터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했었네요.
은근히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다 어딘가를 지나가는데, 저도 모르게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래서 뭔지도 모르면서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렀습니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쓰레기 처리장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못해서 그런지, 관리를 안해서 그런지 몰라도 수많은 새들이 먹이를 찾으러 몰려드는 장소가 되어버렸다네요.
순간 나이로비에서 봤던 쓰레기새들(2010/05/25 -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아프리카(탄자니아, 케냐)] - 아프리카 여행, 9th day (나이로비)
)이 생각이 나더군요.
숫적으로는 여기가 몇배나 많아보였네요.
여튼, 일행들은 다들 "What a shame!" 하며 저마다 한소리씩 하더군요.

이전에도 봤듯이 인간들 손을 거쳐간 곳엔 아름답지 못한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껏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에 홀려 잊고 있었는데, 이 날은 인간이 얼마나 자연에게 독이 되는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간을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라고 하는 부분이 생각나네요.
솔직히 저 장면을 보는 순간엔 부정할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과오를 깨닫고 고쳐나가려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론 바뀌겠죠? 먼 미래에도, 우리 후손들에게 멋진 자연을 선물할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해야겠단 생각을 했네요.


이로써 스코틀랜드 여행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포스팅 10개 정도로 끝내려 했던 건데, 어쩌다보니 질질 끌었네요.
비록 재미없는 글과 허접한 사진에도 불구하고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늘 좋은 기억, 좋은 시간, 좋은 희망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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