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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에베레스트 트레킹 열네 번째 이야기 본문
해도 뜨기 전에 숙소를 나와 칼라 파타르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비록 이른 아침이지만 저희처럼 아침 일찍 칼라 파타르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더군요.
언덕을 조금 올라가서 뒤를 돌아보니 저 아래로 숙소가 보입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조금 어둡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산 너머로 해가 시시각각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선 높은 쪽에 해가 먼저 비치기 시작하더군요.
칼라 파타르는 얼핏 보면 별로 높아 보이지 않아서 조금만 걸으면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실, 꽤 많이 걸어 올라가야 하죠.
제 생각엔 아마 착시 현상 때문에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칼라 파타르 뒤 편에 있는 산이 워낙 가까이 보여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칼라 파타르 양 쪽으로 설산이 햇볕을 받아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눈 부시던지 선글라스 없으면 계속 보기도 힘들더군요.
드디어 정상.
여기도 역시 오색기 룽다가 걸려있네요. 바람이 잘 부는 곳엔 어김없이 달려 있는데,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 이뤄지길 비는 거겠죠.
참, 애써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여긴 정말 춥습니다. 게다가 이른 아침이라 기온이 장난 아니죠. 지금까지 다른 곳에 갈 때는 조금 걸으면 열이 나서 추운 줄 몰랐는데, 여긴 열이 나기도 전에 금방 식어버리더군요.
인증샷 하나 더.
사진 촬영용으로 만든 장갑을 아내가 만들어 줬는데, 추운 곳에서 사진 찍을 땐 정말 유용하더군요. 다만 벗겨진 손가락 끝이 좀 시린 것이 단점. 그래도 아내의 사랑이 듬뿍 담긴 선물이죠.
에베레스트 쪽을 봤는데, 역시 보이지 않습니다.
해가 올라오는 저 방향으로, 저 산 뒤 편에 에베레스트가 있는데 딱 가리는 군요.
저 넘의 산을 옮길 수도 없고...
칼라 파타르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사람들을 피해서 사진 한 장 찍으려면 꽤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워낙 높다 보니 정상 외곽에 서서 사진 찍는 게 싶지만은 않았죠. 바람도 강하니 겁도 나죠.
정상에서도 가장 높은 곳이 있는데 일종의 전망대라 할 수 있는 곳이죠. 여긴 정말 사람들이 빌 틈이 없더군요.
한참을 기다려 결국 올라본 꼭대기.
정말 무서웠습니다;;; 바람에 날릴까 두려워 바닥을 꼭 쥐고 있어야 했죠.
그러나 그 무서운 만큼 여기서 보는 풍경은 아름다웠네요.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
정말이지 이런 풍경을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드디어 에베레스트 끝까지 올라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베이스캠프에서 느꼈던 실망감 같은 건 여기엔 없었죠.
“아름답다” 란 말 밖에 떠오르는 게 없었네요.
이로써 에베레스트 트레킹 상행은 끝나게 됩니다.
이 후로는 다시 돌아가는 길만 남은 거죠.
원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이틀이면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렇게 못했죠. 무려 12일이나 걸려버렸거든요. 예정보다 10일이나 늦게 돌아간 셈인데, 이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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