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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투어, 첫번째 허미티지

JosephKimImage 2010. 7. 9. 03:15
드디어 말로만 듣던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투어를 떠나는 날이 왔습니다.

하이랜드 투어는 에딘버러를 출발해서 북쪽에 있는 인버니스(Inverness) 가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서쪽 아래로 내려가서 이번 하이랜드 투어의 앙꼬라 할 수 있는 아일 오브 스카이(Isle of Skye)를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포트 윌리암(Fort William)을 경유해서 다시 에딘버러로 돌아오도록 일정이 짜여져 있죠.
이게 3일짜리 코스고, 하루짜리는 인버니스까지만 갔다가 다시 에딘버러로 돌아간다고 하네요.
그런데 솔직히 하루짜리는 하이랜드를 봤다고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이랜드 투어의 진짜 엑기스는 아일 오브 스카이에 있거든요.
 
정말 정말 아일 오브 스카이, 강추, 강추, 초강추랍니다! ^^;


저희가 이용했던 여행사는 맥백패커스(MacBackpackers)란 곳이었는데, 캐슬록 호스텔과 연계되어 있는 것 같네요.
 호스텔과 마찬가지로 가격도 저렴하고 프로그램도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그냥 단순히 보기만 하는 관광이 아니라 체험관광이라는 게 가장 좋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가이드도 아~주 좋았네요. 운전하는 사람과 가이드, 이렇게 두 명이었는데 정말 재밌었죠^^
혹,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세요.
맥백패커스 홈페이지 가기


흠흠, 이제 본격적인 투어 얘기를 시작하죠.
이른 아침, 부지런히 식사하고 짐 챙겨 미니버스에 올랐습니다.
저희 외에도 같이 가는 사람이 꽤 많더군요. 거
의 대부분은 숙소에 같이 머물렀던 사람들이었네요.


버스에 다 타고 보니까 저희까지 해서 총 16명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 많은 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투어팀들은 훨씬 많았거든요.

그리고 체험관광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저가투어상품이라 그런지, 다들 나이대가 어린 것 같았습니다.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보니 다 20대 중반 정도거나 이하로 보였네요.

흠... 지나고 보니, 어린 애들 사이에 끼여 여행하는 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저희가 버스에서 처음으로 내린 곳은 허미티지(Hermitage)로 공식 이름은 The Hermitage Pleasure Ground 랍니다.

차에서 내려 주차장을 나오다 보면 저렇게 안내판이 있습니다. 허미티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우리 일행 중에는 관심을 보이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네요 ^^; 불쌍한 안내판...



울창한 숲 속을 걷는 기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에딘버러의 고딕스런 느낌에 한참 취해있다가 이렇게 자연 속으로 돌아오니 좋더군요.
마치 산림욕을 하는 듯 했네요.
나무들이 어찌나 높던지 그 끝이, 거짓말 많이 보태서 아득히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

길 옆으로는 조그만 강이 있는데 너무 좋았네요. 울창한 숲과 맑은 물소리가 들려오는 산책로라니...
생각해보니 제주도에도 이런 데가 있죠. 올레길이라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것 같은데, 저희도 작년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아참, 여길 걷다 보니, 개와 함께 오신 분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개들이 죄다 엄청 컸네요. 휴... 개가 너무 커서 산책로가 작아보일 정도였습니다. ^^;


10여분을 걸어 들어가니 가이드가 멈춰서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다 모이자 설명을 시작하는데 전 듣는 걸 포기하고 그냥 주변을 둘러봤죠.


제 영어가 짧기도 했지만 마침 설명하는 가이드 아저씨의 강한 스코틀랜드 액센트 때문에 알아듣기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나저나 난간 너머로 조그만 웅덩이가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뭔가 하얀게 둥둥 떠 있더군요.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자기도 정확히는 모르고 미네랄이 많은 물에 저런 게 생긴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덧붙이며 절대 더러운 게 아니라고 강조하더군요. ^^


가이드를 따라 더 올라가니, 오시안의 홀(Ossian's Hall)이 보입니다. 여기에 대해 뭔가 상당히 많이 얘길 해줬는데, 생각나는 건 폭포가 보이는 멋진 테라스 뿐이네요 ^^;






홀 안에 들어가면 다시 밖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는데, 저길 나서면 짜잔! 하고 오른편 사진에 보이는 풍경이 나옵니다.
블랙린 폭포(Black Linn Fall)가 내려다 보이는데 높이가 좀 됩니다. 그래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괜히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응? ^^;



그런데 정말 저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10대로 보이는 애들이 팬츠만 달랑 입고 폭포 옆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더군요.
마치 뛰어내릴 것 같았네요. --;
하지만 아무리 봐도 너무 위험해 보였습니다. 아래엔 물만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날카로운 바위가 여기저기 있는데 아차 하면 큰일 날까 겁나더군요.

한참을 저기서 서성거리더니 다행히 뛰어내리진 않았네요. 휴...








그러고 보니, 오시안의 홀에서 나와 버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는데 어디선가 10대 애들의 웃음소리가 요란하게 나더군요.
그래서 주변을 살펴보다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었네요.


아마도 여기 놀러온 근처 애들 같았는데, 아까 저희가 봤던 웅덩이 앞에서 남녀 할 거 없이 옷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속옷만 입은 채 물 속으로 뛰어들고 있더군요.
생각해보니, 저도 어릴 적 시골에 가서 저렇게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여자애들도 똑같이 저러는 걸 보니 '아하, 정말 우리랑 다르구나' 했네요^^;


그나저나 다리 난간에 기대 애들 노는 걸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제 옆이 소란스러워지더군요.
'뭐지?' 하고 옆으로 돌아보니 웬 남자애가 난간에 서있더니 순식간에 아래로 뛰어 내리더군요.
얼마나 놀랬는지... 휴...
그런데 웃긴 건 그 놀란 와중에도 전 사진을 찍고 있었네요 ^^;

아래를 보니 난리가 났더군요. 환호하고 박수치며 자기들끼리 신이 난 것 같았습니다.
흠...
하지만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저러다 나중에 아까 그 위험해 보이는 데서도 뛰어내리는 건 아닌가 하구요.
부디 그러지 않았길 빌었네요.







애들을 뒤로 하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데,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투어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아, 나중에 자주 마주치겠구나' 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네요. ^^;

허미티지, 하이랜드 투어의 첫번째 코스인데, 아직 어마어마한 느낌은 없지만, 산뜻하게 시작하는 것 같아 좋았네요. 그리고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여튼, 무모한 듯한 10대 애들의 즐거운 놀이도 볼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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