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캠핑 유사 체험(?) - 래밍턴 국립 공원 본문
요즘 부쩍 캠핑족이 부럽다. 그래도 장비들 무턱대고 마련하기에는 적잖은 돈이 드는지라 캠핑이 우리한테 맞나 분위기나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캠핑 사이트에 있는 캐빈, 로지에 묵는 게 최선일 것 같았는데, 마침 좋은 할인가를 발견했다.
거리고 적당하고, 가격도 적당하게 99$...
마침 이스터 성수기라 웬만한 숙소들 비용이 뛴 걸 생각하면 괜찮은 딜이라 냉큼 예약했다. 그렇게 우리가 가게 된 곳은 Binna Burra Lodge이다.
http://www.binnaburralodge.com.au/activities/bushwalking-hiking
도착하니 마침 이스터라고 egg hunting 시간이다. 우리는 늦었지만, 맘씨 좋은 형아가 재의에게 초콜릿 달걀을 나누어 주었다. 숙소 체크인까지 좀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시설을 둘러 보았다. 참, 우선 놀라운 건 산이라 그런지 기온이 꽤나 쌀쌀했다는 거다.
이 곳이 우리의 숙소이다. 다락방 같은 안락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커피포트도 있고, 라디에이터도 있어 걱정과 달리 따뜻, 후끈했다. 단점은 공용 화장실이 밖이라 좀 불편하다는 거다. 욕실이 같이 있는 타입의 방도 있으니, 화장실 사용에 예민하신 분들은 그런 방으로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숙소에 짐을 놓자마자 밖으로 고고~~ 재의랑 함께이니 가장 짧은 20분짜리 부쉬 워킹 코스를 택했다. 그런데 가다보니, 몇 년 전 시댁 식구들과 함께 갔던 곳이다. 그 때도 비가 부슬부슬 왔었는데...오늘도 날씨가 가히 좋지는 않다. 그래도 생각보다 재의가 참 잘 걸어준다. 벌레 잡겠다고 별렀는데, 벌레는 별로 없어 좀 실망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결국 에너지가 없다고 엄마한테 업힌다.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텐트촌....우린 언제면 진짜 캠핑을 해 볼까나...
원래 홈페이지를 보고 저녁에 캠프 파이어랑 동물 보러 가는 산책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오늘은 해당 요일이 아니란다. 에구....친구 없이 온 거라 재의가 심심해하면 어쩌나 했는데 나름 잘 즐기고 있다. 가져온 장난감을 놀다 옷장 속에 숨기놀이도 하고...세면대에서 물놀이도 한다.
재의가 잘 노는 틈을 타 간만에 커플샷을 남긴다. 어째 조명이 은은하게...졸리운 표정들이다.
산 속이라 남편은 별 사진 찍겠다고 별렀는데....날씨가 도와 주지 않느다. 희뿌연 안개가 자욱하다.
숙소측의 실수(---우리는 할인가로 예약한 거라 해당사항 없으나, 컨펌 이메일에 식사 포함되어 있다고 적었다)로 우리는 일인당 39달러나 되는 쓰리 코스 디너를 공짜로 제공받았다. 식사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쉬운 대로 벽난로의 풍경을 즐기고...재의는 레고를 가지고 논다.
식당에 들어서니 안개가 조금 걷히고 노을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보인다. 분위기도, 식사도 굿이었다. 재의는 이 날 피곤했던지 에피타이저인 빵을 먹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덕분에 비록 재의를 안고서이지만 나는 쓰리 코스 디너를 여유있게 즐길 수 있었다.
다음 날 조식까지 흡족하게 먹고...우리는 하산했다. 캠핑 체험이라기엔 너무 호사스러운 이스터 휴가였다. 다음에는 텐트만이라도 장만해서 한 번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