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브리즈번 근교 하이킹 : 티브로가간 픽 트랙(Mount Tibrogargan Peak Track) 본문
첫 솔로 하이킹으로 플린더스픽(2019/03/27 - [하이킹 이야기] - 호주에서의 첫 솔로 하이킹)을 다녀오고 얼마 뒤에 마운트 비어와(Mount Beerwah)와 마운트 티브로가간(Mount Tibrogargan)의 존재를 알았다. 그러나 그 두 곳은 하이킹이라기보다 클라이밍에 가깝다 그래서 일단 하이킹 리스트에서는 제외했었지만 그래도 늘 한번 가봐야지 하며 벼르고 있었더랬다.
총거리는 불과 2.3km(실제로는 3km가 조금 넘는다) 밖에 안되지만 경사는 후덜덜 하다. 인터넷에서 찾은 후기들을 보면 다들 공통적으로 위험하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사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봐도 이건 거의 락클라이밍이다 싶었다.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렸는데 마침 적당한 날이 왔다. 이번엔 다른 사람들 없이 혼자 가기로 했다. 위험한데 괜히 같이 가자 해서 책임 못질 일 생길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온전히 혼자서 즐기고 싶은 마음도 컸다.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 보아하니 코스가 하이킹용이랑 클라이밍용이 있는 듯 하다.
눈앞에 산이 딱. 막상 저걸 보니 어떻게 저길 올라갈까 싶기도 했다.
초반은 가벼운 산길.
그리고 위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서부터 본격적인 경사가 시작된다. 본격적인 경사라 해도 여전히 하이킹(?)스런 길이다.
그러나 딱 위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부터는 락클라이밍이다. 더 이상 하이킹이라 부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위 사진에 빨간 표시는 나보다 먼저 올라가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걷고 있는 게 아니라 매달려 있었다. 나도 곧 저렇게 올라간다.
앞서 보여준 그 초반만 아주 가파르다. 일단 올라가면 뒷풍경이 시원하다.
시원한 뒷 풍경과 달리 앞 풍경은 이랬다. 그나마 좀 경사가 좀 나아졌다 해도 여전히 가파르긴 하다.
저런 델 올라가는 와중에 사진 찍을 생각을 하다니... 사실, 암벽등반 정도는 아니어서 사진 찍는 게 그리 위험하진 않았다.
위 표시가 보이면 다 올라온 거다.
정상으로 가는 길... 갔다가 금방 돌아왔다. 저길 좀 더 지나가면 정상이 나오는데 거긴 주변이 막혀 풍경이 별로 좋지 않았다. 오히려 아까 그 표지판이 있던 곳에서 보는 풍경이 좋았다.
이렇게 보인다. 여기서 잠시 쉬고 있는데 기온이 조금 높은 편인데도 바람이 부니 차게 느껴졌다.
돌아서 내려가는 길... 올라갈 때는 아래를 볼 일이 없으니 높다 생각 안 했는데 막상 내려가려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꽤 높다. 높은 델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오면 안 될 것 같다. 여기 후기를 보다 보니 어떤 사람은 올라가기는 잘 올라갔는데, 내려올 때 너무 떨어서 구조헬기를 불렀단다. 그 글을 읽을 때는 별로 크게 생각 안 했는데 막상 이렇게 보니 그럴 만하다 싶었다. 그리고 사진을 보다 보면 알겠지만 바위들이 대단히 맨질맨질하다. 비 온 후나 비 오는 날은 절대 피해야 할 것 같다. 난 5시 반쯤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내려오니 7시가 좀 안 됐다. 내가 올라갈 때만 해도 주차장에 차 두 대밖에 없었는데 내려가니 주차장이 꽉 차서 바깥 도로에 까지 차를 세웠더라. 과연 여기가 좀 핫한 곳이긴 한가보다.
아무튼 그렇게 별렀던 곳을 다녀오고 나니 참 뿌듯하다. 다음엔 마운트 비어와를 다녀오면 될 것 같다. 거기가 좀 더 힘들다 그랬는데 어떨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