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네팔 (33)
J Family Story
전 날의 포터와의 일로 기분이 상당히 저조한 아침, 날씨도 썩 좋지 않더군요. 여느 때 같았으면 아침이면 안개가 걷히고 파란 하늘을 드러냈을 텐데, 이 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끝이다 싶어 참고 걸었죠. 게다가 곧 보기 싫은 저 포터와도 굿바이 한다는 생각에 묵묵히 걸었죠. 그리고 안개가 짙어 봐야 그것도 잠시겠지 했습니다. 앞으로 5시간 정도만 걸어가면 끝이다. 오로지 그 생각으로 걸었습니다. 포터는 계속해서 한 마디도 안 하고-하긴, 원래 말이 없었습니다만- 혼자 앞서 갔다가 다른 포터 만나면 얘기하며 쉬다가 또 혼자 앞서 가고 그랬죠. 보면 볼수록 화가 나게 하더군요. 점심 때가 지나자 안개는 걷혔는데 순간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죠. 지금껏 내려가는 내내 반대편에서 올..
이른 아침 숙소 밖을 나오니 과연 날씨가 쨍 하네요. 위 사진은 전날 카메라 센서 청소하고 테스트 겸 찍어본 것인데 하늘이 정말 파랗죠? 먼지도 다행히 제거된 듯 하고 하늘도 파랗고 하니 기분이 개운하더군요^^ 예정대로면 이 날 남체까지 가야 되는데 생각만 해도 한 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좀 무리한다 싶었죠. 마을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할 때 나타난 다리. 사실상 여기가 페리체의 경계라 할 수 있겠군요. 마을을 나오자마자 한동안 오르막을 오르다가 그 뒤는 한참 내려가는 코스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멀게 느껴져도 그래도 돌아가는 길이라 그런지 마음은 룰루랄라였습니다. 위 사진에서 멀리 저희가 가야 할 길이 굽이굽이 보이네요. 내려가는 도중에 재미난 녀석을 봤습니다. 엄청나게 큰 마니..
고락세 숙소로 돌아가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올라올 때는 고소 적응 때문에 중간중간 쉬면서 가게 되지만 내려갈 때는 그런 걸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많이 가면 시간을 벌 수 있죠. 시간이나 돈 여유만 있다면 천천히 내려가도 좋겠지만 저흰 그렇지 못해 무조건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 외에도 얼른 내려가서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었네요. 일단, 이 날 저흰 페리체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거리가 조금 되긴 하지만 내리막이라 힘도 덜 들고 무릎만 조심하면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았죠. 페리체는 뚜끌라를 지나 올라올 때와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딩보체에서 뚜끌라 갈 때 언덕 아래로 보이던 곳을 지나게 된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