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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랜드 : 과거의 격렬했던 흔적은 사라지고 정적만 남은 곳, 쿨로덴 전투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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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랜드 : 과거의 격렬했던 흔적은 사라지고 정적만 남은 곳, 쿨로덴 전투지

JosephKimImage 2010. 7. 20. 17:29


쿨로덴 전투지(Culloden Battle field).
18세기 침략한 잉글랜드와 이를 막으려는 스코틀랜드의 싸움터.
당시 침략했던 잉글랜드 군대는 스코틀랜드의 군대를 압도하고도 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투는 겨우 30분만에 끝이 났다고 하죠.
하지만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비록 이길 승산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싸운 그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이렇게 전시관을 짓고 여기를 보존했다고 하네요.



좀 더 역사적인 얘기로 들어가자면 쿨로덴 전투는 명예혁명 이후 왕위를 둘러싼 싸움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전투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은 그런 역사적인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합니다.

당시 잉글랜드 군을 지휘하고 있던 컴버랜드 장군의 잔혹함이 바로 그건데요, 당시 숫적으로나 전력적으로나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편 병사를 철저히 찾아죽였다고 하네요. 그러나 너무나 슬프게도(!) 그런 그가 잉글랜드 사람들에게는 영웅으로 알려져 있죠.



그러나 당시 스코틀랜드인은 컴버랜드에 대한 환멸과 증오, 나아가 잉글랜드에 대해 아주 나쁜 기억을 갖게 된 거죠.

사실, 지금도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잉글랜드 사람들을 별로 안좋아하더라구요.
나중에 인버니스에 있을 때 마침 월드컵 잉글랜드와 독일전이 있었는데, 독일이 골을 넣을 때마다 많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좋아했다죠. ^^;



여튼, 과거엔 그렇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없는, 그냥 정적이 도는 초원이네요.
하지만 가만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그 당시 용감했던 스코틀랜드 병사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것도 같았습니다.



마침 구름도 잔뜩 끼어서 그런지 분위기는 비장한 느낌마저 들었네요.
당시에도 이랬을까요?

넓은 들판에는 당시 부대가 있던 위치를 알려주는 깃발만 덩그러이 꽂혀 있습니다.
예전엔 여기에 누군가 서서 부대기를 들고 있었겠죠? 어쩐지 서글픈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깃발 아래에 서 있자니 괜히 묵념을 해야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시관 내부는 이런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현대적인 스타일이었습니다. 여기를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시차혼란을 느끼는 듯 했거든요.

그리고 건물 위쪽에는 전망대 아닌 전망대가 있었는데, 거기로 이어지는 길만이 제 시선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쿨로덴 전투지는 차에서 내릴 때만 해도 허허벌판에 뭐 하러 왔나 했는데, 막상 저 사이를 걸어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아무 것도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남아있는 듯, 온몸으로 느껴지는 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여기 전시관 내부에는 레스토랑도 있고 음료를 살 수 있는 숍도 있습니다. 게다가 화장실도 있는데 아주 깨끗하고 무료랍니다^^
혹, 나중에 가시게 되면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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