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브리즈번 근교 하이킹 : 카라와타 루프 트랙(Karawatha Loop Track) 본문
이번 주말 원래 가기로 했던 하이킹은 날씨 때문에 취소해야 했다. 전날부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이 되자 제법 많이 내렸다. 이번 주에 마운틴 쿠사를 갈 계획이었는데 거긴 비가 오면 미끄러지기 쉬운 곳이라 위험하기도 하고 비 때문에 체온이 떨어져 아플 수도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람들에게 하이킹 취소 소식을 알리고 앉아있는데, 괜히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적게 내리면 근처에 쉬운 곳이라도 다녀와야지 했다.
그래서 대충 찾아보다가 집 근처에 있는 카라와타 포레스트로 가기로 하고 예상 경로를 그리고 알람을 설정했다.
총 거리 10.1km, 경사가 거의 없어 아주 쉬운 곳이다. 다만...
아침에 집을 나설 땐 비가 그리 오지 않았는데, 출발지에 막상 도착하고 나서 걷기 시작하니 비가 갑자기 많이 오기 시작했다.
비가 너무 많이 올 때는 전화기를 꺼낼 생각도 못해서 사진을 못 찍다가 잠시라도 잦아지면 사진을 찍었다.
비 때문에 사람이 없어서인지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캥거루도 자주 보였다.
원래 비 맞으며 걷는 걸 싫어하진 않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비를 맞으니 좀 빨리 피곤해지긴 하는 것 같다.
다행이라면 트랙이 대부분 자갈길이 많고 질퍽이는 곳이 별로 없다는 점. 어떻게 보면 맑은 날엔 심심했을 곳인데 비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비만 아니었으면 여긴 혼자 올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10km 정도 되는 트랙이니 어린 아들과 막 갈 곳은 아니지만 하이킹을 막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괜찮은 곳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