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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열여섯 번째 이야기

JosephKimImage 2011. 1. 27. 06:10


이른 아침 숙소 밖을 나오니 과연 날씨가 쨍 하네요.
위 사진은 전날 카메라 센서 청소하고 테스트 겸 찍어본 것인데 하늘이 정말 파랗죠?
먼지도 다행히 제거된 듯 하고 하늘도 파랗고 하니 기분이 개운하더군요^^



예정대로면 이 날 남체까지 가야 되는데 생각만 해도 한 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좀 무리한다 싶었죠.



마을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할 때 나타난 다리.
사실상 여기가 페리체의 경계라 할 수 있겠군요.



마을을 나오자마자 한동안 오르막을 오르다가 그 뒤는 한참 내려가는 코스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멀게 느껴져도 그래도 돌아가는 길이라 그런지 마음은 룰루랄라였습니다.
위 사진에서 멀리 저희가 가야 할 길이 굽이굽이 보이네요.



내려가는 도중에 재미난 녀석을 봤습니다.
엄청나게 큰 마니차였는데, 재밌게도 이 녀석은 물로 자동으로 돌게끔 되어 있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소원을 비는 걸 저렇게 자동으로 하게 하다니 참...



올라올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조그만 문들도 내려갈 때는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이것저것 잘 보이네요.



길가의 조그만 스투파도 이젠 정겨워 보였죠.



계곡을 이은 다리 하나.
그 아래에 예전에 썼을 법한 낡은 다리도 보였습니다.
지나가면서 보니 나무로 만들어져 있던데, 어휴... 저긴 지나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더군요. 예전엔 저길 어떻게 지나 다녔을까요...



걸을 때마다 흔들거리는 다리.
짐이 별로 없어도 걷기 힘들던데 저렇게 짐을 메고 척척 걸어가는 걸 보니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대형 냉장고를 지고 가는 분도 봤으니 저 정도는 귀엽다고 해야겠네요.



오랜 시간 걸려 겨우 남체에 도착.
정말 힘든 하루였죠.
그러나 마음은 어찌나 편하던지.. 이제 하루만 더 가면 끝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마을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맥주도 사고 지인들 줄 선물들도 좀 사며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결국 저녁에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포터가 말을 바꿔 돈을 미리 달라고 하더군요. 루끌라에서 출발한 다음 날에도 갑자기 계약 조건을 바꿔 기분이 불쾌했지만 그 땐 이왕 하는 거 기분 좋게 가자 하고 앞으로 계약 내용에 변동사항이 없음을 확인한 뒤 합의해줬는데, 이 넘이 또 다시 말을 바꾼 거였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얘기하다 이제 거의 마지막이니 저희가 참자 하고 돈의 일부분을 주고 루끌라 도착해서 나머지를 주겠다 했죠.

그런데 정말 화가 나는 것은 이 포터 녀석,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안 되자 화 난다고 아는 척도 안 하고 숙소에 있는 현지사람들에게 저희에 대해 뭔가를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 보나마나 나쁜 얘기를 했겠죠. 역시나 그 뒤로 현지 사람들이 저희를 보는 눈빛이 차가웠죠.
참...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더군요.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어이 없었습니다.

어린 녀석이라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네요.
그런데 이런 저보다 아내는 더 화가 나서 그 친구에게 한 마디도 안 하더군요. 원래는 이것저것 챙겨 주려 하고 나중에 루끌라에 돌아가면 선물도 주자던 사람이 그 친구의 이런 행동에 완전히 실망한 것이죠.

흠... 지금 생각해도 불쾌하군요. 처음부터 강하게 했었어야 했는데 후회가 되더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사람을 고용할 땐 확실히 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 덕분에 하나 배웠다고 생각해야죠.

음... 그러고 보니 저희의 불행은 여기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네요.

오늘은 이만.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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