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루이스는 예전에 본파이어(2009/11/15 -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영국] - 2009 Lewes Bonfire) 때 갔던 곳인데, 그 땐 어두워서 사실 도시 모습을 제대로 못봤었죠. 그래서 나중에 낮에 한번 가야지 했는데 이제야 가봤네요. 사실, 루이스는 관광지라 하기엔 특별한게 없죠. 원래가 베드타운(Bed town) 성격의 마을이다 보니 딱히 볼 것도 없습니다. 그나마 있는 거라곤 루이스 성(Lewes castle) 정도겠네요. 그래도 마을 전체적으로 아기자기 예뻐서 가볍게 갈 만한 것 같더군요. 여튼, 지금부터 루이스 당일치기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루이스는 브라이튼에서는 꽤 가까워서 브라이튼 기차역에서 출발하면 버스로 1시간 이내에 도착 가능합니다. 기차로 가면 20분도 안걸릴겁니다..
오랜만에 시내 나갈 일이 있어 나갔다가 겸사겸사 시내 주변을 좀 둘러봤습니다. 브라이튼은 이제 완전 여름이더군요. 지난주말부터 날씨가 흐려지고 나서 어제까지도 계속 오락가락 했는데, 이 날은 아주 제대로 내리쬐더군요. 햇살이 어찌나 따갑던지 선크림이라도 발라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가면서 보니까 땅에 푸른 빛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곳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더군요. 사람들이 정말 햇볕에 굶주렸나 봅니다. 마침 시간이 점심 때라 그런지 다들 뭔가를 풀밭에 가져와 먹고 있더군요. 참 신기했습니다. 그늘도 아닌 땡볕 아래서 저렇게 뭘 먹으면서 쉬네요. 전 감히 겁이 나서 저렇게 하진 못하고 조그만 그늘을 찾아 거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원래 전, 다리가 4개 이상이면 질색을 하지만 가끔 묘한 호기심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조그만 녀석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볼 때면 흥미로워 하기도 하죠. 최근에 바로 이런 경험을 했었네요. 요즘 날씨가 좀 따뜻해지니 벌레들도 눈에 많이 띄는 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 낡은 벤치가 보여 잠시 쉬었다 가려했는데 벤치 위에 뭔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게 눈에 띄더군요. 연녹색의 곤충이었는데, 이름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개미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그 조그만 벌레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한참을 보다보니 거기엔 다른 녀석도 있더군요. 검은색의... 음... 녹색의 녀석과 달리 좀 징그럽게 보이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녀석이 녹색 곤충을 잡아먹고 있단 것도 알게 되었죠. 그게 어쩐지 신기..
학교 근처에 목장이 있는지 가끔 뒷동산에 올라가 보면 들판이 소똥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지금껏 직접 소들을 본 적이 없었네요. 똥을 어디서 퍼다 나르는 건 아닐텐데, 도대체 언제 와서 이렇게 사방에 뿌려놓고 가는지 궁금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소들이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 있더군요. 그런데 주변엔 관리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방목이었습니다. 솔직히 소들을 보니, 제가 주인이라도 전혀 걱정이 안될 것 같았습니다. 도망갈 의사라곤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이 녀석들, 어찌나 속편한지 풀 뜯다 똥 싸고 오줌 싸고, 그리곤 조금 움직여 다시 풀 뜯고... 이거 뭐 '위생관념'이란 게 있을 리 없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