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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트레킹 첫 번째 이야기

JosephKimImage 2011. 1. 7. 20:36
보통 카트만두에서 에베레스트로 가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비행기로 루끌라LUKLA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걸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버스로 지리JIRI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걸어 올라가는 것이죠.

그러나 시간여유가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지리에서 루끌라까지 가는 데만 해도 1주일이 걸리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다녀오려면 대략 20일 정도 걸리는 셈인데,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휴가기간을 생각해보면 무리죠.

카트만두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오전부터 있긴 한데, 지연이 많아 예상보다 늦게 뜨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비행기를 예약을 할 때 가능한 이른 시간으로 하라고 하더군요.

저희도 오전 일찍 출발하는 것으로 예약하고 공항엘 갔는데, 무슨 이윤지 모르겠지만 거의 한 시간 늦게 출발했습니다. 덕분에 오전 일찍 트레킹을 시작하려던 계획은 일찍이 접어야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잘 걷는 사람들은 루끌라에 도착하자마자 걸어서 남체NAMCHE까지도 간다는데 저흰 평소 산 한번 안 타본 생초보인데다 비행기가 늦게 뜨는 바람에 팍딩PHAKDING까지만 가고 쉬기로 했습니다.



루끌라에서 나오면서.
날씨도 좋고 멀리 구름 사이로 보이는 설산의 흔적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었죠. 



설산이 아니더라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앞에 떡 하니 서있는 산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설레게 하더군요.



전에 안나푸르나ANNAPURNA를 다녀와서 그런지 롯지LODGE들이 모여있는 마을 모습들이 낯설진 않았지만 조금은 다른 분위기와 시설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단 트레커TREKKER들이 눈에 많이 띄고 당구장이나 잉글리쉬 펍PUB들이 많은 게 그랬습니다.

롯지 시설은 생각보단 양호했지만 안나푸르나 보단 비싸서 가격대비는 별로더군요. 식대도 그렇고 숙박비도 조금씩 더 비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나푸르나에서는 고도가 낮은 곳에선 핫샤워HOT SHOWER가 공짜였는데, 여긴 무조건 다 돈을 받더군요. 

어짜피 게을러서 추운 데서 샤워 따윈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잘 됐다 싶었는데, 웃기게도 나중에는 샤워를 못하는 게 어찌나 괴롭던지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했더랬죠;;;

 

여튼, 저흰 불이 켜지는 것만 해도 어디냐며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준비할 땐 저런 전등 조차 없다고 들었거든요.

첫날은 일찌감치 짐 풀고 책 보며 쉬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팍딩 지나서 좀 더 갔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오후 2시 조금 넘어 도착해서 밥 먹고 나니 달리 할 것도 없고 여기저기 조금 어슬렁 거리다 책 읽다가 얘기하는 둥 시간을 보내는데 정말 따분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저희랑 같이 갔던 포터PORTER는 말이 없는데다 붙임성이 없어서 숙소 도착하자마자 사라지더군요.

덕분에 이번 에베레스트 트레킹에서 포터에게서 네팔어를 많이 배워보겠다던 아내의 희망은 사라지고 대신 다른 현지인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음… 이 포터 생각하면 지금도 불쾌한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나저나 첫날은 이렇게 따분하게 보내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날 푹 쉰 만큼 다음날은 좀 많이 걸어야 해서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첫날은 겨우 3시간 조금 더 걸었는데, 다음 날은 남체까지 7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데다 코스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니 초보 트레커로선 걱정할 만 하죠.

사실, 애초에 등산 한번 제대로 안 해본 저희가 에베레스트 올라간다니까 주변에서 많이 걱정하더군요. 거기다 출발하기 전 몇 일 동안 거의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있었으니 무리도 아니었죠. 뭐, 결과적으로 무사히 다녀왔으니 된 거 아닐까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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