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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마지막 이야기 본문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네팔

에베레스트 트레킹 마지막 이야기

JosephKimImage 2011. 1. 31. 04:55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데우랄리에 도착하고 나니 마음이 너무나 편하고 모든 것이 끝났다 싶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짐을 정리한 뒤 마을 주변을 둘러보았죠.



숙소 밖에서 네이버 모자 같은 걸 쓴 친구가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정말 잘 하더군요.
게다가 기타 말고 독특하게 생긴 악기로 연주를 했을 때는 너무 신기해서 저도 모르게 박수가 나왔습니다. 역시 세상엔 재미난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



숙소 앞 벤치 주변을 어슬렁 거리던 고양이 녀석.
어찌나 소심하던지 조그만 다가가려 하면 잽싸게 도망가더군요.



신기한 닭도 봤는데, 처음 저 녀석을 봤을 때는 아래에 있는 병아리는 있는 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닭 밖에 안 보이는데 삐약삐약 소리가 나서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저 깃털 안에 숨어 있더군요. 이 거 과잉보호 아닌가 싶네요;;;



무슨 놀이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던 아이.



조그만 상점인데 어쩐지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시골에 있는 가게 같죠? 아, 그렇죠. 여기 시골 맞네요;;



잠깐 파란 하늘이 드러났을 때.



그리고 금방 다시 구름이 낀 모습.
정말 다르죠. 시간으로 치면 불과 10~20분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느낌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길 한 가운데 있던 공터(?).
이 건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람이 다니게끔 만든 건지 아니면 동물이 다니라고 만들어 둔 건지...



그 공터 한 구석에 버려진 신발 한 짝.
버림 받는다는 것은 역시 너무 슬프고 외롭네요.



숙소 바깥에 매달려 있던 풍경.
두 개의 요소가 가느다란 실로 이어져 완전한 존재가 되네요.
우리 사람들도 그렇겠죠.
사람과 사람이 인연이란 가느다란 연결고리로 이어져 비로서 완전한 모습을 하게 되니 말이죠.

마을 나들이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에베레스트 트레킹의 마지막 밤이 되었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해서 밤엔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얼마나 피곤했던지 금새 잠들어버렸네요. 그래서 에베레스트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냥 심심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럴 줄은 몰랐는데 말에요. 

다음 날, 버스를 타고 카트만두로 가는데 여기서 네팔 아주머니들의 두꺼운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 옆에 계신 분은 단연 최고였죠.

통로 쪽에 앉아 있던 제 옆에, 아주머니 한 분이 서 계셨는데 조금씩 조금씩 제 자리로 비집고 들어오시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점잖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잠시 물러 나다가 다시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제 무릎에 탁 앉아 버리네요;;;

아무리 체구가 작다고는 해도 결코 가볍지 않은 몸으로 생판 모르는 외국인 남정네 다리에 앉아버리다니, 정말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죠.
그래서 뭐 하는 거냐 비켜라 해도 이 건 그 때만 잠시, 조금 지나면 다시 앉아 버리고 참 기가 막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무려 5시간이나 반복되었죠.
나중에 뒤 쪽 좌석을 보니 거긴 괜찮더군요. 결국 중간 좌석이 문제였던 거죠. 
이럴 줄 알았으면 뒤 쪽 좌석을 잡는 건데, 괜히 중간 즈음에 잡아서 이 고생을 했네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지리에서 그 아주머니가 내리셔서 이 후에는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데우랄리에서 카트만두까지 13시간.
보통은 12시간 정도 얘기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하더군요.

음... 기억에 남는 게... 버스를 타고 가다 종종 마을에 들어설 때가 있는데, 이 때 먹거리를 파는 상인들이 버스로 몰려 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현지인 가격으로 물건을 팔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는데, 그 단위가 워낙 작아서 사전에 잔돈을 가지고 있으면 좋죠. 여차하면 거스름돈을 못 받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가끔 버스 안으로도 물건을 팔러 들어오는데, 제법 괜찮은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렇게 해서 에베레스트 트레킹 이야기는 모두 다 해드렸군요.
정말 길고도 먼 여행이었습니다.
고생도 많았고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모두 함께 한 여행이었네요.

산을 타시는 분들에게 있어 에베레스트는 정말 꿈 같은 곳이겠죠.
그런 곳을 이렇게 젊을 때 다녀올 수 있었던 건 너무나 큰 행운이었던 것 같네요.

지금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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