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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Still Walking)

JosephKimImage 2009. 7. 15. 19:58
 
갑자기 삼청동에 가고 싶어 갔다가 '씨네코드선재'라는 극장을 발견했다.
매표소에 걸려있는 상영작들을 보니 씨네큐브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들을 상영하는구나.

마침 상영하고 있는 영화는 전에 볼까말까 망설였던 영화 '걸어도 걸어도'
감독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영화라고 하는데, 잘 됐다 싶어 바로 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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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일본 영화란 생각이 드는, 그런 조용한 영화인 것 같다.
뭐랄까... 예전에 봤던... 이와이슈운지의 '4월 이야기' 같달까?

특별한 사건도 이벤트도 없이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어떻게 보면 심심할 수도 있는 그런 영화였다.
하지만, 유심히 영화를 들여다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어 심심할 틈이 없는 그런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사람마다 영화를 보면서 주의깊게 보는 관점이 틀리니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료타의 어머니였다.
아닌듯 하면서 독한 혹은 잔인한 모습도 보이고,
혹은 그런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인정하기가 싶지 않은, 그런 캐릭터인 것 같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도 어머니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실제는 그렇지 않지만
영화 속의 어머니는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비쳐지는 그 '어머니'의 의외의 모습에 당황했던게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처음 제목만 봤을땐, 평화롭고 단조로운 시골의 풍경이 떠올랐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가슴 아픈 한 사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 후회를 남긴 사람의 기억과 비슷하리라.
그 때 이렇게 할 걸...
그 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런 상황이 없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싶은 그런 기억들.

결국 사람은 언제나 아쉬운 기억을 가질 수 밖에 없는건가...

그러나 영화는 그 아쉬움에 밀리지 않고,
'그런게 인생이겠지' 하며 뒤를 돌아보기 보다 앞을 바라보는 것을 택하는것 같다.


특별히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였지만,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듯한, 한편으론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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