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네팔 (33)
J Family Story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에베레스트 트레킹 다녀온 길 중 딩보체에서 뚜끌라 가는 길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휑한 언덕을 걸어 가는데 파란 하늘이 어찌나 눈부시던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죠. 그렇잖아도 공기가 차서 목이 시린데, 눈마저 하늘빛에 물들어 온몸이 어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걷는 언덕 아래로 조그만 마을이 보이는데, 하산(?) 때 저희가 묵게 되는 페리체PHERICHE랍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면 에베레스트 올라가는 길에서 딩보체와 페리체는 선택해서 지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페리체로 갔다가 딩보체로 내려오기도 하고 아니면 저희처럼 딩보체로 갔다가 페리체로 내려가기도 하죠. 그것도 아니면 한 방향으로만 다닐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분은 잘 없는 것 같네요. 위 사진에서 왼편에..
딩보체의 첫 인상은 일단 사방이 확 트인 마을이라는 것과 사방이 가로막힌 마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주변으로 조그만 산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마치 새 둥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산들 너머 보이는 설산과 파란 하늘이 탁 트인 느낌을 줬던 거죠. 공기는 이전보단 차가워져서 감히 찬물에 씻을 엄두도 내지 못해 온몸이 근질근질 했지만 저렇게 주변의 파란 하늘을 보고 있으니 마치 샤워를 한 듯 상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는 주변의 덜 유명한 설산도 꽤 그럴 듯 해 보였습니다. 큰 마을마다 하나씩은 꼭 보이는 스투파. 여긴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죠. 그 주변으로 야크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평화로워 보여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을은 온통 돌담으로 둘러..
이른 아침, 숙소를 나서 다음 목적지인 딩보체DINGBOCHE로 향했습니다. 딩보체의 고도는 4410, 약 550미터 높아지는 곳이죠. 날씨는 전날 오후와 달리 화창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기 날씨가 전형적으로 이런 유형을 띠는 것 같았습니다. 오전엔 맑고 오후 되면 흐려지고. 그래서 루끌라로 오가는 비행기는 가능한 오전에 잡으라는 것 같네요. 마을에서 나오자마자 독특한 길이 나옵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산길 양 편에 희한하게 생긴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죠. 지금은 잎이 다 떨어지고 황량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지만 봄이나 여름엔 볼 만 할 것 같았습니다. 참, 전에 텡보체는 숙소를 잡기 힘들어 로비(?)에서 자는 경우도 있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마저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텡보체를 지나 디보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