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네팔 (33)
J Family Story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데우랄리에 도착하고 나니 마음이 너무나 편하고 모든 것이 끝났다 싶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짐을 정리한 뒤 마을 주변을 둘러보았죠. 숙소 밖에서 네이버 모자 같은 걸 쓴 친구가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정말 잘 하더군요. 게다가 기타 말고 독특하게 생긴 악기로 연주를 했을 때는 너무 신기해서 저도 모르게 박수가 나왔습니다. 역시 세상엔 재미난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 숙소 앞 벤치 주변을 어슬렁 거리던 고양이 녀석. 어찌나 소심하던지 조그만 다가가려 하면 잽싸게 도망가더군요. 신기한 닭도 봤는데, 처음 저 녀석을 봤을 때는 아래에 있는 병아리는 있는 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닭 밖에 안 보이는데 삐약삐약 소리가 나서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저 깃털 안에 숨어 있더군요. 이 거 과잉..
일단 루끌라를 나와 걷기 시작하니 마음이 진정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맘 편하게 트레킹 더 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던 거죠. 그리고 내려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다 보니 버스를 타기 위해 지리까지 갈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리 말고도 반다르BHANDAR와 시발라야SHIVALAYA, 그리고 데우랄리DEURALI에서도 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거리 순으로 보면 ‘지리-시발라야-데우랄리-반다르--루끌라’ 인데, 그나마 루끌라에서 가장 가까운 반다르나 데우랄리의 경우 5일이 걸리고 시발라야는 6일, 지리는 7일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반다르까지 가서 버스를 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거긴 길이 너무 안 좋아 힘들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흰 데우랄리까..
다음 날 아침 밖에 나가니 구름이 조금 끼어 있더군요. 하늘 한 쪽 구석에 파란 하늘이 보이긴 했지만 활주로 쪽은 불안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비행기가 뜰 수 있겠구나 했죠. 그러나 조금 뒤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더군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구름이 조금씩 사라질 듯 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안개로 뒤덮여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렸죠. 이로써 오늘 하루도 비행기는 못 오게 된 상황이 와버린 거였습니다. 정말, 너무나 짧은 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보고 있는 저 자신이 당황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갑자기 변할 수가 있는 건지... 이 후 저런 현상은 일주일째 지속되더군요. 이른 아침에 잠시 괜찮아 보이다가 금새 구름과 안개로 뒤덮여 한치 앞도 안보이게 되었죠. 더구나 하루하루 비행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