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그려진 참새

브리즈번에 있는 퀸즈랜드 컬쳐럴 센터Queensland Cultural Centre에 가면 볼 수 있는 게 있습니다. 하늘에 그려진 건물 모형.
멀리서 보면 공중에 건물 하나가 세워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죠.



위 사진은 그 중 일부분을 저녁 무렵에 찍은 것입니다.
전체를 볼 때는 신기하게도 건물 모양을 하고 있지만 저렇게 일부분을 보면 그저 선들의 조합으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에 새 두 마리가 앉아 버리니 그나마 남아있던 입체감도 사라지네요.

이 순간 저 장면은 새로운 작품으로서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 화면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2차원 공간으로 옮겨진 거죠. 마치 빈 종이에다 선을 그어 놓고 두 마리 새를 점으로 찍어 놓은 듯한 이미지.

현실 공간에 그려진 가상 공간에서 다시 또 새로운 가상 공간을 본 셈인데요, 예술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창조되고 그 창조물 위에서 다시 새롭게 태어나고 그러다 보면 어떤 공간이나 개념에서 서로 돌고 도는 것.

여튼, 이렇게 예술 작품들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나가다 한 번씩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그리고 나면 뭔가를 창조할 수도 있겠죠.
모든 사람들은 다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분야는 각각 다르겠지만 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