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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게이 페스티벌, 프라이드 퍼레이드 in 브라이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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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게이 페스티벌, 프라이드 퍼레이드 in 브라이튼

JosephKimImage 2010. 8. 9. 04:28
올해도 어김없이 게이 페스티벌(Gay Festival)을 맞이하였습니다.
보통 브라이튼의 경우 매년 8월 첫째주에, 런던의 경우 7월 첫째주에 행사를 합니다.

한 주 동안 여러가지 이벤트들을 하고 여기저기 다양한 볼꺼리를 제공해서 이제는 게이들만의 축제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가 된 듯 합니다.
그런데 여러 이벤트 중 단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것은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 행사의 마지막 날에 하는데, 이걸 보기 위해 일부러 이 기간에 여행을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올해 퍼레이드가 이동한 경로는 왼편의 지도와 같습니다. 딱 보기에도 꽤 길어보이죠. 저 거리를 거의 2시간에 걸쳐서 이동하게 되는데, 길가에는 넘쳐나는 사람들로 퍼레이드 행렬을 제대로 쫓아가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냥 도로로 나와 함께 가지 않는다면 말이죠.

다른 곳은 아직 가보질 못해서 어떤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전에 본 사진을 봐선 브라이튼의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관람하기 상당히 좋은 조건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길이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에 퍼레이드 행렬들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런던과 달리 길가에 바리케이트 같은 게 없어서 잠시 행렬 대열에 끼어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더군요.




행렬의 시작은 브라이튼 경찰 그룹부터 시작하는데, 이게 참 인상적인 것 같습니다.
사실, 경찰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무원들도 이 행사에 참여하였는데, 우리로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같았습니다.

아, 혹시나 하고 말씀드리는 거지만, 행사에 참여했다고 해서 꼭 게이거나 레즈비언은 아닙니다. 그들에 대한 차별반대, 혹은 여러 취지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모두 참여가 가능하거든요.
가끔 보니까 저 퍼레이드에 있는 사람들은 다 게이거나 레즈비언이구나 하는 분이 계신 듯 하더라구요.




행사는 말 그대로 축제였습니다. 흥겨운 음악과 사람들의 환호, 춤.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그런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복장과 퍼폼먼스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박수를 이끌어내는 그들의 모습은 멋졌습니다. 정말 행사의 이름처럼 자신들의 프라이드를 드러내는 듯 하더군요.




처음 행사를 보러 갈 때만 해도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혹시나 사람들이 짖궂게 저한테 장난을 치면 어쩌나 하구요.
그런데, 음... 제 인상이 그닥 좋지 않았나봐요... ^^;;




이 행사를 보다보면 놀라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연령대가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이었네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자신들이 준비한 것들을 펼쳐보이는데 보기 좋았습니다.




가끔은 참석자들의 복장이 좀 그렇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긴 할로윈데이에 괴물 복장을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이미 적응이 되서 그런지 별로 이상하다 생각이 드는 건 없었지만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엔 그렇지 않으신 분들 있으실까봐 가급적 그런 사진은 제외하였습니다. 그래도 혹, 심하게 거슬리는 사진이 있다면 비밀댓글 부탁드립니다.




역시 이 퍼레이드는 멋진 복장을 하신 분들이 단연 주인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하였는데, 아마 오늘 그들이 받는 시선은 평소 그들이 받았던 것과 다른 거겠죠.
오늘 하루만큼은 그들 주변의 시선을 맘껏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무지개는 게이들의 상징이죠. 행렬이 지나가는 내내 볼 수 있는 수많은 무지개들. 그들의 바램처럼 아무런 편견없이 다양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를 보다가 든 생각은 많은 단체들이 이 행사를 기회 삼아 자신들을 홍보하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연극단, 자동차홍보팀, 음료수회사, 화장품 회사 등등.




비록 상업적인 이유에서라 하더라도 저들이 있기 때문에 이 행사도 더 풍성해질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상업화로 인해 혹시 행사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스런 맘도 있었지만 이 행사를 보고나니 그런 걱정은 않아도 되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일단 행사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여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보세요. 위 사진의 저 분은 얼마나 행복했으면 뒤로 꿈벅 넘어가시잖아요^^




적어도 이 날만큼은 다들 아무런 차별없이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 듯 했습니다.
남자라고 불러야 할지 여자라고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 조그만 불편은 분명히 있겠지만,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내 이웃, 내 친구, 그리고 내 가족일 수도 있는 그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죠.
결코 '정상', '비정상'이란 두 단어로 규정지을 대상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우리나라 정서와는 너무 맞지 않다, 시기상조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네요. 과연 적절한 시기란 언제일까요?
전, '적절한 시기'란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려는 자세에서 나오지, 변화를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자세에선 결코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 사회는
남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거잖아요?




당장 모든 걸 하려 할 필요도, 갑자기 모든 게 바뀔 거란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일단 한 걸음이라도 내딛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손을 들고 '안녕' 하는 거 어렵지 않잖아요.
"쟤 병x이야, 무시해 무시해" 하는 분들, 지금은 없겠죠?
그냥 웃으며 인사 한 마디 건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음 좋겠네요.

이 행사 중에 본 플래카드 문구처럼 더 이상 변명은 필요없는 때는 지금이 아닐까요?


음...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펼침막대를 눌러주세요.
다만... 사진이 엄청 많답니다. 무려 70장 가까이 되는 썸네일이 있는데, 너무 많다고 당황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아참, 역시 다른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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