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Day care center - 눈물의 적응기 본문

해피육아

Day care center - 눈물의 적응기

Energise-r 2014. 3. 31. 07:00


나는 full-time 학생맘이다. 더구나 수업을 듣는 게 아닌, 내 시간 빼서 논문 쓰면 되는 박사과정 학생맘이니, 여느 워킹맘보다 훨씬 나은 조건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남편은 오후 세 시면 칼같이 퇴근해 주시니...

그렇지만 논문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닌지라....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불안과 초조가 내 안에 계속 커져 갔다. 그게 아마 짜증으로 조금씩 삐져 나왔을 것이다.  사실 난 7개월 정도 되면 재의 데이케어 보내고 공부 비중을 높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여러 데이케어 센터들을 돌아봤지만 맘이 영 좋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재의를 데이케어 센터에 보내기로 합의한 돌이 되었다. 내 논문도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단계...내가 운전을 잘 못하는데다 차가 한 대인 관계로...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조건은 대중교통으로 드랍과 픽업이 가능한가였다. 물론 그 외 시설이나 케어러, 식사의 질도 중요하다. 브리즈번에는 하루 비용이 보통 80달러 전후인 것 같다. 말 들어보면 시드니는 100-120불 정도라고 하고...그나마 영주권으로 비용 보조가 되어서 내가 지불하는 비용은 하루 20-25달러 선이다. (육아 보조비 신청은 다음에 따로 포스팅해야겠다...)

먼저 결정할 것은 Family Day Care냐, Day Care Center냐, 하는 것이었다. 전자는 케어러 1-2인이 집에서 소수의 아이를 받아 운영하는 것이고, 후자는 그야말로 시설...물론 케어러 1인당 4명의 아이라는 비율은 똑같다. 패밀리 데이 케어를 처음에 선호했으나 막상 둘러보고 난 뒤 결정은...데이케어센터였다. 패밀리 데이 케어는 어떤 케어러를 만나느냐에 따라 복불복...그리고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센터와 달리 가정이라는 환경이 질 관리에 나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패밀리 데이 케어에서 케어러의 남편이 아동을 성추행하는 사건 보도가 있기도 했고...

데이 케어 센터마다 비용, 식사/기저귀/분유 포함 여부가 다르다.  시설보다도 누가 교사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여러 조언에 따라 나는 두세 시간 센터에 재의랑 머물면서 케어러와 아이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정하기 전 꼭 trial 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권한다. 물론 내가 맘에 들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보통 인기 있는 센터들은 웨이팅이 무지 길다. 내가 젤 맘에 들어했던 곳은 6개월이 넘도록 대기자 리스트에 올라 있으니....여튼 이러저러해서 마침 빈 자리도 있고 최선은 아니지만 무난해 보이는 데이케어센터를 골랐다.

나는 학교 일정이 많은 요일인 화, 수 이렇게 주 이틀을 보내고 있다. 참고로 공휴일이 끼거나 애가 아파도 비용은 다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공휴일이 많이 끼는 월요일이나 금요일은 인기가 없는 편이라고 한다.

어느 덧 3주가 지났다. 여전히 드랍하고 올 때면 울음바다다. 들어갈 때부터 울먹이기 시작하다가 내가 몇 분씩 문 뒤에서 어쩌고 있나 봐도 여전히 폭풍 울음이다. 지만 나아지고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우는 시간이 짧아지고....처음에는 아예 먹지도 자지도 않던 재의. 첫 날 데리러 갔을 때 혼자 앉아 하염없이 울고 있던 재의...

 

지금은 밥도 엄청 잘 먹고 짧지만 낮잠도 자고....무엇보다 데리러 갔을 때 보면 잘 놀고 있다. 말은 못해도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키며 마치 뭘 했다는 이야기를 엄마한테 해 주려는 것도 같구...센터에서 보내주는 소식지에도 환경과 케어러에게 잘 적응해 가고 있다고 그런다. 아직은 최대한 집에서 오전 낮잠도 재우고 데려다주고 일찍 픽업하려 한다. 재의가 좋아하는 먹거리도 만약을 대비해 챙겨 보내고....

 

나도 낯선 환경, 낯선 사람...두렵고 힘든데...우리 재의는 엄마아빠보다 더 씩씩한 아가니까....잘 해주고 있어서 너무너무 고맙다. 죄책감, 미안한 맘 여전히 들지만, 그 대신 재의랑 있는 시간에 더 한껏 신나게 놀고 사랑하기로 했다.

지난 1년의 육아를 돌이켜보면....행복한 순간도 많지만 분명 계속되는 수면 부족과 체력 고갈로...나도, 남편도 어느 새 많이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가 행복해야 우리 재의도 행복할 수 있겠지....

재의야...엄마가 자기 공부할 시간도 있어야 하고,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춤으로 스트레스 날릴 시간도 있어야 하는 타입이라 미안하지만 이해를 구할께. 대신 더 밟고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재의 사랑할 꺼니까 우리 지금 힘든 시간 같이 조금 더 적응해보도록 하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