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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 남쪽 일일 관광 본문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인도네시아(발리)

발리 - 남쪽 일일 관광

Energise-r 2014. 8. 13. 05:00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후 2시부터 9시.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가이드와 차량을 섭외했다. 사진만 보고서는 Tanah Lot (타나롯)이 제일 가보고 싶었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시간이 빠듯할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날 우리의 일정은 가루다 파크 -> 울루와투 사원 -> 짐바란 씨푸드가 되었다.(우여곡절 끝에 마사지가 추가된다)

일단 점심을 먹지 못한 남편을 위해 KFC에 잠깐 들렀다. 그 동안 재의랑 엄마는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미끄럼틀 타기. 


가루다 파크의 풀네임은 Garuda Wisnu Kencana Cultural Park(에휴 길다..). 이름에서 보듯 힌두 신인 비스누랑 그 비스누를 태우고 다닌다는 새인 가루다 형상을 한 엄청나게 큰 조각상이 주요 구경거리이다. 높이가 126m에 달하고 3000톤의 구리가 쓰였다고 한다. (http://www.gwkbali.com/)



정작 재의는 조각상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계단 오르락 내리락 하기랑 꽃보는 재미에 빠졌다. 아직 한창 공사 중이어서 사실 크기게 비해 볼거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참, 여기서도 께짝 댄스를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공연이 거의 끝났을 때라 사진이나 찍으러 들어갔는데 재의는 진한 화장과 분장이 무서웠는지 울고 난리가 났다. 그래서 울루와투에서도 께짝 댄스 공연은 안 보기로 했다. 사실 한 시간 가량 되는 공연 자체가 무리이긴 하다. 


그 다음은 울루와뚜 사원(Uluwatu)이다. 입장료는 25,000루피이고, 저녁 6시부터 한 시간 가량 하는 께짝 댄스(Kecak dance)는 100,000루피이다. 입구에서부터 사나운 원숭이를 조심하라고, 그래서 썬글라스, 모자, 악세서리 모두 빼라는 안내 문구가 있다. 그런데 잔뜩 긴장했어서 그런지 오히려 생각보다 원숭이는 점잖았던 것 같다. 아, 여기는 사원이기 때문에 입구에서 바지가 좀 길면 노란스카프, 짧으면 보라색 보자기를 둘러준다. 나는 모유수유 용도로 항시 갖고 다니는 스카프 착용....

날은 무더운데 유모차로 갈 수 없는 데다가 신발 신기는 것마저 까먹어서 내내 재의를 안고 다녀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길게 느껴졌던 길....절벽에 위치한 사원이 그렇게 절경이라는데, 내 눈에는 제주도 주상절리나, 멜버른의 그레이트오션로드가 연상되어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 이런 게 안 좋은 점인 것 같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감흥이 떨어지는 거....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씨푸드로 유명한 짐바란으로 향했는데 웬걸 시간이 너무 일렀다. 그래도 일몰이 멋있다는데 일찌감치 자리 잡고 앉았다. 공항에서 가깝다고 하더니 정말 비행기 이착륙하는 게 다 보이는 거리였다. 

가이드 아저씨가 안내해 준 식당이었는데 맛이 무척 좋았다. 재의도 게살죽을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깜짝 놀랬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마지막 날이라는 기분이 더해져서 그런지 더욱 기억에 남는 식사였다. 정말 멋진 파도와 일몰을 구경할 수 있었다. 


모래며 바닷물이며 음식물이며....신나게 논 재의 덕분에 우리 세 식구 모두 아주 찝찝한 꼴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입국 수속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마사지 샵에 가서 샤워를 하기로 했다. 처음 들렀던 곳은 손님이 차 있었고, 두 번째는 카드 불가...세번째 시도한 곳에서 한 시간 짜리가 최소라는 걸 한 시간 가격을 내고 두 사람이 30분씩 나눠서 받기로 했다. 발리 전통 마사지가 한 시간에 35달러. 다른 곳보다 좀 비싼 편이었는데 시설도 깔끔하고 마사지 솜씨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남편이 먼저 씻고 마사지 받는 동안 난 재의 기저귀를 처리해야 했는데, 화장실에 체인징 테이블이 없어 난처해 하자 마사지실을 내어 주고 수건과 비닐까지 가져다 주는 세심함을 보여 주었다. Adi Spa(www.adispa-bali.com) 덕분에 말끔하게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 참 알차게 쓴 발리에서의 마지막 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짧은, 그렇지만 다양한 경험으로 채워진 발리 여행이 끝났다. 밤 12시가 넘어 타는 비행기라 아가들이 많이 징징대고 힘들어 보였는데 재의는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쭉 잘 자 주었다. 물론 안아서 재우느라 새벽 비행기는 많이 힘들긴 하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수월했던 비행이었던 것 같다. 물갈이, 시차적응 그런 거 없는 우리 부부를 닮아서인지, 재의도 아픈 데 하나 없이 잘 먹고 잘 지내 주어서 참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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