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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브라이튼은...

JosephKimImage 2010. 6. 5. 04:16
오랜만에 시내 나갈 일이 있어 나갔다가 겸사겸사 시내 주변을 좀 둘러봤습니다.

브라이튼은 이제 완전 여름이더군요.
지난주말부터 날씨가 흐려지고 나서 어제까지도 계속 오락가락 했는데, 이 날은 아주 제대로 내리쬐더군요.
햇살이 어찌나 따갑던지 선크림이라도 발라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가면서 보니까 땅에 푸른 빛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곳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더군요. 사람들이 정말 햇볕에 굶주렸나 봅니다.



마침 시간이 점심 때라 그런지 다들 뭔가를 풀밭에 가져와 먹고 있더군요.
참 신기했습니다. 그늘도 아닌 땡볕 아래서 저렇게 뭘 먹으면서 쉬네요.
전 감히 겁이 나서 저렇게 하진 못하고 조그만 그늘을 찾아 거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비슷하지 않을까요?
피부 나빠질까 두려워 선크림 바르고 그늘 찾고 난리를 필텐데, 여기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네요.
오히려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튼, 저기를 보다보니 갑자기 바닷가 쪽은 어떤가 궁금해지더군요.



바닷가로 가는 길에 있는 카페들을 보니 빈자리가 없을 정도네요. 그러나 평일이라 그런지 노점상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한산한 느낌이 들더군요. 주말엔 항상 북적였는데 평일은 많이 다르네요.

먼저 브라이튼 피어(Brighton Pier) 쪽으로 갔는데 확실히 주말 때 보단 관광객들이 적어보였습니다.
참 이상하더군요. 풀밭엔 온통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데, 바닷가는 되려 한산하다니.




바닷가로 내려가기 전에 주변을 쓱 둘러보니 웨스트 피어(West Pier) 쪽에 사람들이 많아 보이더군요.
그래서 그 쪽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대여용 의자들이 손님이 없어 놀고 있네요. 하지만 그냥 저기에 있는 것 만으로도 어쩐지 지금이 여름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웨스트 쪽은 사람이 좀 더 많긴 했네요. 하지만 역시 주말보단 훨 못미치더군요.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데 길가 한 구석에 10대로 보이는 여자애 3명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슨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별로긴 했지만 수고스러워 보이더군요. 이렇게 더운데 저렇게 서서 하려면 많이 힘들텐데 말이죠.
가끔 동전을 던저주는 사람이 있긴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네요.

한 30여분을 돌아다녔는데 날이 덥기도 했지만 햇볕이 너무 따갑더군요. 그래서 그만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왕 가는 거 조금 걷긴 해도 처칠스퀘어(Churchill Square)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죠.
그래도 명색이 브라이튼 최대의 쇼핑가인데 거기 분위기가 어떤지 보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된다 싶었거든요.



골목에 구석구석 있는 카페도 어떻게 알고 갔는지 몰라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습니다.
재밌는 건 이렇게 더운데, 실내가 아니라 다들 야외에 나와 앉아서 음식을 먹거나 얘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담배를 피기 위해 그런 것도 아닌 듯 했습니다.
만약 저라면... 음... 가끔은 저렇게도 좋겠지만 역시 더운 걸 싫어하니,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곳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처칠스퀘어에 도착하니 생각보단 사람이 없더군요. 여긴 주말엔, 거짓말 좀 보태서, '주말의 명동'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인데, 아직은 확실히 성수기가 아닌가 봅니다.
예전에 듣기론 본격적인 성수기가 되면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온통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랬거든요.




그나저나 언제부터 성수기인지 모르겠네요. 하긴 성수기든 아니든 저랑은 별로 관계없긴 합니다.
관광객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단지 한가지 확인하고 싶은 건 있습니다. 학원의 스페인 친구한테 들은 건데 브라이튼은 여름에 영국령이 아니라 스페인령 도시가 된다고 했거든요. 무슨 말인가 하면 여름에 스페인에서 휴가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거리가 온통스페인 사람들로 가득찬다네요. 그래서 거리에선 영어보다 스페인어를 더 많이 듣게 될 거라 그러더군요.
물론 약간의 뻥이 가미되지 않았나 싶긴 한데, 그래도 궁금하네요. 정말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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