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타즈매니아 5 - 브루니의 밤은 벽난로와 별로 기억된다... 본문
브루니 아일랜드에서 크루즈 투어를 마치고 얼렁 숙소로 들어와 따뜻한 샤워로 체온을 다시 높였다. 날이 지니 온도가 꽤나 쌀쌀하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간단 저녁을 먹었다. 그런 뒤 이 숙소의 리셉션이기도 한, 펍/레스토랑으로 갔다. 처음에 체크인할 때 '엉? 어디가 숙소란 말이지?' 하면서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레스토랑 직원들이 리셉션 일도 보고 있었다. 우리 숙소는 그 레스토랑에서 차로 5-10분여를 가는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째든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건 바로 이 벽난로... 불도 잘 붙고 연기도 없어 참 좋았다. 게다가 운치가....
재의가 제일 좋아한 것은 이층침대... 이 숙소에는 이렇게 이층침대에, 싱글 침대, 더블 침대가 있었건만... 우리 세 가족은 재의가 자다 굴러 떨어질까봐 좁은 더블 침대에서 다 같이 잤다.
브루니 섬은 오이스터 팜(Oyster Farm)이 유명하다는데, 브루니 페리선착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니 우리 숙소에서부터는 거리가 꽤 된다. 아쉬운대로 우린 앞서 얘기했던 리셉션/펍/레스토랑인 그 곳으로 갔다. 이 곳엔 작긴 해도, 아이들 노는 공간과 장난감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에겐 좋아보였다. 어쩐 일로 재의도 혼자 거기서 놀아주는 효도를.... 덕분에 간만에 생굴, 오징어 튀김에 맥주 한 잔 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이제 펭귄을 보러 갈 시간. 낮에 봤던 the Neck 근처에 펭귄이 출몰한다고 한다. 물어보니 저녁 9시 정도가 보기 젤 좋은 시간이라고 한다. 저녁 9시인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았고, 체력 좋은 재의도 팔팔하다.
술 한 잔에 뻘개져서...뻘건 노을에 취한다.
이 곳이 바로 펭귄을 볼 수 있는 곳. 와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예전에 멜번에 여행 갔을 때 들렀던 필립 아일랜드 거랑은 아주 다르다. 여긴 완전 생 자연이다.
그런데 너무 춥다. 재의도 슬슬 지겨워하기 시작하고... 다행히 펭귄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게 육안으로는 잘 안보인다. 우리는 카메라 덕분에 겨우 펭귄 한 마리를 보고 제일 먼저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재의는 벌써 한참 잘 시간이 지났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잠이 든 재의.... 그러고 우리 부부는 와인을 기울이며 별을 보았다. 인공적인 불빛이랄 게 주변에 없어서 그런가, 공기가 깨끗해서 그런가... 예전에 아프리카에서 사파리할 때 봤던,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래킹할 때 봤던 그런 별이다. 사진에 담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고 눈에 오랜 동안 담아 두었다.
타즈매니아 온 첫 날, 예약했던 숙소가 꽝 나는 바람에 갑자기 하게 된, 이 "브루니섬에서의 1박"은 선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