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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산다는 것

짧은 멜번 출장

Energise-r 2023. 3. 30. 07:00

멜번에 2박 3일 짧은 출장을 다녀왔다. 젠더 관련한 호주, 한국, 일본 학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를 모나쉬 대학에서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코비드 이후 비행기 타는 거 자체가 너무 오랫만이라 약간 긴장 모드였다. 아침 일찍 기차로 공항으로 향하는 길...정말 간만에 마스크를 챙겨 써 본다.

오후에 호텔에 체크인을 하러 들어갔다. 시티 중심가에 있는 노보텔인데, 사실 계속 워크샵하느라 주위 구경은 통 못했다. 그래도 혼자에게 오롯이 허락된 공간과 시간에 참 감사했다.

그냥 일정 후 저녁을 먹고 같이 참가한 학자 분들과 밤거리를 소소하게 걸었다. 내가 호주 오기 직전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멜번에서 있었던 유학생들에 대한 혐오 살인 사건 이후 생긴 유학생 서포트 센터라고 누가 설명해 주신다.

조금 걸으니 야라강이 나온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수다에 해가 저물었다. 브리즈번과 비슷한 듯 또다른 야경이다.

아침...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 나인데, 아직 멜번 까페를 못가봤다. 아침 일찍 일어나 그냥 호텔 뒤쪽으로 걷는데 똭 펼쳐진 까페 골목이다. 사람이 많지 않은 까페를 골라 커피에 케이크를 즐긴다. 아침부터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마음이 참 말랑말랑해진다. 그냥 다 감사할 따름이다. 멋진 젠더 분야 학자분들 만남도 그렇고, 아들 녀석 혼자 열심히 챙기고 있을 남편도 그렇고, 간만에 가진 혼자만의 쉼 같은 시간도 그렇고, 다 감사할 따름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분주히 살다, 오랫만에 내 이름을 가진 연구자로 오롯이 보낸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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