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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열다섯 번째 이야기

JosephKimImage 2011. 1. 22. 07:38


고락세 숙소로 돌아가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올라올 때는 고소 적응 때문에 중간중간 쉬면서 가게 되지만 내려갈 때는 그런 걸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많이 가면 시간을 벌 수 있죠.

시간이나 돈 여유만 있다면 천천히 내려가도 좋겠지만 저흰 그렇지 못해 무조건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 외에도 얼른 내려가서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었네요.



일단, 이 날 저흰 페리체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거리가 조금 되긴 하지만 내리막이라 힘도 덜 들고 무릎만 조심하면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았죠.

 

페리체는 뚜끌라를 지나 올라올 때와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딩보체에서 뚜끌라 갈 때 언덕 아래로 보이던 곳을 지나게 된 거죠.

여길 지나가면서 보니 위에서 보던 것과 달리 독특한 느낌을 주는 곳이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구름이 막 끼기 시작하더니 조금 뒤엔 안개까지 끼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변화무상한 날씨네요.



어떤 곳은 눈이 아직 녹지 않아 하얗게 서리가 내린 듯한 곳도 있었습니다.



분명 예전에 지나간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 때문에 그런지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여기서도 야크를 볼 수 있었는데 어디를 가는지 저희에겐 시선하나 주지 않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주인이나 몰이꾼도 보이지 않았는데 어딜 가는 걸까요?
음... 야크를 키우는 사람들은 정말 편해 보였습니다. 신경 안 써도 알아서 다니니 말에요.



한참을 걷다 보니 드디어 멀리 마을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안개가 짙어지면서 다시 마을이 보이지 않더군요.
포터는 숙소를 잡겠다고 먼저 가버린 데다 마을도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 지 알기 힘들어지자 갑자기 겁이 덜컥 나더군요. 이러다 혹시, 길을 잃는 건 아니겠지? 했네요.



다행히 어찌어찌 해서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마을에 도착하고 보니 올라올 때 들렀던 딩보체와 달리 트레커들이 별로 없더군요. 덕분에 썰렁한 숙소에서 1박을 하게 되었죠.

그래도 마음은 무척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역시 하산길은 다르구나 했었네요.
비록 안개가 짙게 껴서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이것도 다른 때처럼 금방 사라지겠지 했었죠.

오히려 날씨나 하산 일정보다 제 마음을 어지럽혔던 것은 카메라였습니다.
자주 렌즈 교체를 하다 보니 센서에 먼지가 많이 들어갔더군요. 그래서 몇 번이나 청소를 했는데 먼지가 사라질 기미가 안 보이더군요.
결국엔 트레킹 하는 동안 찍은 사진들은 죄다 먼지의 축복으로 나중에 일일이 하나하나 손을 대야 했었네요;; 정말 악몽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심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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