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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상 이야기

하늘바라기

JosephKimImage 2010. 10. 23. 12:02


순 우리말에 ‘바라기’란 말이 있는데, 그 뜻을 찾아 보면 ‘한쪽만 바라보도록 목이 굳은 사람’ 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왠 단어놀이냐 할지도 모르겠는데, 실은 해바라기 사진을 보다가 갑자기 그 뜻이 궁금해져 찾아봤거든요.
사전의 설명을 빌리면 해바라기는 ‘해만 바라보도록 목이 굳은 사람’이란 뜻이겠더군요.
뭐, 굳이 사전을 찾아보지 않았어도 대충 무슨 뜻이겠구나 예상은 했지만 일단 사전에 나와있는 설명을 보고 나니 이젠 잊어버릴래야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네요.

여튼, 이 단어의 의미를 알고 나서 딱 떠오른 사진이 바로 위 사진이었습니다.
하늘바라기.
이게 제가 저 사진의 주인공에게 붙인 이름이죠.
실제 이름이 무언지, 모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든 제겐 하늘바라기란 이름을 가진 친구가 되었습니다.

처음 저 친구를 봤을 때 그는 하늘에서 무언가 오길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고개 한번 움직이지도 않고 계속 하늘을 응시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신성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네요.
우주의 심오한 이치를 깨달은 사람처럼 거대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제 눈엔 저 친구가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마 제 눈에 저 친구는 하늘 너머 어딘가에 있는 꿈을, 혹은 어떤 이상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죠.
‘만약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저렇게 흔들림 없이 볼 수 있다면 나중에 정말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어왔고 읽어왔지만 이 때처럼 마음에 와 닿은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런 생각이 음성으로 들은 것도 아니고 문자로 읽은 것도 아닌, 그저 그의 모습을 보기만 했을 뿐인데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니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세상에 좋은 말 잘 하는 사람도 많고 좋은 글 잘 쓰는 사람 많지만 역시 최고의 스승은 조용히 모범을 보이는 모든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네요.
제 친구 하늘바라기 덕분에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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