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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인간 동물 (다소 잔인한 사진이 있습니다) 본문
아래 이야기는 안나푸르나 산자락을 따라 트래킹을 하다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마을 어귀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냇가 근처 숲에서 한 남자가 돌맹이를 던지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뭘까?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그리고 잠시 뒤, 냇가 근처에서 어린 아이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별 생각 없이 뒤돌아 봤는데 거기엔 아까 봤던 그 남자와 그 옆에 조그만 아이가 막대기를 들고서 웃고 있더군요.
그 때까진 정말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그들이 왜 웃는지, 거기서 뭘 하는지 짐작조차 않았습니다.
제 시선이 그들 옆, 냇가 바닥에 이르렀을 때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죠.
죽은 듯한 원숭이. 아니 거의 죽었을 겁니다.
머리와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약하게나마 숨을 쉬는 듯 했습니다.
그들은 손에 든 막대기로 몇 번이나 내려쳤고 가끔 꿈틀 거리면 더욱 세게 때렸습니다.
결국엔 꼼짝도 않더군요. 아마 죽은 거겠죠.
그리고 그들은 옆에서 그걸 보며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원숭이를 죽인 데 무슨 까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잡아 먹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아니면 뭔가 마을 사람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친 원숭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막 죽어가는 동물을 몽둥이로 때리며 웃는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들은 마치 이유 없이 죽이고 그저 재미로 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정말 그렇게 믿기 싫었지만 그 외엔 달리 떠오르는 게 없었습니다.
정말, 그들은 왜 그랬을까요?
적어도 이렇게 믿고 싶네요.
오랜만에 육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뻐 그랬다.
차라리 이게 재미로 죽인 것보단 낫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개발 국가, 시골 마을에서 그럴 수 도 있지. 뭘 그리 호들갑을 떠냐.
그런데, 왜 그런지 전 그들의 모습이 전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습니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보다 보면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 개인이나 집단을 가혹하리만치 괴롭히는 모습.
그리고 그들이 괴로워 하거나 그들의 생명이 꺼져가는 걸 즐기는 듯한 모습을 요즘 인터넷 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정말 잔인한 동물이구나.
이런 생각이 자꾸 떠오르네요.
하지만 노력하면 조금씩 바뀌겠죠?
만약 잔인한 게 본성이라면 그 본성을 통제할 수 있는 이성도 인간에게 있으니 나아지겠죠.
전 그렇게 믿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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