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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프랑스&모나코

헝그리 여행객의 모나코 산책

JosephKimImage 2010. 10. 7. 15:36


모나코는 니스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갈 수 있습니다.
버스로 대략 1시간 정도면 닿는 곳인데, 그래도 명색이 외국인데 여권이나 이런 걸 챙겨야 되지 않을까 고민을 했었죠.
하지만 막상 가보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단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치 프랑스 남부에 있는 조그만 마을에 다녀오는 것 같았거든요.

버스는 1시간에 한 대씩 있어서 사전에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니스에서 모나코로 가는 길이 대단히 예쁜데, 전 좌석을 반대편에 앉는 바람에 사진을 찍질 못했습니다.
만약 가시게 되면 버스 진행방향의 오른편에 앉으시면 멋진 풍경을 잘 볼 수 있을 거에요.

여튼, 모나코로 들어가도 특별한 안내 멘트도 없고 그냥 여느 정류장이랑 같습니다.
옆에 손님이 말을 해주지 않았으면 쓸데없이 종점까지 갈 뻔 했죠.

버스에서 내려도 국경이니 이런 거 전혀 보이지도 않고 보이는 건 요트 선착장과 카지노들이었죠.
여기가 모나코야 뭐야?
한동안 어리둥절 했었죠.
마침 근처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런 경험 처음이다 싶었습니다.
국경 같은 것도 없는 외국이라니.



수많은 요트를 보면서 든 생각은 그냥 부산의 수영만 요트 경기장 같네 였습니다 --;;
뜨거운 햇살 덕분에 걸어 다니는 게 별로 좋진 않구나 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아서 그런지 모나코에 왔단 감흥이 덜했던 것 같습니다.



관광 안내소의 말에 따라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니 조그만 성 같은 게 보였습니다.
관광 책자에는 극장이라 나오는데 이름이 Fort-Antoine 라네요.



성 반대편으로 쭉 뻗어있는 방파제와 파란 하늘, 그리고 바다가 마치 청량제 같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록 기온은 엄청 뜨거웠지만 말예요.



사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이 장면이었습니다.
수영복을 입고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들.
물도 너무나 깨끗해서 멀리서도 바닥이 보일 정도였습니다.
정말이지 수영복이 있었더라면 당장이라도 물에 뛰어 들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네요.
바다가 수영장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수영을 못 하고 온 게 아쉽네요.



포트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거기로 올라가면 가든 같은 곳이 나옵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좋은데다, 여기저기 놓여진 벤치에 앉아 바다 쪽 풍경을 보기 좋았습니다.



큰(?)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박물관이 보입니다.
Musee Oceanographique 란 곳인데, 해양 박물관 같은 덴가 보다 했죠.
그런데 저희가 갔을 때 마침 인체신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한국에서도 했었죠.



박물관 입장료가 생각 외로 비싸 그냥 패스하고 계속해서 길을 따라 갔습니다.
주변 풍경도 그렇고 집들도 그렇고 정말 깨끗하고 예쁘더군요.



모나코 왕자와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식장으로 알려진 성당.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결혼식이었던 만큼 엄청나게 화려하고 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소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관만 그런 게 아니고 실내 역시 그리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느 성당보다 더 간소한 느낌이 들기도 했죠.
아마, 이 전에 벨기에에서 봤던 성당들이 너무 크고 화려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당을 뒤로한 채 계속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전까지 별로 보이지 않던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그만 골목길 안쪽을 보니 지금 지중해 근처 마을에 있단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좁다란 골목에서 갑자기 넓은 광장으로 들어서는데 경찰 같은 분이 통행을 저지하시더군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왕궁 근위병 교대식이 막 진행하고 있었네요.
그리고 그 주변으로 수많은 관광객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헐… 사람들이 별로 없다 했더니 그런 게 아니었네요.



사람들이 다 여기 와 있었으니 다른 데선 안 보였던 거네요.
그런데 왕궁이 참 아담한 것 같았습니다. 아까 본 성당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모나코란 나라가 돈 많은 나라라 들었는데, 건물 같은 건 심플하네요.
여기 사람들 취향이 그런 건지 아니면 건물 같은 건 아무려면 어때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모나코에서 카지노 말고는 이쪽이 가장 큰 관광지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기를 벗어나면 달리 갈 곳도 별로 없죠.



여튼,
여기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정말 멋졌습니다.

조그만 요트 선착장과 집들.



반대편을 내려다 보면 수많은 건물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건물들 뒤편으로 조그만 산도 보이는데, 참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맑은 날씨도 한 몫 했겠지만 정말 좋았네요.
온 세상이 파랗고 하얗고 그랬습니다.

왕궁에서 내려와 시내를 조금 더 다녔는데, 날씨가 너무 뜨거운 것 빼고는 조용하고 깨끗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참, 왕궁 근처에 대형 쇼핑몰 안에 까르푸가 있더군요.
거기서 간단히 먹을 걸 사서 다녔죠.

기억에 남는 건 친절하고 여유 있는 사람들.
영어로 잘 못하셔도 기꺼이 도와주려고 하시고, 그 와중에 농담도 던지시고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여기선 정말 근심걱정 하나 없었다 해도 될 정도였네요.

지중해의 조그만 나라 모나코.
만약 니스를 가신다면 꼭 빠트리지 말고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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