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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수도를 왔는데 여길 안 가면 섭하지. 에딘버러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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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수도를 왔는데 여길 안 가면 섭하지. 에딘버러성

JosephKimImage 2010. 7. 6. 07:49


캐슬록 호스텔에서 불과 5분거리.
계단을 오르면 바로 에딘버러성(Edinburgh Castle)이 보입니다.
그런데 정면에서 보면 의외로 심심해 보입니다. 웅장함은 안 느껴지고 수많은 사람들 목소리로 머리가 어질어질하더군요 --;

이 성은 워낙에 유명해서 에딘버러에 오는 관광객들은 거의 대부분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단체관광으로 오신 경우는 거의 100% 다 온다고 보면 되죠.
성 건물이 원체 잘 보존되어 있는데다 그 모습 또한 웅장함과 아름다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 받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구나 소멸된 화산 꼭대기에다 성을 지었기 때문에 에딘버러 내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에딘버러 시내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도 유명한 것 같습니다.


입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길을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지만 입장료가 너무 비싼 듯 했습니다.
1인당 14파운드. 숙박비랑 같네요--;

게다가 음성 안내장치 대여가
3.5파운드.
그리고 실내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되는데 그것도 얼마를 내야하더군요.

저흰 그냥 안찍고 말지 하고 그냥 갔는데, 나중에 보니까 다들 그냥 찍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성에서 나갈 때 직원이 사진 뭐라뭐라 하면서 물어보는데, 그냥 안찍었다 하니 별 말 없이 보내주더군요.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조그만 성문이 나옵니다. 영화에서 종종 봤던 바로 그 성문이더군요.
저길 지나가는데 반지의 제왕에서 봤던 성문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좀 작긴 하지만 멋지단 생각이 들었네요.

지나가면서 사람들을 보니 정말 단체 관광객들이 엄청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외국인(?)인 것 같았네요.

아, 한가지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본 동양계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는 거. 신기하게도 여기선 일본사람을 거의 못 봤네요. 한국사람도 몇몇 봤는데 말이죠.

생각해보니, 스코틀랜드 여행 내내 계속 그랬네요. 엄청나게 많은 중국인들은 볼 수 있었는데, 일본사람은 한명도, 단 한명도 못 봤네요. 이상하지 않나요?
일본 사람들은 스코틀랜드를 싫어하는 건지...
아프리카에서는 지나가는 동양계만 보면 '헤이, 재패니~즈'하고 부르던데, 여긴 중국인이 강센가 봅니다^^;




위 사진은 예쁜 건물 앞에서 즐겁게 사진 찍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무뚝뚝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중국인 아주머니 모습이 시선을 끌어서 저도 모르게 찍었던 겁니다.
단체관광으로 오셔서 바쁜 일정 때문에 지쳐보이는 듯 하지 않나요?
우리나라 여행사에서도 여행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하던데, 그들이 저 아주머니 같은 표정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 내부 건물은 대부분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전시물들이 거의 다 과거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었네요. 전쟁을 싫어하는 저희 부부는 처음에 좀 신경써서 보다가 나중엔 거의 날림으로 지나갔었죠 ^^;
전략적 요지에 위치한 성의 특성상 여길 둘러싼 전투가 많았을 것은 이해하지만 굳이 전시물을 이렇게 죄다 전쟁 이야기로 도배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네요.


전쟁 전쟁 하도 그래서 좀 평화로운 분위기를 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찾은 곳이 성당.
처음엔 어디 있는지 찾질 못해 좀 헤맸죠.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고 보니 뒷편에 보이는 게 성당이었네요. 겉모습을 봐선 절대 알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여튼, 내부는 정말 협소하더군요. 분위기는 좋긴 했는데 말이죠 ^^

사실, 성당이 아니라도 확 트인 풍경은 기분 좋게 해줬습니다.
비록 날씨가 좀 구질구질하긴 했지만 말이죠.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에딘버러성을 보러 오는게 아니라 여기서 보는 저 풍경을 보러 오는 게 아닐까 싶네요.
날씨에 따라 그 풍경 또한 매우 다채롭다는데, 정말 그럴 것 같았습니다.




성 둘레를 따라 돌면서 보다보면 멀리 국립 미술관스콧 기념탑, 그리고 더 멀리 칼튼 힐(Calton Hill)이 한눈에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래에 있을 땐 그렇게 크게 보였는데, 여기서 보니 마을이 어쩐지 아담해 보이더군요. 건물들도 귀여워 보이고 고풍스럽기 보다 조그만 동네 마을 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랬네요^^
좀 다른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건물 내부에선 거의 사진을 안 찍었는데, 그 이윤 이미 얘기했던 것처럼 대부분이 칼이나 전쟁 관련 물건들이라 찍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았거든요.
대신 가끔 재밌는 장면이 눈에 들어올 때 한장씩 찍었죠. 아래는 그 중 한장입니다.



어느 방 안이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찍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 어쩐지 재밌더군요.
뭔가 인위적이고 어색한 듯 하면서 각자가 연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


옛날 병사들 침실.
요즘 군대 막사랑 비교해도 썩 나쁘단 생각이 안들더군요 ^^; 분위기가 좀 어두워서 그렇지 나름 괜찮아 보였는데, 저기서 지냈던 사람들 들으면 화 낼지도 모르겠네요 --;




성을 둘러보는데 얼추 1~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제대로 봤다면 꽤 오래 걸릴 것 같더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론 건물 안 보다 밖이 훨씬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다정한 연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다수 보였는데, 데이트 장소로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네요.
한편, 싫다는 어린애를 굳이 성 난간에 세우려는 아이 엄마도 봤는데 옆에서 보는 제가 더 가슴 철렁했던 것 같습니다--; 저러다 진짜 떨어지면 어떻하려고...


나중에 성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다 보니, 웃기게도 풍경보다 관광객들 사진이 더 많더군요.
역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건물이나 풍경보다 관광객들이 더 눈길을 끌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이 별로였다란 의미는 아닙니다. 분명 건물들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저기서 보는 전망도 아주 멋졌습니다. 전시물은 제 취향이 아니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분명 가 볼만한 곳이죠.
아니, 여길 오지 않으면 이런 에딘버러 전경을 볼 수가 없으니 머스트씨(Must-see) 관광지임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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