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불발된 캠핑 본문

호주에서 산다는 것

불발된 캠핑

Energise-r 2018. 4. 16. 07:00

이스터 휴가를 맞아 우리 세 가족은 캠핑을 갔다. 사실 이스터 기간에 캠핑 예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일찌감치 예약이 차는 데다 보통 장기숙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운좋게 그리 멀지 않은 Landsborough 캠핑장에 1박을 예약할 수 있었다.


비가 오지 않을가 했던 우려랑 달리 도착한 시간에는 비가 멈추었다. 그렇지만 전날 비가 와서 바닥은 질퍽했고...캠핑장 풍경이 생각과 다르게 주거지 바로 옆에 마당 같은 공간이었다. 


땅이 아직 안 말라서 텐트 치기를 미루고 가제보만 펴 놓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계속 되는 옆집 할머니의 불평...자기 사유지를 침범하고 있다, 서부터 애들 노는 소리에 시끄럽다고... 캠핑장에 와서 애들더러 뛰놀지 말라고 하는 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우리는 환불을 받고 캠핑을 철수했다. 


부랴부랴 인근 숙소를 알아보지만 당연히 가능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래서 대신 인근 쉘리 비치로 향했다. 물이 얕아 춥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꽤나 쎘다. 


그래도 소라게도 보이고 고둥도 보이고 작은 물고기까지...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한 시간을 더 달려서 다른 캠핑장으로 가려던 찰나...정말 근처에 사는 지인을 만나서 그 집에 초대를 받았다. 사실 한 가족 말고 다른 두 가족은 초면이라 좀 어색하지 않을까 했는데....호스트가 워낙 유쾌하고 친절한 분들이어서 맘 편히 좀 쉬어갈 수 있었다. 



바닷바람에 추웠던 우리는 커피로 몸부터 녹였다.


원래 저녁 메뉴였던 바베큐를 여기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베란다에서 마냥 신이 났다. 함께라 뭐든 즐거운가 보다. 우리 식구만 밤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고, 다른 분들은 다음 날 아침까지 즐겁게 쉬다 왔다. 


계획되로 되지 않은 캠핑이었지만, 이렇게 또 지인찬스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나누어 먹을 수 있었던 건 또다른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