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근교 하이킹 : 마운트 건건(Mount Ngungun)

이번엔 지인들과 함께 가볍게 하이킹을 다녀왔다. 이번 하이킹은 주말 비 예보가 있었던 터라 장소 선정이 쉽지 않았다. 마침 회사 동료로부터 트랙이 짧지만 정상에서의 풍경이 좋다는 곳을 추천받았다. 마운트 건건(Mount Ngungun)이 바로 그 곳이다.

 

브리즈번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인데 주변에 글라스 하우스 산 전망대가 있어 묶어서 가기 좋을 것 같다. 

일단 트랙에 대해 간략히 얘기하자면... 정말 쉬운 코스다. 정상까지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경사는 부분부분 있는 구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어린 아이도 올라갈 만 한 것 같다. 

 

위 그림에서 보다시피 해발 253m 밖에 안 되는, 그야말로 동네 뒷동산 같은 곳이다. 대신 암벽이 많아 그런지 암벽 등반 클라스로 많이 찾는 곳 같았다. 우리가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암벽등반용 장비를 들고 올라가는 여러 그룹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새벽에 비가 왔던 터라 땅이 좀 젖어있었지만 올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비 온 후라 그런지 모기가 엄청나게 많았는데, 모기퇴치 스프레이를 반드시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아님 그냥 현혈하러 간다고 생각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경사가 좀 있긴 하지만 어린 아이도, 나이 지긋하신 노인들도 올라갈 수 있을 정도. 그래도 혹 무릎 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정상에 다다르면 갑자기 사방이 확 트인다.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흐린 날씨 덕분에 산 아래로 안개가 자욱해서 운해아닌 운해를 볼 수 있었다.

 

짧은 휴식시간 동안 안개가 걷히자 또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렇게 낮은 산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런 걸 가성비 짱이라고 해야하나? 30분 정도 가볍게 걷고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니 참 좋다. 다만 트랙이 너무 짧아 하이킹을 했다는 기분이 거의 들지 않는게 아쉬운 점이랄까. 브리즈번에서 한 시간 와서 여기만 다녀오기엔 좀 그럴 듯. 대신 주변에 다른 하이킹 코스를 묶어서 다녀 온다면 그리 나쁜 선택이지 않을 것 같다.

 

이번엔 지인들과 처음 가는 거라 난이도를 아주 낮춰 가볍게 다녀왔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다음엔 좀 더 긴 트랙을 시도해봐야지. 이건 해도 너무 짧아...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동네 산책하는 마음으로 다녀오기 좋겠지만 멀리서 부러 찾아오기엔 너무 아쉽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걸음걸음도 좋았고 물에 젖은 숲 냄새를 맡는 것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