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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누군가에겐 뒷동산이 놀이터일 테고 또 어떤 이에겐 동네 공터가 놀이터가 되겠죠. 사진 왼편의 저 아이에겐 이 유명한 세계 문화 유산이 놀이터네요. 부럽다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어린 아이라 무시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눈엔 바로 집 근처에 엄청난 보물이 있는 풍요로운 아이로 보입니다. 관광객들은 감히 저기서 큰 소리 치지도 못하고 함부로 다니지도 못하지만, 저 아이는 저기서 노래도 하고 저기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입니다. 비록 옷은 남루해도 저 아이는 불쌍한 아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나라의 아이라 해서 불쌍하고 연민의 시선으로만 봐야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한 아이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저 아이가 불쌍하단..
어린 소년의 발을 보았습니다. 불이 일렁이는 조그만 용기 앞에 선 그 소년의 발은 많은 것을 설명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신발도 없이 많은 곳을 다녔을 듯 멀리서도 굳은 살이 박혀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소년이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 발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삶이 고생스럽고 힘들어 보일 만도 한데도 이상하게도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년의 발 옆에 있는 불꽃처럼 싱그런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저 소년이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아마 그 소년의 표정 때문이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소년의 밝은 표정 때문에 그의 발이 힘들어 보이지 않았던 것 같네요. 실제로 그 소년이 힘들어 했는지 아니..
카트만두 타멜(Thamel) 거리를 가면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늘 저기에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블로그를 보면 자주 보이는 건 분명한 듯 합니다. 그런데 저 사람을 지나갈 때마다 보게 되는 것은 정작 저 사람이 아니라 그 주변입니다. 여기저기 누워서 자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개들. 행인들이 지나다니다 밟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누워 자고 있었죠. 개들도 사람들도 어쩜 저렇게 똑같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네요. 마치 저 피리 부는 사람이 주변의 사람들과 개들을 재워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 누구도 시끄럽다 불평도 않았고 자고 있는 개들도 고개 한번 들지도 않았죠. 피리 소리가 그들에겐 달콤한 자장가 같았을까요? 저 피리 부는 사람은 주변에 있는 저들을 위해 그냥 피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