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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OM-D와 니콘 AF-D 85mm F1.8 본문

사진 & 영상 이야기

올림푸스 OM-D와 니콘 AF-D 85mm F1.8

JosephKimImage 2012. 10. 9. 10:48

바로 전 포스팅에서 OM-D에 대해 간단히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OM-D에 니콘의 85mm F1.8D 렌즈를 마운트해서 찍으면서 느낀 걸 말씀 드릴까 합니다.



제목에도 나와 있지만 위 사진은 OM-D에 니콘 렌즈를 마운트해서 찍은 건데 미러리스 카메라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이 게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타사의 렌즈를 이용해볼 수 있다는 거죠(이 걸 흔히 '이종교배'라고도 많이 말씀하시더군요).
한 때 소니의 넥스 시리즈가 나왔을 때 이 이종교배 붐이 한창이기도 했습니다. 

여튼, 이종교배로 촬영시 초점은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지만 OM-D의 경우 이 마저도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전자식 뷰파인더로 초점을 맞추는 게 의외로 쉽더군요.
현재 작업용으로 쓰고 있는 니콘 D700이나 D7000의 경우 수동초점을 몇 번 시도는 해봤는데, OM-D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외국의 모사이트에서는 OM-D의 뷰파인더의 경우 수동 초점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얘기까지 하더군요.
소니의 NEX 시리즈의 뷰파인더와 비교해서 어떻더라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정말 그럴까 생각했다가 지금은 수긍이 되는 것 같네요.



그러나 비록 이렇게 타사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해도 올림푸스나 파나소닉의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센서가 마이크로 포서드다 보니 135포맷(흔히들 풀프레임이라 하죠) 대비 초점 거리가 두 배로 늘어나고 심도 역시 2 스탑 정도 깊어지기 때문에 조금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번 포스팅에서 보여드리는 사진들은 모두 니콘의 85mm F1.8렌즈를 사용했는데, 이게 OM-D에서는 풀프레임 대비 170mm F3.6(대충 4로 봐도 되겠네요) 렌즈가 되어 버리죠. 그나마 이 렌즈의 경우 준망원 렌즈가 망원렌즈화 되면서 심도 표현이 용이한 편인데, 이 렌즈 외에 표준 화각 렌즈의 경우는 어지간한 조리개 수치로는 얕은 심도 표현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왕 심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얘기하자면 사실, 정말 얕은 심도를 원하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잘못된 선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경우 풀프레임 아니면 중형 카메라를 사용해야죠. 미러리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적당한 심도 표현과 가벼움(그런데 이렇게 이종교배하는 경우 가볍지도 않습니다;;;)이니까요.



이제 렌즈 얘기를 해볼께요. 일단 85mm F1.8D 렌즈는 주로 인물용 렌즈로 즐겨 사용하던 건데 묘사력도 좋고 가벼워서 좋아라 하는 렌즈입니다. 색수차 억제도 나쁘지 않고 플레어도 별로 신경 써본 적이 없는 렌즈죠. 게다가 포커싱 속도도 상당히 빨라서 야외 스냅으로도 종종 사용하는 녀석입니다. 지금은 85mm 1.8G에게 밀려 그 인기가 좀 떨어지기는 했으나 한 때 인물 렌즈하면 꼭 언급되던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죠.



원래 망원 계열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요즘은 거의 안 쓰고 있다가 이번에 OM-D랑 컨버터 구입한 김에 한 번 써보자 해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그 결과...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왔습니다;;;

먼저 놀라움이란 초점 맞추기가 의외로 쉬운데다 화질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 나오더군요. 더구나 제가 170mm 구간에서 촬영을 해본 적이 거의 없기도 하지만 화각이 참 애매해서 제대로 사용이나 하겠어 했는데, 예상밖에 쓸 만 했습니다.
그리고 OM-D의 강력한 손떨림 방지 기능이 이 렌즈의 활용도를 대폭 올려주더군요. 셔터속도가 대충 100 근처만 왔다갔다 해도 충분히 괜찮은 녀석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도촬에도 아주 좋죠. OM-D의 셔터 소리는 다른 DSLR에 비해 아주 정숙한 편인데다 망원으로 촬영시 피사체가 인식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이제 당황스러운 점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색수차가 엄청나게 발생한다는 거. 조리개를 5.6근처까지 떨어뜨려도 색수차가 많이 발생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전에 이 렌즈를 쓰면서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 걸 본 적이 없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 사용할 당시 환경과 이번에 테스트할 때의 환경이 좀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좀 심한 것 같더군요.

그리고 다음은 조리개를 완전히 열었을 때의 화질이 좀 떨어진다는 거. 이건 조리개를 약간만 조여도 쨍해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나 싶었습니다. 같은 렌즈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싶기도 하고. 뭔가 기술적인 이유가 있겠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번에 사용해본 느낌은 정말 만족스럽다는 거였습니다.
다른 렌즈들도 이것저것 물려서 사용해봤는데, 가장 맘에 드는 게 바로 이 85mm 렌즈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거의 이 녀석만 물려서 쓰고 있을 정도네요.

원래 수동 초점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이었었는데, 이번에 사용해보고는 생각이 상당히 많이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아, 그래도 여전히 니콘 바디에 수동렌즈는 별로네요. 한 때 삼양에서 나온 수동 초점 렌즈를 사볼까 생각했다가 접었던 것도 집에 있는 렌즈로 수동 초점 연습을 해봐도 별로 나아지지도 않았고 효율적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OM-D는 조금만 연습해도 초점 맞추기가 수월하고 잘만 하면 어지간한 AF보다 빠르게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상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혹시나 OM-D를 사용하시는 분이나 그 외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로 이종교배를 염두해 두고 계시는 분들은 참고하셨으면 좋겠네요. 

위 사진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보정이 들어가긴 했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전체적으로 약간 붉은 기가 있습니다.
이건 올림푸스 카메라 특성인 것 같은데요, 참고하시라고 그대로 뒀습니다;;;
그리고 흰 경계부분에 색수차도 보실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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