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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네팔

카트만두, 빠탄의 거리

JosephKimImage 2010. 9. 24. 13:54


카트만두의 남서쪽에 위치한 빠탄(Patan).
여기도 타멜과 같이 더르바 광장(Durbar Square)이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지역으로 지정된 곳이죠.

사실 광장뿐만 아니라 주변 여기저기에도 사원들이 많이 있는데, 다 볼려면 꽤 오래 걸립니다. 차를 타고 다니기엔 길이 좁고 혼잡해서 그냥 맘 편히 걸어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현지인 시장을 지나 걸어가면 광장으로 이어진다 해서 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네팔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네요.
눈에 띈 건 온몸에 가방을 둘러메고 장사를 하고 계시는 아저씨들.
그나마 날씨가 선선했으니 망정이지 더운 여름이라면, 어휴… 생각만 해도 땀이 나네요.



시내 곳곳에 사원이 있는데, 그냥 보면 사원인지 뭔지 하고 지나가버리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대체로 사원들은 골목 안쪽이나 길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더군요.
위 사진 한가운데에 보이는 게 사원인데, 바로 옆에 사람들 주택들이 높게 솟아 있어서 긴가민가 했습니다.



일단 오늘 처음 보는 사원이니 한번 들어가보자 하고 가 보았습니다.



옛날 ‘히말라야’란 영화에서 봤던 동글동글한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억에 저 동그란 통 하나에 기도문 같은 게 씌어져 있다 한 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네요.
사람들이 저걸 차례대로 굴리며 지나가는 걸 보았는데, 그런 행위가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하네요.

여튼, 여기 사원을 방문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절이 생각나더군요.
느낌이랄까, 분위기랄까, 뭔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트만두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알겠지만 시내 곳곳에 사원이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들이 마치 그냥 일반 가옥처럼 드나드는 것이 제겐 너무 생경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사원 주변에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그렇겠죠?



가끔 종교적인 의미를 갖는 듯한 석상이 물건 진열장이 되는 모습에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군요.



사람들 왕래가 적은 좁다란 길을 걷다 보면 여기 가옥들이 독특하단 걸 알 수 있습니다.
대체로 낡았는데 마치 오래 전에, 그러니까 정말정말 오래 전에 지은 건물에서 그냥 계속 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먹으로 벽을 툭 치면 벽이 우르르 부서질 것 같은 느낌도 들었죠.
혹시나 지진이라도 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도 되더군요.



빠탄의 더르바 광장 입구.
여기도 역시 입장권을 사야 되는데, 타멜에 있는 것과 금액이 달랐습니다.
1인당 200루피였던 것 같네요.
여튼, 입구에서 광장 쪽을 보면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 밀려드는 것 같았습니다.
티켓 판매소 옆을 딱 지나가면 타임머신의 벽처럼 시간을 건너뛰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광장에서 도로가 있는 쪽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느낌이 좀 다르죠?



광장 가운데 서서 주변을 빙 둘러보니 저도 모르게 현기증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빠른 속도로 과거 어느 시대로 넘어간 탓일까요?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장식들을 보고 있으면 신비롭다는 표현이 절로 나옵니다.
어릴 적에 만화로 볼 때만 해도 그저 판타지 만화처럼 느껴졌는데, 이렇게 실제로 저런 장식들을 보니 현실감이 살아나는 것 같았네요.


게다가 높이 솟아 있는 기둥 위에 있는 석상(?)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주변이 어두워 지면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았죠.



커다란 사원들 주변에는 물을 길러갈 수 있는 곳이 보였습니다.
수질은 정말 의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사원은 내부수리를 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기에도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불안해 보였네요. 아직 사고가 없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사원 내부에서 기도문을 읊고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죠.
모두 엄숙한 분위기로 기도문을 낭독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어떤 종교든 그 신심은 닮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불꽃이 이글거리는 괴물.
호랑이도 아니고 사자도 아닌 것이 저러고 있으니 무섭단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밤에 저걸 보고 있었다면 소름이 끼쳤을 듯 하네요.



사원 안에서 뭔가를 태우고 있는 아이들.
저게 무슨 의미를 갖는진 아직 모르겠지만 저것도 종교적인 의식일 듯 합니다.



생각해보니 여기저기에서 많이 봤던 것 같네요.
우리나라 제사 지내고 마칠 때 지방을 태우는 것과 비슷한 의미일까요?



큰 사원에 가면 가끔 저렇게 이마에 점을 찍어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아주 환하게 웃으며 오라고 손짓하곤 가까이 가면 저렇게 점을 찍어주시죠.
저것도 종교적인 의미가 있겠죠.
여튼, 저렇게 찍어주시고 돈을 내라고 합니다. 몇 십 루피 내라고 했던 것 같네요.

빠탄 주변만 해도 사원이 어림잡아 20군데는 넘는데, 이걸 다 보려면 정말 꽤 오랜 시간 걸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대략 10군데 조금 넘게만 둘러 보았는데, 반나절이 흘러버렸더군요.
하지만 그 안에서는 시간이 약이 떨어진 시계바늘처럼 천천히 흐르는 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나중에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랬으니 말예요.

빠탄의 거리.
날씨 좋은 날, 가벼운 복장으로 산책하듯 다니기 좋을 곳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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