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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세째날 1/2 (사파리 in 세렝게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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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세째날 1/2 (사파리 in 세렝게티)

JosephKimImage 2010. 5. 13. 19:57
드디어 사파리를 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짐을 챙기고 형님네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한 뒤 집을 나섰습니다.


세렝게티 입구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데, 생각보단 가깝다 생각했습니다.

아참, 이 날 저희 일정은 '므완자 -> 세렝게티 -> 응고롱고 -> 아루샤'로, 사파리는 양방향 다 가능하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아루샤에서 응고롱고 쪽으로 들어가 산 정상에 있는 숙박시설에서 1박 하고 그 다음날 응고롱고에서 세렝게티로 이동하며 동물들을 봤다고 하네요.
물론 요즘도 그렇게 많이들 간다고 합니다. 일단 아루샤가 잘 개발된 도시기도 하고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이런저런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하네요. 시간도 아루샤에서 응고롱고 입구까지 얼추 2시간 정도 걸린답니다.


반면, 최근에 므완자에서 가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입구까지 소요시간이 적게 걸리고 아루샤 보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서 그렇다네요. 두 군데 다 공항이 있으니 접근성도 나쁘지 않아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아마 경비를 좀 줄이려는 분은 므완자로 와서 차를 렌트한 다음 하루코스로 저희와 같이 지나가는 게 괜찮은 방법일 듯 합니다. 물론 응고롱고에서 1박도 나름 멋있고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좀 비싼 듯...

여튼 저흰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부랴부랴 서둘러 갔습니다.
차창 밖을 보니, 역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외곽으로-솔직히, 므완자에서 시내와 외곽의 구분이 상당히 난해합니다^^;;- 가니까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다들 어디론가 분주히 움직이는데, 자전거도 많이 보이고 차량도 의외로 많이 보였습니다. 차림새로 보니 학생 같은 사람도 있는가 하면 조깅(?)하는 듯한 사람도 보이더군요.
하늘의 빛깔은 마치 오후의 저녁 노을을 연상시키듯 붉은 기운을 띄었는데, 참 예뻤습니다.
정작 전날에 봤던 오후 풍경보다 이 날 아침에 본 오후 풍경 같은 모습이 더 좋아 보였네요^^;




입구에 도착하니 저희보다 먼저 온 팀이 사무실에서 나와 초원 입구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상당히 일찍 온 편인데, 더 일찍 온 팀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대부분 사람들이 꽤 그럴싸한 카메라에 렌즈를 들고 있었다는 거였네요. 멀어서 정확히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캐논 모델에 고급 망원렌즈였던 것 같습니다.

여튼 사무실에 들어가서 입장료를 낸 뒤 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아, 입장료는 안에 얼마나 머무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데, 하루짜리는 1인당 50달러였던 것 같네요. 만약 하루짜리로 끊고 들어갔다가 시간을 넘기면 추가금을 내는데, 그게 좀 세답니다.
예전에 영국에서 조사하던 바에 의하면 응고롱고에서 1박하는 코스가 1인당 250달러였던 것 같은데, 좀 차이가 나죠?

주의할 건, 일단 세렝게티 초원 입구를 들어가면 차에서 절대 내릴 수 없답니다.
만약 땅에 내려왔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장난 아니라네요.
사실,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대단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물론 동행하시는 분들이 알아서들 말리시겠지만, 가끔 선글라스 같은 개인 소지품을 떨어뜨렸을 때 별 생각없이 내리시는 경우도 있다네요.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직원에게 말씀하시는게 현명할 듯 합니다.


자... 이제부터 이날 저희가 본 동물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 클릭하시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일전에도 므완자에서 얼룩말을 봤었죠. 여기서도 제일 먼저 저흴 반긴 건 얼룩말들이었습니다.
안내하시는 분에 따르면 불행히도 4월달은 우기라 동물들이 별로 없을 때라고 하네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흰 충분히 본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누 떼들...
아주 한가로워 보였습니다. 저희가 지나가든 말든 거의 신경을 안 쓰는 걸 보니, 제법 적응이 됐나봐요.

하긴, 여기 오는 인간들이 한두명이겠습니까? 이젠 알 만도 하죠.


누 떼들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타조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단 귀여워 보였네요.
음... 이런 말 하면 좀 뭐하지만 이 때 갑자기 한국의 숯불구이 바베큐가 생각나더군요. 아... 정말 맛있었는데... --;;;


멀리 떼지어 가는 임팔라들도 보였고, 미어캣들도 봤네요.

미어캣을 실제로 보긴 처음이었는데 생각 보단 귀엽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린도 봤는데 다른 무리들은 안보이고 혼자더군요.
저래도 괜찮은가 싶었습니다.
기린을 지나 얼마 안되서 여러 종의 원숭이들도 볼 수 있었는데 신기했습니다.
하는 짓이 정말 사람 같더군요.



솔직히 원숭이는 다른데서도 많이 보는 편인데도 이상하게도 볼 때마다 새롭네요.

전에 말레이시아 갔을 때 원숭이 떼들도 그렇고 필리핀에서 본 조그만 원숭이도 그렇고, 매번 신기한 것 같습니다.


저희를 태운 차는 한참 초원을 달리다 갑자기 조그만(?) 웅덩이가 있는 곳에서 멈췄습니다.
그리곤 잠시 차에서 내려 볼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꽤 많은 수의 하마들이 있었습니다.


다들 어찌나 여유로워 보이던지... 가만히 보니 귀엽게도 보였는데, 실상은 상당히 위험하다네요. 열 받으면 차도 들이받아 버린다리고 사람은 물어 죽이기도 한답니다.

웅덩이 한쪽에는 악어도 있었는데, 하마가 원체 커서 그런지 너무 왜소하게(?) 보였습니다.

게다가 겨우 2마리 밖에 없어서 그런지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그랬네요.

한 15분 정도 있었나? 저희는 웅덩이에서 빠져 나와 다시 길을 따라 달렸습니다.
아, 여기 길은 보통 차량 2대정도 지나갈 수 있는 폭이고 큰갈림길(?)에선 표지판이 있어 일부러 이상한 곳으로 가지 않는 이상 길을 잃을 일은 없어 보였네요.

개인 차가 있으면 오기 좋을 듯 하긴 한데, 완전 오프로드라 차가 시원찮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수리 보내야 될 듯 했습니다.



한동안 눈에 띄는 동물도 없고 심심할 즈음, 멀리서 한 무리의 멧돼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금니 때문에 그런지 제 눈엔 돼지라기 보다 코뿔소에 가까워 보이더군요^^;

그리고 얼마 안 지나 한마리의 코끼리도 보였습니다.

보통 무리를 지어 다니는게 일반적인데, 저렇게 한마리씩 있는 것은 나이가 많은 녀석이 무리를 못쫓아가 이탈하는 경우라고 하네요.
음...

코끼리를 지나고 나선 또 한동안 특별히 눈에 띄는게 없었습니다.
정말 사람들 말대로 우기라 동물들이 다 다른데로 가버렸나... 입구 근처에 잠깐 보이더니 이후론 별로 보이지 않더군요.

한편으론 '동물원도 아니고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지'란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멈춰서더니 땅바닥에 뭐가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뭘까 하고 봤더니, 와우 쇠똥구리였네요. 지금껏 사진으로만 봤지, 이렇게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자기 몸보다 훨씬 큰 걸 용케 잘 굴려가더군요.

그나저나 세렝게티엔 동물만이 볼꺼리라 생각하면 오산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바깥풍경들이 얼마나 예쁜지 특히, 하늘은 예술이더군요.
동물이 나오면 동물에 감탄하고 동물이 없으면 풍경에 감탄하고 생각하기에 따라 심심할 틈이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전 종종 심심하긴 했습니다^^;;




위 사진은 지나가면서 계속 '와~'하며 봤던 풍경인데, 어때요, 멋있지 않나요? ^^

나무를 지나 하늘 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독수리 한마리가 어디론가 날아가는 게 보였습니다.

멀리서 본거지만 얼마나 커보이던지.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멋질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하늘이 이런 저의 이런 생각을 알았는지 오래지 않아 길 근처에 독수리가 앉아 있는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완전 대박이다 싶었네요^^; 그러나 더 운이 좋았다 싶었던 건 이 다음이었습니다.
쟤들이 일 없이 나무도 아니고 그냥 길가에 앉아 있을리 없죠. 주변을 보니 과연 주변에 죽은 듯한 뱀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독수리들은 가만히 저희 눈치를 계속 살피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마리가 뱀에 다가가더군요.




이런 풍경을 어디서 볼 수 있겠습니까?
독수리가 뱀을 뜯어 먹는모습이 끔찍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복권이라도 당첨된 마냥 들뜨기도 했었습니다.

아쉬웠던 건, 아무리 렌즈 탓을 안하려고 해도 10만원도 안 하는 싸구려 렌즈였던지라 선명함이 기대에 많이 못미치더군요 --;;;

여튼, 제법 오랫동안 거기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 먹는거 보고 있으면 실례라 그랬는데 말이죠^^;;
저희가 다시 움직이자 먹는데 열중하던 이 녀석이 갑자기 도망가더군요.
웃기지도 않게.
'이 자슥아, 난 네가 더 무서워!' 한소리 하고 싶었네요^^



그나저나 저 다리 좀 보세요. 정말 튼실하지 않나요?
가까이서 볼 때도 다리가 참 두껍다 생각했는데, 날아가는 순간에 보니 더 그렇게 보였습니다. 과연 하늘의 왕이라 불릴만한 듯 하네요.


다시 어느 정도 달리다 시간이 정오가 다되어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식사는 차안에서 하는건 아니고-그렇다고 차에서 내려 풀밭에 앉아서 하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세렝게티 초원 안에 관광객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 있더군요.
거기 가면 호텔도 있고 주유소도 있었고, 식당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여행사를 통해 오는 경우 도시락을 주더군요.


여튼,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팀도 있었는데, 사자를 봤냐고 물어보니 세렝게티 출구 쪽에서 봤다는 사람이 있더군요.

보통 세렝게티든 응고롱고든 사파리를 와서 그날의 운을 얘기하는게 사자가 기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얘기 하길 운이 좋으면 사자를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초식동물들만 볼 수 있다네요.

더 운이 좋으면 표범을 볼 테고, 더더 운이 좋으면 치타를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사자를 못 보면 사파리를 한번 더 오라는 거라고 우스개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어째든,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는데 바로 근처에 재미있는 녀석이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쥐 같이 생겼는데 덩치는 조그만 강아지만 하고 앉아있는 포스는 안방주인 같더군요.


사람을 그닥 무서워 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강아지처럼 꼬리 흔들며-아, 이 녀석은 흔들 꼬리도 없어보였네요^^;;- 반기지도 않았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녀석일까요?


저희는 식사를 마친 뒤 다시 응고롱고를 향해 다시 이동하기 시작하였는데, 갑자기 차안에 파리가 들어와 난리를 폈네요. 혹자는 파리가 뭐 대단하다고 난리까지...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게 파리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일반 파리는 당연히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들어와서 여기저기 날아댕기며 놀던지 기어다니며 놀던지 신경 쓸 필요도 없죠.

그러나 여기 사파리에 있는 흡혈파리라면 얘기가 약간 달라집니다.

크기는 일반 파리보다 약간 크고 옅은 회색빛깔인데 모기처럼 사람의 피를 빨아먹죠.

그런데 이게 피만 빨아먹고 가면 사실, 그닥 문제꺼린 아니죠.
문제는 요녀석이 피를 빨면서 그 상처에 기생충을 넣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생충이 좀 위험한 녀석인데, 요게 사람 몸 속을 돌아댕기다 머무는 곳이 뇌라네요. 그리고 거기서 뇌를 파먹는다고 합니다.


으... 소름 돋지 않나요?
그래서 흡혈파리에 당한 사람은 처음엔 전혀 자각하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잠드는-기면증처럼- 증세를 보이다가 얼마 뒤면 저세상으로 간다고 하네요.


여튼 한바탕 난리를 치고나서 자리를 정리하는데 멀리서 한무리의 코끼리가 보였습니다.


짐작컨대 바로 전에 봤던 늙은 코끼리 일행이었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매정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

지금 생각해도 저흰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동물들을 예상외로 많이 보기도 했지만 일단 날씨가 정말 끝내줬습니다.
그래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하나같이 그림 같더군요.






세렝게티 출구에 거의 가까워졌을 때 또 다시 얼룩말들을 봤습니다.


뭐 하나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구애 행동이라더군요.

흠... 지금이 짝짓기 철이라 그런가...

아, 출구를 나가기 전에 정말 신기하게 생긴 새를 봤습니다.


얼핏 보기엔 타이즈를 신은 듯 하더군요^^



세렝게티 출구를 나가면 바로 응고롱고 입구가 보이는데, 여기서 일단 사무실에다 얘기를 해야된답니다.
저희는 차에서 내려 몸 좀 풀고 안에 있는 가게서 음료수를 사다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했죠.

응고롱고를 지나는 것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다 도중에 쉬는 곳이 없어서-사실, 있긴 한데 들릴 시간이 없을 듯 하다고...- 준비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화장실은... 나중에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안타깝게도 세렝게티에서 사자를 보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다음에 또 오란 소린가보다 했습니다^^;
일단 때가 때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싶었네요.

이번 포스팅은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사진 양이 원체 많다보니, 한번에 올리기가 힘들기도 하고 보는 사람도 페이지 열려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네요.
솔직히 이미 너무 많이 올린 듯도 합니다만 --;;
조만간에 응고롱고로 이어지는 포스팅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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