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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길 빼고 에딘버러 다 봤다고 하지마라. 칼튼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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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길 빼고 에딘버러 다 봤다고 하지마라. 칼튼힐

JosephKimImage 2010. 7. 8. 08:12
칼튼힐(Calton Hill)은 사실, 다녀온 여행객들의 평이 크게 나뉘는 곳입니다. 어떤 분들은 여기 안 가면 엄청 후회할 거라 그러구, 또 어떤 분들은 기껏 올라갔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하시기도 하네요.

전... 네, 전 무척 좋았습니다. 마침 날씨도 좋았고, 거기서 본 풍경이 정말 후덜덜 멋졌거든요.
그리고 힐이라고 해서 꽤 높은 줄 알았는데, 그닥 높지 않더라구요.
여기 이름의 유래는 갈릭어(Gaelic)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뜻이 숲으로 덮인 언덕(Forested hill)이랍니다.
그리고 과거부터 스코틀랜드 정부 주요 건물이 여길 중심으로 있었다고 해서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갖기도 했다네요.
지금은 에딘버러의 또 하나의 상징으로서 그림이나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여긴 매년 4월 30일에는 벨테인 불 축제(Beltane Fire Festival)가 있답니다.
밤에 횃불을 켜고 춤추고 거리 행진하고 그런 거라는데, 영국에서 본 본파이어 축제(궁금하신 분은 http://badaso.tistory.com/135 참고)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르겠죠. 벨테인은 여기 새해를 기념하는 축제고 본파이어는 과거 반역을 일으키려했던 사람을 기념하는 축제니까요.

여튼, 사진에 보이는 것이 칼튼힐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실, 저기 말고 둘러가는(?) 길이 또 있는데, 저흰 저 길로 갔죠. 왜냐구요? 짧으니까 ^^;
돌아가는 길은 정말 꽤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걸어가진 않았는데, 지도를 보니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올라가는 길 난간 끝엔 저렇게 사자 모양의 장식이 있습니다. 불쌍하게도 한 놈은 제 아내에게 사정없이 코가 들리는 고문을 당해야 했네요 ^^;;

정상(?)에 올라가면 피사의 탑처럼 옆으로 휜 탑이 보입니다. 넬슨 기념탑(Nelson's Monument)인데 뭣 때문에 저렇게 해놨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신기하더군요.
저 뒤로 보이는 언덕을 가만히 보니까 저기도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마치 많이 알려진 등산코스처럼 보였네요.
만약 저희도 시간이 넉넉했다면 저길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넬슨 기념탑 반대편으로 가면 또 다른 탑(?)이 있습니다. 이 녀석은 가까이 가보니 두갈드 수튜어트(Dugald Stewart)를 기념하는 뭐시기라 하네요^^. 여튼, 칼튼힐 사진에 상당히 자주 보이는 녀석이란 건 알 수 있었네요.

이왕 역광 사진이 나왔으니, 역광사진 더 보여드리죠^^





이 날 하늘 상태가 상당히 오묘해서 나름 기분 좋았습니다.
이런 풍경 언제 또 보나 싶을 정도였거든요.


여튼, 앞서 말씀드린 조그만 탑 옆으로 가면 사람들이 앉아서 풍경을 즐기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좋지 않나요? 전 지금까지 에딘버러 와서 몇번이나 감탄하고 또 감탄했지만, 여기 칼튼힐에 와서 여길 보고 또 한번 감탄했네요.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네요.



멀리 보이는 건물들을 보니 갑자기 어릴 적에 봤던 책을 꺼내고 싶어지더군요.
그리고 지금 제가 이런 고딕풍의 건물들이 즐비한 곳을 거닐고 있다니 믿기지 않았네요 ^^;
흠... 정말 이 순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어서. ^^


다시 반대편을 보면 멀리 국립 기념관(National Monument)가 보입니다. 마치 그리스신화에나 나옴직한 모습이죠? ^^;
저긴 나폴레옹과의 전투에 나섰던 병사들을 기념하여 세웠던, 아니 세우려고 했던 기념탑이었는데 자금문제로 건설 도중에 멈춰버렸다네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저대로 그냥 놔두고 있답니다.
현재는 현지인 사이에서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계속 얘기가 나와서 뭔가 움직임이 있긴 한데, 건설 관련해선 아직 깜깜 무소식이라네요. --;

멀리서 보는 거랑 틀리게 가까이 가보니 깜짝 놀랄 정도로 큽니다.
하지만 기념탑이라기 보단 그냥 건물 외벽 같더군요.
설마 기념탑 건물 외벽은 아니겠죠? 그렇담 처음 시작할 때 얼마나 큰 규모를 생각하고 시작한 건지...



저 건물 난간(?)으로 올라가는 길이 따로 없기 때문에 매달려 올라가야 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좋았네요. 조금이긴 했지만 눈 높이가 조금 올라가니 보이는 풍경도 달리 보였거든요.

그나저나 이상하게 저 위엔 불량 청소년(?)처럼 보이는 애들이 왜 그리 많던지 신기했네요.
제가 잘 못 본 건지도 모르겠는데, 아무리 봐도 끽해야 17살 정도인 애들인데 술병 들고 나발 부는 애가 보이기도 하고 어딘가에선 끈적끈적한 연애행각을 벌이는 그룹(?)들도 보였거든요 ^^;
설마... 여기가 이런 친구들 놀이터가 되어버린건지...
하긴, 쟤들이 연애를 하든 뭘 하든 그게 뭐 대수겠어요?
다만 여길 처음 온 관광객들은 당황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술 취한 녀석들이 길가에다 술병을 던져서 길에 깨진 병들이 널려 있기도 했고, 가끔 소란스럽게 해서 조금 조심스러워지더라구요.


칼튼힐을 다녀오고 나선 왜 그리 평이 갈리는지 솔직히 전 이해가 안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거든요.
올라가는 길이 엄청 고생스러운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걷는 것에 비해 엄청 멋진 풍경을 선사해 줬거든요.
날씨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음... 예, 별로 공감이 안가더라구요.
그래서 혼자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 사람들 평이 그렇게 갈렸는지.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네요.
보통 여길 가는 사람들은 일몰 즈음에 많이 가는데, 여행할 때 일몰 즈음은 아주아주아주 피곤할 때죠.
그 전까지 많이 걷기도 했을테고. 그래서 제대로 풍경을 볼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니었을까? 했네요.
그럴듯 하지 않나요? ^^;

여튼, 에딘버러에서의 투어는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다음 포스트는 드디어 하이랜드 투어로 넘어가겠네요. ^^
열심히 정리해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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