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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추석이다. 그렇지만 호주에 있다보니 별 실감이 안 난다. 나는 차례상을 차리는 흔치 않은(?) 며느리인데도 그렇다. 올해 추석에는 재의 친구들과 모여서 떡 만들기를 했다. 나야 떡 만들기는 꿈도 못 꾸었을테지만...다른 요리 잘하는 금손 엄마들이 있어 가능했다. 쌀가루를 반죽하고 식용색소로 다섯 가지 다른 색깔 떡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송편 속을 넣는 걸 배워 하기 시작했다. 아주 큰 왕만두 같은 것부터...나중에는 플레이도우 하듯이 곰돌이, 꽃, 무지개...온갖 모양이 떡이 탄생했다. 모양에 신경쓰고 속은 안 들어가다보니....이쁘지만 맛은 영 없는 떡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도 처음 해 보는 떡만들기로 풍성한 추석이었다. 이 많은 음식을 순식간에 뚝딱 해내는 솜씨 많은 엄마들 덕분에 참으로 맛난 추석을..
재의 학교에서는 월요일 오후에 조회를 한다. 반이 번갈아 가면서 진행을 맡곤 하는데, 아직 아가아가한 프렙 친구들이 진행을 맡았다. 아이들 모두 역할을 하나씩은 맡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재의는 기도문 낭독을 맡았다. 다른 남자 친구들 세 명과 함께.... 재의가 서서히 문맹 탈출 중이긴 하지만 기도문 단어가 좀 어려워서 어떻게 하려나 궁금했는데 씩씩하게 잘 했다. 창조 이야기를 간단한 극과 노래로 보여 주었다. 재의는 마지막 날을 맡아서...자기가 그린 거북이가 있었다고 나중에 자랑스레 이야기해 주었다.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데 제각각인 게 귀엽기만 하다. 재의는 다른 건 몰라도 참 열심히 따라는 한다. 기특해라~~ 어느 덧 꽤나 큰 프렙 친구들이 참 사랑스러웠고 자랑스러웠다.
버닝스(Bunnings)는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큰 웨어하우스이다. DIY, 원예, 캠핑 등 각종 물건들을 파는 큰 창고형 가게이다. 우리 동네 한 지점이 재정비 후 오픈 행사가 있어 다녀왔다. 주 목적은 아버지의 날 기념 선물을 만드는 거였는데, 마침 파충류 전시 코너가 있어 재의가 아주 신이 났다. 나는 오픈이라고 공짜 커피를 마시며 멀찌감치 서 있었다. 나는 질색인데 재의는 뱀, 도마뱀, 거북이 제일 좋다는 데 참 신기하기만 하다. 수다쟁이 녀석은 뱀이 암컷인지 수컷인지 묻고 있다. 정작 메인 행사인 아빠를 위한 컵 만들기는 아주 간단히 끝났다. 재의는 역시 뱀 그림을 그렸고...집에 와서 오븐에 40여분 구워 주었더니 끝이다. 컵을 만들고 나오니 이번엔 악어다. 재의가 또 물었다. "악어가 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