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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열네 번째 이야기

JosephKimImage 2011. 1. 21. 08:05


해도 뜨기 전에 숙소를 나와 칼라 파타르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비록 이른 아침이지만 저희처럼 아침 일찍 칼라 파타르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더군요.
언덕을 조금 올라가서 뒤를 돌아보니 저 아래로 숙소가 보입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조금 어둡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산 너머로 해가 시시각각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선 높은 쪽에 해가 먼저 비치기 시작하더군요.
칼라 파타르는 얼핏 보면 별로 높아 보이지 않아서 조금만 걸으면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실, 꽤 많이 걸어 올라가야 하죠.
제 생각엔 아마 착시 현상 때문에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칼라 파타르 뒤 편에 있는 산이 워낙 가까이 보여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칼라 파타르 양 쪽으로  설산이 햇볕을 받아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눈 부시던지 선글라스 없으면 계속 보기도 힘들더군요.



드디어 정상.
여기도 역시 오색기 룽다가 걸려있네요. 바람이 잘 부는 곳엔 어김없이 달려 있는데,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 이뤄지길 비는 거겠죠.
참, 애써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여긴 정말 춥습니다. 게다가 이른 아침이라 기온이 장난 아니죠. 지금까지 다른 곳에 갈 때는 조금 걸으면 열이 나서 추운 줄 몰랐는데, 여긴 열이 나기도 전에 금방 식어버리더군요.



인증샷 하나 더.
사진 촬영용으로 만든 장갑을 아내가 만들어 줬는데, 추운 곳에서 사진 찍을 땐 정말 유용하더군요. 다만 벗겨진 손가락 끝이 좀 시린 것이 단점. 그래도 아내의 사랑이 듬뿍 담긴 선물이죠.



에베레스트 쪽을 봤는데, 역시 보이지 않습니다.
해가 올라오는 저 방향으로, 저 산 뒤 편에 에베레스트가 있는데 딱 가리는 군요.
저 넘의 산을 옮길 수도 없고...



칼라 파타르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사람들을 피해서 사진 한 장 찍으려면 꽤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워낙 높다 보니 정상 외곽에 서서 사진 찍는 게 싶지만은 않았죠. 바람도 강하니 겁도 나죠.



정상에서도 가장 높은 곳이 있는데 일종의 전망대라 할 수 있는 곳이죠. 여긴 정말 사람들이 빌 틈이 없더군요.



한참을 기다려 결국 올라본 꼭대기.
정말 무서웠습니다;;; 바람에 날릴까 두려워 바닥을 꼭 쥐고 있어야 했죠.
그러나 그 무서운 만큼 여기서 보는 풍경은 아름다웠네요.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
정말이지 이런 풍경을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드디어 에베레스트 끝까지 올라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베이스캠프에서 느꼈던 실망감 같은 건 여기엔 없었죠.
“아름답다” 란 말 밖에 떠오르는 게 없었네요.

이로써 에베레스트 트레킹 상행은 끝나게 됩니다.
이 후로는 다시 돌아가는 길만 남은 거죠.
원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이틀이면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렇게 못했죠. 무려 12일이나 걸려버렸거든요. 예정보다 10일이나 늦게 돌아간 셈인데, 이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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