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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상 이야기

명암

JosephKimImage 2011. 4. 14. 08:00



빛이 가득한 방은 하얀 도화지와 같습니다.
선명한 빛과 그렇지 않은 빛.
그 빛의 세기에 따라 드리워지는 그림자도 달라지죠.
마치 붓으로 그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색종이를 오려 붙인 듯도 합니다.
원래 전 명암이 분명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쩐지 구분 짓는 듯한 느낌이 절 불쾌하게 하거든요.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
뭔가 둘로 나누는 듯한 ‘그 것’이 절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렇게 명암이 뚜렷한 걸 피하게 되죠.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최근의 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명암이 상당히 뚜렷한 이미지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제가 싫어하는 느낌일 텐데,
그렇게 작업한 이미지가 많다니...

이제와 생각해보니 ‘싫다’란 감정이 인간의 감정 중 분노 다음으로 격렬하고 강하단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상당히 자극적인 요소인 셈이죠.

사진 작업을 할 때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촬영 후 후작업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경우엔 그 당시의 감정 상태가 많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음... 결국, 최근의 제 감정 상태가 썩 밝지 않았다는 거겠죠.
그래서 그런지 제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우울해지는 듯도 하고 불편해지는 듯도 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밝은 느낌의 긍정적인 감정을 담은 이미지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
가끔은 진지한 얘기를 할 필요도 있지만 늘 진지하면 지칠 테니까요.

진지할 땐 진지하게, 보통 땐 가볍게...
이렇게 바꿔나가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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