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플레이그룹 (playgroup) 체험 첫째 날 본문
오늘 드디어 playgroup을 처음 가 봤다. 호주에서는 playgroup이라고 해서 보통 동네 엄마들끼리 모여 또래 아가들 놀리고 하는 모임이 흔하다. 나는 뚜벅이 신세라 접근성에 제한이 있기도 했고, 사실 논문 쓰느라 다른 여력이 없기도 했고, 또 아직 걷지 못하는 어린 아가들은 놀꺼리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아직 시도를 못 했었다. 요즘 너무나 나들이를 좋아하는 재의랑 집에서만 보내기에는 그 체력이 아까워서...동네 플레이그룹을 찾아 보았더니 마침 대중교통으로도 갈 수 있는 곳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주소: 127 Nemies Rd Runcorn Brisbane / Sunnybank District Baptist Church
홈페이지: http://www.sdbc.org.au/connect/childrens-ministries/playgroup
9:15-11:15분까지 두 시간 동안, 월화목금 이루어지는 플레이그룹. 참, 월요일은 한국 엄마들만 모여서 플레이그룹을 한다고 한다. 참가인원이 무척 많다고 들었다. 담에는 한국인 플레이그룹도 한 번 가 볼까? 처음 두 번 참가는 무료이고 그 다음부터는 참가비가 있다. 재의같은 1-2세 사이 아가는 1.50 달러. 뭐, 실내 키즈까페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다.
장소가 교회에서 하는 거라 종교색이 있진 않을까 했는데 모닝티 시간에 식사 전 감사기도를 노래로 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건 없었다. 재의가 졸려해서 중간에 나왔는데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성가를 부르거나 성경을 읽기도 하긴 하는 것 같다.
여튼 어색해하며 문을 두드렸더니 그룹 리더가 반가이 맞아주었다. 목요일 그룹은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다고 한다. 오늘 참가한 가정은 총 7가정... 다들 재의보다 큰 어린이들이라 놀이터에서 신나게들 어울려 노는 걸 볼 수 있었다. 우리 재의는 오늘 이 두 장난감에 꽂혀 열심히 밀고 다녔다.
역시 제일 어린가 싶었는데 11개월인 아가 등장...둘이 또 취향이 비슷한지 장난감 쟁탈전... 곧 둘째를 출산한다니 이 엄마에게 경의를 표했다.
전에 짐보리 같은 프로그램이랑 달리 여긴 주로 장난감 꺼내다가 자유롭게 노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장난감 가지수도 많고 다양했다. 미끄럼틀도 있고 모래밭 (sand pit)도 있고 방방 (trampoline, 으흠...표준어가 뭐지? 내 고향 제주에서는 이렇게 불렀는데..)도 보인다...
참, 신발 신기를 너무 싫어하는 재의가 오늘 처음 신발을 신어 보았다. 미국에서 이모가 보내 준 신발...그치만 싫은지 엄청 울어댔다. 결국에는 신발도 양말도 모두 벗어더지고 맨발로 활개 치기.
중간에 모닝티 시간에는 각자 싸온 아기 간식을 먹는다. 그룹 리더가 바나나 브레드를 구워와서 맛있게 한 입. 그리고 커피나 차가 마련되어 있다. 오늘의 메인 활동은 craft. 색종이 오려 붙이기인데, 뭐 재의에게는 머나먼 이야기. 그래도 멋진 선들을 그렸다.
노래며 율동을 하는 시간이 되자 너무너무 졸려하기 시작한 재의. 하긴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놀았으니...재의를 데리고 먼저 자리를 떴다. 버스 기다리는 동안 잠이 들어버린 재의. 집에 도착해 자세 바꾸고 심지어 기저귀를 갈아도 꼼짝 않고 단잠을 길게 잤다.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니 아빠 없이 버스로 하는 외출은 좀 힘들긴 해도 보람 있다. 간만에 영어로 수다도 떨고...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 재의는 아직 옆에서 내내 지켜봐야 하는지라, 다른 엄마들처럼 애들 두고 수다 삼매경에 빠질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종종 나나 재의나 바람 쐬러 가 볼 만한 것 같다. 점점 호기심이 커져 가는 우리 아기랑 놀기에 좋은 아이디어도 얻고...재의는 또래 친구들을 만날 기회도 생기니 말이다.
호주 플레이그룹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사이트이다. 인근 지역에 위치한 그룹을 찾아 연락해보면된다. 자가운전자가 되면 좀 더 재의랑 놀꺼리가 많아질 것 같긴 한데, 여전히 고민이다.
http://playgroupaustralia.org.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