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飛上)하지 못한 새

위 사진엔 하늘로 솟아오르기 위해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있는 새가 보입니다.
저 사진을 찍자마자 이내 저 멀리 하늘로 날아가버렸죠.

하늘을 날아오르기 위해 있는 힘껏 날개짓을 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멋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날개짓 뒤로 보란 듯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은 멋진 플레이로 승리한 스포츠 선수의 뒷모습을 닮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다보면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는 건 저 새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저 새의 그림자, 그 역시 비상하기 위해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있었죠.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하늘로 오르는 건 위에 있는 한 마리뿐입니다.

이건 저 아래의 새가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바뀌지 않는 진실일 겁니다.
그 이윤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우린 너무나 당연하다시피 알고 있죠.
그림자는 결코 하늘을 날지 못한다는 걸.

하지만 어찌된 이유일까요?
전, 저 아래에 있는 새가 비상(飛上)하는 순간이 보고 싶더군요.
불가능하단 걸 알고 있지만 어쩐지 그걸 깰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정말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나아가 모든 사람들에겐 불가능은 없다는 걸 보고 싶었던 것 같네요.

만약이긴 하지만...
만약에 저 그림자가 하늘로 솟아오른다면,
그리고 그걸 사람들이 본다면,
다들 진심으로 믿게 되지 않을까요?
세상엔 정말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저 사진을 찍고 나서 결심을 했습니다.
언젠가 저 그림자가 하늘로 비상하는 순간을 찍겠노라고.

-영국의 어느 바닷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