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파이날컷 프로 X vs 다빈치 리졸브14 베타 본문
사실, 영상 편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비교할 처지는 아니고 단지 제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원래 맥을 사용하고 있던 터라 영상편집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알아본 게 파이날 컷 프로X(이후 파컷)였습니다. 초보자가 시작하기에 대단히 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덕분에 처음 사용법을 익히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게다가 다른 영상편집 소프트웨어 보다 월등히 싼 가격은 대단히 큰 장점이었습니다.
제 아이맥은 2011년 중반 모델인데 여전히 잘 돌아갑니다. 4K 영상도 1080p 타임라인으로 해서 작업하면 그럭저럭 돌아갑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바로 색보정 작업이나 트래킹 따위의 섬세한 작업은 수월하지 않다는 것. 별도로 Color Finale 나 SliceX 같은 외부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되긴 하는데, 다 유료라...-사실, 막 비싸진 않아요- 여하간에 플러그인을 구매하기 전에 이런저런 조사를 하다가 알게 된 게 바로 다빈치 리졸브(이후 다빈치)였습니다. 막강한 색보정 기능과 트래킹 기능을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죠. 게다가 가격이... 무려... 공짜라는 거! 스튜디오 버전은 유료이긴 한데, 저 같은 영세한 원맨 스튜디오에서 구입하기엔 비싸기도 하고 기능상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 바로 리졸브 버전 12.5를 설치하고 에디팅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시작하자마자 큰 문제점을 발견하였죠. 제 아이맥에서 작업하기엔 소프트웨어가 너무 무겁다는 거. 파컷에서는 너무나 수월하게 했던 것들이 전혀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도 끊기도 렌더링도 터무니없이 오래 걸리고 그랬죠. 이후 구글링을 통해 다빈치가 원래부터 컴퓨터 사양을 많이 타는 소프트웨어란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좌절...ㅠㅠ
그나마 색보정은 작업이 가능해서 소위 말하는 "라운드 트립"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파컷에서 작업하고 XML 포맷으로 엑스포트한 뒤, 그 녀석을 다빈치에 불러와 작업을 하고 다시 파컷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말하는데, 당시 다른 대안이 없으니 불편해도 어쩔 수 없이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했었죠. 하지만 라운드 트립을 하는 과정에서 감마값이 틀어진다거나 파컷에서 작업한 텍스트 같은 건 엉망징창으로 읽혀서 새로 작업해야 된다거나 해서, 이거 계속해야 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앞서 말씀드린 Color Finale와 SliceX를 발견한 뒤는 더 이상 라운드 트립을 할 필요가 없었죠. 바로 다빈치 바이바이~
한동안 파컷으로 계속 작업했습니다. 몇몇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제가 필요로 하는 건 대부분 충족이 되니 그냥저냥 하며 사용했죠. 다만 한 가지... 제 낡은 아이맥에서 렌더링 속도는 정말... 게다가 엑스포트 할 때 참 오래 걸립니다. 특히 4K 영상의 경우 3분짜리 영상조차도 H264 포맷으로 엑스포트 하려면 한 시간이 넘어간다는 거...@_@ ->사실, 유튜브 업로드 용으로 빠르게 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이건 다음 포스팅때 말씀드릴께요.
여튼, 처음엔 그냥 마음을 비우려 했습니다. 까짓거 좀 걸림 어때. 잘 때 돌려놓고 자면 되지 하구요. 그런데 점점 불만이 커져가고 급기야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해야 되나 고민에 빠졌죠. 하지만 통장 잔고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라 감히 몇백을 들여 장만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 리졸브 새버전이 나왔다는 것. 12에서 14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13은 불길한 숫자라 버전을 붙일 때 건너 뛰었답니다) 그런데 단순히 새 버전이 나왔다면 제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겠죠. 제가 들은 소식은 바로 다빈치 14 베타판의 속도가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갈 정도로 빨라졌다라는 거죠. 쟤네들이 이야기하기로는 10배정도 빨라졌다는데, 진짜든 아니든 빨라진 건 분명해 보였습니다.
베타 버전을 바로 설치하고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정말이었어요! 예전에 버전 12에서는 플레이조차 안되던게 문제없이 되는 겁니다. 오호라!!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엑스포트 속도 역시 무지막지하게 빨라졌습니다. 파컷에서 4K 영상 작업한 걸 내보내는데 1시간 20분 걸리던 걸 다빈치 14에서는 정확히 7분 40초가 걸리더군요! 이건 뭐 비교불과였습니다. 그야말로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빈치로 아예 넘어 갔냐구요? 에... 사실,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먼저 아직 베타 버전이라 그런지 대단히 불안정하더군요. 빨라진 건 알겠는데 이게 작업하다가 이유없이 갑자기 튕겨버리는 현상이 빈번하더군요. 그리고 단축키가 먹히지 않는 현상이나 리타이밍 할 때 가끔-사실, 대단히 자주;;- 영상이 이상하게 꼬이는 현상(다른 클립에 있는 장면이 현재 편집하던 클립에 나타나요--;)이 나타나고 가끔 오디오가 플레이 안되거나 엑스포트 할 때 소리없이 영상만 내보내기 된다거나 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버전에서 크게 내세운 것 중 하나인 전문 오디오 편집 기능은 너무 끊겨서 작업불가... 그외에도 여러 버그들이 리포트되고 있더군요...
이렇게 쓰고 보니 뭐 아주 문제가 심각해 보이네요;;;
그러나 조만간에 저런 버그들을 해결한 버전이 나오겠죠... 그 때까진 파컷을 그대로 쓸 생각입니다.
솔직히 이미 파컷이 손에 익을대로 익어서 4K 영상만 아니면 그대로 쓰고 싶긴해요. 컴퓨터만 업그레이드 하면 고민할 꺼리도 아닐 텐데 말이죠.
여튼, 저 같이 오래된(혹은 낮은 사양의) 컴퓨터로 영상작업 하시는 분들은 참고 하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