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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잡이 - 웰링턴 포인트

Energise-r 2020. 6. 15. 07:00

호주에서는 낚시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나나 남편은 기다리는 데 재주가 없어 낚시 타령을 하는 아들 녀석에게는 게잡이로 대신하곤 한다. 웰링턴 포인트 바닷길 열릴 때가 최고다. 

 

이 두 남자가 똥 싸는 폼으로 나란히 앉아 뭘 하는 건지? 

게들이 이렇게 나왔다가 약간의 인기척만 있어도 쏙 구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숨을 죽이고 없는 듯 기다리는 것이다. 게가 아무도 없다는 듯 구멍에서 멀리 나와있을 때 그 구멍을 막아버리면 당황한 게는 잡히게 마련이다. 

한 쪽 집게발이 커서 행여 물릴까 무서운데, 아이는 이제 곧잘 잡는다. 

가만히 기다리는 녀석...저렇게 가만히 있기가 아이에겐 참으로 드문 일이기에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집에 돌아올 때면 게를 놓아주며 작별 인사를 한다. 이렇게 외출 나올 때면 바닷가 근처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역시 섬 출신이라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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