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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6th day (잔지바, -> 다르에스살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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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6th day (잔지바, -> 다르에스살렘)

JosephKimImage 2010. 5. 20. 07:50
프리즌 아일랜드(Prison Island).
이게 이 날 저희가 가기로 되어 있는 곳입니다.

원래 잔지바에서의 마지막 날을 예쁜 바닷가에 가서 여유롭게 쉬다 갈 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스노쿨링을 할 지 고민했었죠.
전날 갔던 바닷가를 생각하니 억울해서라도 예쁜 바닷가를 가보고 싶더군요.


잔지바에 오기 전에 알아본 바로는 가장 예쁜 바닷가로 섬 북쪽 끝에 있는 눙귀(Nungwi)를 얘길하던데, 여긴 사유지라 현지인이 못들어 간다네요.
그래서 타운에 있는 여행사에서도 눙귀 가는 교통편만 제공하지 다른 걸 연계한 상품은 없더군요. 게다가 그 비용도 어이없을 정도 비쌌습니다.


거리는 2시간이 채 안 걸리지만 막상 가면 뭘 할지 거기서 다시 알아봐야 하더군요.
물론 거기에서도 여러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주 시설 좋은 호텔도 있다고 하던데 가격이 좀 많이 비싸답니다.
이건 들은 얘기라 어느 정도 비싼진 모르겠네요.


여튼, 그거 말고 그냥 스노쿨링을 생각하면 잔지바 섬 서쪽에 있는 프리즌 아일랜드로 가는 상품이 있더군요.
전에 알아본 바로는 서쪽 말고 동쪽 바다가 예쁘고 거기서도 스노쿨링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저흰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그냥 프리즌 아일랜드로 선택했습니다.


아침 일찍 여행사로 오라고 해서 부지런히 갔습니다.
다른 일행이 있는지 물어보니, 이 날은 저희밖에 없다네요.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아닌지 좀 헤깔렸습니다.
솔직히, 다른 일행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없었던 거죠.


이 날 일정을 살펴보니 프리즌 아일랜드로 가서 거북이들 좀 보고 근처 건물 좀 보다가 스노쿨링 하러 간다네요.


여행사에서 잠시 기다리니 가이드가 오더군요. 간단히 인사를 하고 같이 배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스노쿨링에 쓸 오리발과 수경을 받았는데 이상하게 구명조끼는 주질 않더군요. 그래서 구명조끼는 없냐고 하니 나중에 주겠답니다.

그러나 나중에 바닷가 나가도 따로 안챙겨주더군요.
저희가 막 뭐라고 하니 다른 배에서 얻어다 주는데 그마저도 형편없는 녀석들 뿐이었습니다.
솔직히 하도 관심을 안보이길래 바다가 얕은데, 저희가 너무 오버하나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정말 수심이 최소한 5미터 이상 되는 듯 하더군요.
수영 못하는 사람들은 겁이 나서 들어가지도 못할 곳이었네요.



저희가 배에 오르니 그 가이드는 부지런히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배는 조그만 보트에 천막이 쳐진 녀석이었는데, 배 크기에 비해 조그만 모터 엔진으로 이동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가는 동안 생각보다 덜 날뛰었던 것 같네요.


섬은 한 15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데, 생각보단 훨씬 가까운 듯 했습니다. 그런데 물 색깔이 투명한 에매랄드 같을거라 생각했는데 섬에 가까이 다가가도 여전히 짙은 파란 색이더군요.
괜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이런 데서 스노쿨링 하라는 거 아닌가 하구요.

물색이 너무 짙어서 보이는 것도 없을 것 같았고, 한편으론 무서울 것 같더군요.
그러나 섬에 아주 가까워지자 갑자기 바다색이 확 변하더군요.



그래 이거야! 물이 어찌나 맑던지...
이런 바다를 볼려고 여길 온 거였는데, 마침내 보게 되었네요.
마침 날씨도 화창까진 아니더라도 좋더군요.
하늘이 기도를 들어주셨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섬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너무 예쁘더군요.
눙귀를 안가도 전혀 후회가 안 되더군요.

가이드를 따라 모래사장을 지나 사무실로 갔습니다.
솔직히 거북이 볼 게 아니라면 갈 필요가 없었는데 저흰 그냥 따라 갔네요.


먼저 보이는게 레스토랑인데, 딱 봐도 비싸보였습니다.
그래서 저긴 아예 쳐다도 않봤네요^^;;

두번째 건물이 사무실인데 거기서 돈을 냈네요.
얼마를 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싸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무실 뒷편으로 나가 바다를 보니 좀 색다른 풍경이 있더군요.
게다가 한 구석에는 공작새처럼 보이는 것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거북이들이 있는 곳은 사무실 바로 근처에 있더군요.
처음 입구를 들어갔을 때는 어디에 있는거야? 했는데, 조금 더 들어가니 여기저기 거북이들이 널려있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 여기 들어갈 때 가이드가 어디서 풀을 가져다 주는데, 그게 거북이들 먹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까이 가서 풀을 흔들어보니 과연 먹으러 오더군요.

그런데 거기엔 거북이만 있는게 아니라 공작새처럼 생긴 녀석도 있었습니다.
이 녀석도 그 풀 쪼가리를 좋아하는 듯 거북이 앞에다 던져놓으니 다가가 뺏어 먹더군요.


사실, 이렇게 큰 거북이를 난생 처음 보는거라 너무 신기했습니다.
게다가 풀을 먹는 모습은 마치 공룡 같아보여 재밌었네요.
특히 목을 길게 뽑았을 때는 목긴 공룡 새끼라 해도 믿을 정도였습니다^^;

거북이가 있던 곳을 나와 근처에 있는 건물을 둘러봤습니다.




섬 이름이 프리즌인 이유는 옛날에 이 섬에 감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데, 지금 보니 너무 예쁜 감옥 같았습니다.
물론, 옛날엔 엄청 삭막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 보기엔 완전 휴양지더군요.


특히 감옥이었다는 건물 뒷편에서 보는 바다는 정말 그림 같았습니다.
여기서 나가면 바로 스노쿨링 하러 나가기 때문에 저흰 화장실에 잠깐 들러서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건물에는 화장실이 두군데 있었는데 레스토랑 1층에 있는 화장실이 깨끗하더군요.


솔직히, 말이 화장실이지 객실 입구라 해도 믿어질 정도로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들어올 땐 미쳐 못 봤던 수영장이 보이더군요.
비수기라 손님이 없는지 수영장 근처엔 직원들만 보였습니다.

딱히 일하는 것도 아니고 구석에 모여 잡담이나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데 좀 그렇더군요. 아무리 손님이 없어도 업무시간일텐데 말이죠.

배를 타러 가다가 전날 스파이스 투어를 같이 갔던 사람을 만났습니다.




반가워서 인사하고 얘기하는데, 저희 바로 앞에 불가사리가 있는게 보이더군요.
느리긴 했지만 움직이는 걸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다른 녀석들이 보이더군요.
지금까지 불가사리를 사진으론 봤지만 이렇게 움직이는 걸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네요.

배를 타고 스노쿨링 하는 곳으로 이동하는데 저희가 왔던 방향과 다른 곳으로 가더군요.



섬에서 그리 멀리 가진 않았는데 그 동안 카메라를 꺼내 찍어봤습니다.
풍경이 어쩐지 맘에 들더군요.





배가 완전히 멈추자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를 봤습니다.
물이... 정말 깨끗하고 예뻤습니다.

그리고 물이 너무 깨끗해서 그런지 별로 깊어보이지 않더군요.
바닥에 있는 돌도 보이고 산호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별로 안 깊은게 아닌가 했는데 막상 물에 들어가니 심장 떨리게(^^;) 깊더군요.
하지만 물이 너무나 깨끗해서 절로 기분이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무엇보다 예쁜 산호들이 엄청 많아서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후... 여기 안왔으면 분명 후회했을 것 같네요.
여기서 한 30분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배에 올라서 프리즌 섬에 잠시 들렸으면 좋겠다고 가이드에게 얘기했습니다.
어쩐지 이대로 그냥 타운으로 돌아가면 아쉬울 것 같았거든요.





바닷가에 가서 보니, 마침 하늘엔 구름도 거의 다 걷히고 딱 제가 기대했던 풍경이었습니다.
그렇지... 이거야 이거! 갑자기 전날 봤던 바닷가 풍경이 떠오르더군요.
정말 여기 안 오고 갔더라면 두고두고 후회 했을 것 같네요.


음... 거기서도 20여분 정도 있었던 것 같군요.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하다고 구름 꼈다고 아쉬워한 지가 언젠데 이젠 너무 햇살이 따가워서 구름이 살짝 가려줬음 했었네요^^;;

여튼, 햇살도 따갑고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나서 배를 타고 타운으로 향했습니다.


타운에서 나올 땐 몰랐는데, 돌아갈 때 보니까 확실히 물 빛깔이 틀리더군요.

그래도 날씨가 맑아서 무척 예뻐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쩐지 맑아보였습니다.

게다가 햇살이 비치니 스톤타운도 느낌이 달라 보이더군요. 그래서 마음 같음 타운을 한바퀴 돌아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그렇고 해서 그냥 숙소로 돌아갔네요.

원래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밖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할까 했는데 마땅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비싸기도 하고 해서 포기하고 돌아갔죠.

그리고 그냥 라면 끓여먹었네요.
역시 라면이 최고야!!! 란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하는데 마침 숙소 주인이 올라오셨네요.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앉아 잠시 이야길 나누는데 그간 현지사람들에게서 받았던 나쁜 인상이 싹 사라지더군요.


항구는 입구와 출구가 다른데 어짜피 거리가 거기서 거기라 별로 멀지 않았습니다.
입구로 들어갈 때만 해도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느끼진 않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엄청 몰려오더군요.

배는 좌석이 따로 없기 때문에 1등석만 빼고 아무데나 앉아도 되는데, 저희가 탄 배는 1층 객실과 2층 야외 중 선택할 수가 있었습니다.
다른 배는 못타 봐서 모르겠는데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흰 짐 들고 올라가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1층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먼저 다녀온 사람들 얘길 들어보니 다들 2층에 있는게 멀미도 덜하고 좋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전 멀미를 해본 적이 없어서 별 상관 없었는데 아내는 저와 달라서 어쩔지 모르겠더군요.
일단 아내가 괜찮다고 해서 1층에 앉긴 했는데 아무래도 맘 쓰였습니다.



배가 출발하고 한 20여분 흐르니 아내가 멀미를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얼른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처음 2층에 올라갔을 때 당황스러웠던 건 굉장히 비좁은 공간인데 여기저기 누워서 자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난간 옆에, 의자 아래, 심지어 의자 2개에 쪼그려 자는 사람도 있더군요.
여튼, 바깥 공기를 쐬니 다행히 아내도 괜찮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1층에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밖으로 나와보니 배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지 알겠더군요. 바람이 어찌나 센지 모자가 날아갈까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들 이런 바람에 더 신이 나 보이더군요.
중간에 다른 배가 나타나니까 거기에 탄 사람들한테 손 흔들며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잔지바에서 다르에스살렘까진 배로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 얘기로는 날씨에 따라 30분 정도 왔다갔다 한다네요.
저흰 운이 좋았는지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었죠.


여튼, 가는 내내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사진기를 꺼내 주변 풍경을 연신 찍었댔네요.
그런데 한참 찍을 때는 몰랐는데 찍다보니 제 앞쪽 난간에 서 있는 남자가 자꾸 흘낏흘낏 저를 쳐다보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어쩌다 시선이 저한테로 왔나 했는데 나중엔 아내 역시 눈치를 챌 정도로 절 보더군요. 아니, 엄밀히 말하면 제 카메라를 봤다는 게 맞는 듯 하네요.


한참 기분 좋게 있다가 그걸 눈치 챈 순간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
사실, 아직 아무런 일을 당한 게 아니니 의심하면 안 되겠지만 지나칠 정도로 자꾸 쳐다보니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렇잖아도 다르에스살렘에선 물건 조심해야한다고 누누히 얘기를 들었으니 그냥 모른 척 할 수가 없더군요.


결국,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앞으로 메고 서둘러 내렸죠.
항구로 나오면서 뒤따라 오는 아내가 하는 말이 제가 나가는 내내 그 남자가 절 쳐다보고 있었다더군요.
이쯤 되니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게 되더군요.

부지런히 짐을 들고 항구 밖으로 나오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어디가냐, 자기가 데려다주겠다 하며 호객행위를 하였습니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괜찮다고 일행이 오기로 되어있다고 뿌리치고 나오는데, 한 현지인은 끝까지 저희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하더군요.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친구가 오기로 되어 있으니 괜찮다고 하는데, 자기가 그 친구라고 따라오라더군요--;;;


휴... 결국 마중 나오기로 한 분이 늦게 오는 바람에 거의 40분 정도를 그 사람한테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별일 없이 거기서 빠져 나오긴 했는데 정말이지 항구엔 다시 가고 싶지 않더군요.

여튼, 이로써 계획했던 모든 관광은 끝이 난 셈이고 이젠 나이로비로 가서 비행기를 타는 일만 남아 있었죠. 화산폭발 껀만 문제 없었다면 말이죠.

다르에스살렘에 도착해서도 여행사와 항공사에 연락을 해봤지만 연결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일단 예정대로 다음 날 나이로비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음... 저흰 여기선 관광을 하지 않아서 어떤 곳인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차가 엄청 막힌다는 거네요. 저희가 도착했을 때도 차가 엄청 막혔는데다 다음 날 새벽에 버스 타러 가는데도 차가 막혀 하마터면 차를 놓칠 뻔 했었죠.
그래서 여기 오시는 분들은 이동시간을 좀 넉넉히 잡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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