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베를린 3박4일 첫째날 본문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독일

베를린 3박4일 첫째날

JosephKimImage 2010. 1. 23. 05:56
아내의 노력으로 엄청 싼 표를 구한 덕분에 새해가 되자마자 생각지도 않았던 베를린을 다녀왔습니다.
출발 당일을 이틀 두고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뜨지 않을까 노심초사 고민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기온이 갑자기 오르는 바람에 비행기 운행엔 지장이 없는 걸 확인할 수 있었네요.

저흰 비행기를 타기 위해 런던 근처-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스탠스테드 공항(Stansted airport) 으로 가야했습니다.

그래서 '브라이튼->런던'은 기차로, '런던->공항'은 버스로 이동하기로 하고 오래 전에 미리 표를 끊어 놨었죠.

그런데 시간이 너무 빡빡한 것 같아, 원래 예정 시각보다 1시간 가량 일찍 집에서 출발했는데, 어이없게도 저희 기차 이전 것들이 다 운행취소가 되어 원래 예약했던 기차를 타고 가야했습니다.
오히려 기차 출발이 지연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저희 기차가 취소가 안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죠.

빅토리아 기차역(Victoria station)에 도착하자 마자 급히 공항행 버스 정류소로 갔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타야 할 버스는 아직 오지 않았더군요.
안도의 한숨을...

오른편 사진은 런던에 있는 택시.
브라이튼과 달리 택시가 고전틱하네요.

어째건 나중에야 버스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게 다행이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버스마저 늦게 와서 출발시간이 또 지연이 된 것이었습니다.
계산상으로는 시간이 아주 빠듯해서 여차하면 비행기를 못 탈 것 같더군요.

게다가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길거리 청소차량과 도로 공사때문에 도로가 꽉 막혀서 버스가 거의 움직이질 못했습니다.
정말 불안했었네요.
버스는 한참을 시내를 왔다갔다 하다가 외곽으로 나갔는데 그제야 도로가 확 뚫렸습니다.

그러나 이 땐 이미 시간이 엄청 지체된 상태였죠.
결국은 마지노 선으로 생각했던 시각을 10분이나 넘겨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버스가 서자마자 공항 안으로 뛰어 들어갔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수속 밟는데 시간을 거의 들이지 않고 통과할 수 있었네요.
만약 그 수속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틀림없이 비행기를 놓쳤을 듯 합니다.


여튼,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생각을 잘 못해서 트램을 타고 이동하다 엉뚱한 게이트가 있는 곳에 내려버렸죠--;;
이 날따라 왜 이렇게 일이 자꾸 꼬이던지...

급한 마음에 공항내에 있는 안내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다행스럽게도 직원이 직접 와서 차로 저희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태워주더군요.
이때 시계를 봤더니 원래 보딩시각보다 10분정도 늦었던 것 같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라이언항공(Ryanair)이 싸긴 하지만 무게 제한이나 보딩시각 같은 건 짤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엄청 걱정했는데, 별일 없이 무사히 탈 수 있었네요.
이 후 비행시간은 얼추 2시간 조금 넘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내린 공항은... 쉐뇌펠드 공항(Schonefeld airport)였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공항에서 나와 본 첫 풍경은 옆 사진처럼 눈덮인 공항이었습니다. 그 외 보이는 거라곤 큰 마켓 같은 건물과 눈덮인 땅과 차들...


전철을 타러 사진에 보이는 통로를 따라 좀 걸어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전철역에 도착했는데, 당황스럽게도 어떻게 전철 표를 사야할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흔한 안내센터는 커녕 매표소 마저 보이지 않더군요.
한참을 서성이다 가판대 가게 직원에게 물어 안내센터를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표를 사고 전철을 타러 갔는데, 참 혼란스럽더군요.
왜냐하면 표를 끊는 기계도 없고 표를 확인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젠장 도대체 왜 표를 사야 되는거야? 괜히 속았단 느낌이 들더군요^^;;


전철이라고 해야할지 기차라고 해야할지 헤깔리는 외관에 실내는 더욱 독특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보고서야 저희가 독일에 왔구나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행 초반부터 느꼈던거지만, 여행객들에게 대한 배려가 참 없는 것 같더군요. 영문 안내책자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표지판 같은거나 맵 같은데서 그 흔한 영어 한자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정말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대부분의 사람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물어물어 다닐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어째든 빈약한 안내판들 덕분에 저희 숙소를 찾는 것도 꽤 애를 먹었습니다.

시티 호스텔 베를린.
정말 싸게 구한 곳이라 약간 불안 했지만 막상 들어가서 보니,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작지만 조그만 식당겸 바도 있고, 컴퓨터 이용할 수 있는 곳도, 당구대도 있었습니다.
유료인 것 같아서 한번도 이용을 해보진 못했지만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로비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그냥 사용할 수 있어서, 이번 여행 기간 내내 노트북을 들고 내려와 작업을 하곤 했습니다.

객실... 싱글침대 두개를 붙인 더블(^^;)침대와 2층 침대 하나.
저희가 예약한 건 앙스위트룸이었는데, 웃기게도 2층 침대도 있더군요.

뭐, 어찌되었건 2층 침대에서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잘 됐다 싶었습니다.

다행히 가격 대비 시설이 좋아서 무척 맘에 들었네요. TV도 삼성 LCD였고...
그래봐야 TV 방송은 죄다 독일어로 하는 방송이었네요.

정말 신기하게도, 영화건 뭐건 다 더빙을 해서 영어는 한마디도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웃긴게 영어가 그리웠던 적이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제발 영어로 해다오...'
이 무슨 웃기지도 않는 상황인지... --;
제가 영어로 얘기해 주길 바랄 때가 오다니!!!

여튼, 대충 정리하고 식사를 하러 밖으러 나갔습니다.

저흰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 일단 무조건 번화가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왼편 사진과 같은 건물이 있는데 독특하더군요. 뭐하는 건물인지 모르겠지만 괜히 좋아 보였습니다.

여튼,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길거리에 사람도 없고 눈에 띄는 간판도 없고, 참 김 빠지는 상황이었네요.

사실 독일에 오기 전까지 전 길거리마다 독일식 소세지를 파는 펍이 있을 것 같았고, 그 펍에는 엄청나게 큰 잔에 넘칠듯이 출렁거리는 맥주와 호탕하게 웃는 독일 아저씨들이 분위기 한껏 올리고 계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찾은 건 중국식 레스토랑, 인도식 레스토랑, 혹은 초밥집...
그나마 찾은 독일식 레스토랑은 엄청나게 비싼 스테이크 집이었습니다.

허휴...
이게 아닌데...
원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그 멋진 소세지 집은!!!! --;;;

결국 저희가 간 곳은 케밥집.
나중에야 안거지만 여기 베를린에서 꽤 많이 볼 수 있는 집이 케밥집이었습니다.

이름은 도녜(Done 독어라 표기가...--;;)케밥.

지금 생각해봐도 베를린에서 먹어 본 것 중 가장 가격대비 괜찮았던 음식이었네요.

큰 넘과 작은 넘이 있었는데, 고기양은 사실 별로 차이가 없는 것 같고, 빵 사이즈만 좀 다른 것 같았습니다.

그 때는 너무 배가 불러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영국으로 돌아오고 나니 케밥 생각이 나더군요.

아, 그리고 제가 적게 먹는 편이 아닌데도 큰 사이즈를 먹으니 부담이 될 정도 양이 많았습니다.
세상에... 제가 단 한끼 양에 부담된다고 할 때가 있을 줄이야...

저기서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가는 길에 대형 마트가 있어서 간단히 먹을 거를 샀습니다. 

참 다행이었죠.
숙소 근처에 그런 대형 할인 마트가 있다는 게 말이죠.


첫날... 딱히 한 건 없는데, 아침 일찍부터 조마조마, 발 동동 거리며 오다보니 무척 피곤했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넓은 침대에서 잘 수 있어서 무척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참, 난방은... 여기는 원래 그런 것 같은데, 좀 춥더군요 --;;
잘 때는 그냥저냥 괜찮았는데, 다음 날 아침엔 정말 추웠습니다.
이불에서 나가기 싫어서 뒹굴거렸었죠.

그래서 만약 친구가 겨울에 베를린 여행을 간다면 잘 때 꼭 따뜻하게 입고 자라고 말해야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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