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가까이 들여다보기

학교 근처에 목장이 있는지 가끔 뒷동산에 올라가 보면 들판이 소똥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지금껏 직접 소들을 본 적이 없었네요. 똥을 어디서 퍼다 나르는 건 아닐텐데, 도대체 언제 와서 이렇게 사방에 뿌려놓고 가는지 궁금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소들이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 있더군요.
그런데 주변엔 관리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방목이었습니다.
솔직히 소들을 보니, 제가 주인이라도 전혀 걱정이 안될 것 같았습니다. 도망갈 의사라곤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이 녀석들, 어찌나 속편한지 풀 뜯다 똥 싸고 오줌 싸고, 그리곤 조금 움직여 다시 풀 뜯고...
이거 뭐 '위생관념'이란 게 있을 리 없겠더군요^^;;;

여튼, 이렇게 가까이서 소들을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소들 사이로 들어가봤습니다.
대부분의 소들은 절 신경쓰지 않고 제 할일 하더군요. 몇몇 녀석들은 제가 가까이 가니 얼굴을 들어 잠시 보다가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 풀을 뜯었습니다. 정말 인간에게 제대로 길 들여진 것 같네요.
그러다 녀석들 중 호기심 많아 보이는 녀석을 발견했는데, 절 본 이후로 계속 따라 다니더군요.
처음엔 귀엽다 생각했는데, 이상하리만치 제 카메라에 관심을 보여서 결국 도망다녀야 했네요 ^^;;
아래는 그 날 찍은 사진들 중 몇 장입니다.
제일 아래에 있는 가로 사진과 세로 사진에 있는 녀석이 '그 녀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