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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세째날 2/2 (사파리 in 응고롱고) 본문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아프리카(탄자니아, 케냐)

아프리카 여행, 세째날 2/2 (사파리 in 응고롱고)

JosephKimImage 2010. 5. 14. 20:13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저흰 응고롱고 입구에서 볼일을 마치고 서둘러 차에 올랐습니다.
왜냐하면 응고롱고 입구에서 출구까지 대략 4시간이 넘어 걸리기 때문에 아차 하면 늦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입구를 나오자마자 멀리 타조들과 임팔라 무리들이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동물들 수는 응고롱고가 세렝게티 보다 많았던 것 같네요.
사람들 얘기로는 우기라 세렝게티에 있는 동물들이 응고롱고 쪽으로 이동해서 그렇답니다. 그런데 원래 듣기론 응고롱고는 화산 분지라 동물의 이동이 없다고 했는데, 어느 쪽이 맞는지 모르겠군요.






임팔라 무리를 지나자마자 얼마 안되어 누 무리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수가 어찌나 많던지 멀리서 보면 어두운 빛깔의 숲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바로 근처에는 얼룩말 떼들도 있었는데 그 모습이 특이했습니다.

첫번째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마치 연인같은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땅바닥에 자빠져서 뒹굴거리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걸 봤을 땐 뭐하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얘길 들으니 저게 목욕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흠...


얘네들을 막 지나는데 앞쪽에서 다른 차량이 왔습니다.
그래서 혹시 사자를 봤냐고 물어봤는데 거기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봤다고 하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 서둘러 얘기해 준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막상 일러준 곳으로 가보니 보이지 않더군요.
아... 다른데로 가버렸나... 낙담하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풀밭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숫사자와 암사자 2쌍이 풀밭에 드러누워 있는 걸 알 수 있었죠.


와~ 마침내 사자를 발견했다고 기뻐하고 있는데 저들 중 한쌍의 움직임이 심상찮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숫사자가 암사자 등 위에 쪼그려 앉아 있다가 일어났는데 암사자가 벌러덩 드러누워버리더군요;;



네... 쟤들 방금 저희 눈앞에서 거사를 치룬 거였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봤던 겁니다.


그러나 어쩐지 싱겁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좀 드라마틱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저러고 말다니...
그들은 한동안 풀밭에 그대로 누워 있더니 이런 저의 생각을 알았는지 잠시 후 다시 팬서비스(?)를 해주었습니다.

드러누웠던 사자 두마리는 다른 장소를 옮겨 제 2라운드(?)를 시작하더군요^^






이건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얘네들 팬서비스를 제대로 해줬네요^^;

게다가 아까와 달리 마지막에 포효까지 하더군요. 우워~~~

정말 진기한 장면을 본 것 같습니다.
독수리가 뱀을 잡아 먹는 모습도 운이 좋았다 생각하고 있는데 사자가 거시기(?) 하는 것까지 보다니 정말 복이 다발로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거기서 한동안 머물면서 또 뭔가 있지 않을까 기다려봤는데 너무 힘을 많이 썼는지 이 후론 풀밭에 누워 꼼짝도 않았습니다.

더이상 이벤트(?)는 없겠다 생각이 들어 저희도 거기서 나와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누 무리들과 임팔라 무리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더군요.



바로 근처에 사자가 있는 걸 알고도 저러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아참, 누 무리를 보고 있는데 그 가운데 희한하게 생긴 새가 있더군요.


허리를 숙인 모습이 누 같지 않나요?
어쩐지 가족이라 해도 믿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점점 산 쪽으로 갈 수록 눈에 띄게 동물들은 안보이고 대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과연 멀지 않은 곳에 마사이 부족 마을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입구까지 들어가서 잠시 집만 보고 차를 돌렸는데 만약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엄청난 환대를 받을 수 있다네요.
게다가 환영하는 의미에서 전통 퍼폼먼스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리곤 돈을 요구하죠^^;;

마을에서 나와 조금 가다 보니 멀리 한쌍의 기린이 보였습니다.


여긴 목을 교차 시키는게 유행인가봐요.
아까 봤던 얼룩말도 그러더니 쟤들도 저러고 있더군요.

확실히 응고롱고에 오니 세렝게티와 풍경이 달랐습니다.
세렝게티는 사방이 확 트인 초원이었는데, 응고롱고는 사방이 산(?)이더군요.

그래서 그런가 마치 무슨 목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별로 넓지 않은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시작할 때 얘기했듯이 여길 지나갈려면 4시간이 넘어 걸린답니다.
결코 좁지 않죠^^;;




솔직히 아프리카 오기 전엔 마사이 부족 사람들은 죄다 걸어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군요.
  한참 달리고 있는데 앞쪽에서 먼지를 날리며 오고 있는 트럭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위엔 사람들이 있더군요.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요즘 마사이 부족 사람들도 시내로 나와서 일을 하기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그런다네요.
물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이 있답니다.

여튼, 산에 가까워지니 지금껏 봤던 풍경과 사뭇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하늘 빛깔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참 신기하단 생각을 했었네요.
아래서 본 하늘과 약간 올라가서 본 하늘이 이렇게 다를 거라곤 생각을 못했거든요.



산길을 한참 올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앞쪽에 길을 건너가는 기린 무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마리, 아니면 두 마리씩만 있는 걸 봤었는데, 무리로 있는 건 여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음... 짐작컨대 앞에서 본 녀석들은 무리에서 이탈한 게 아닌가 싶네요.

특히 두 마리는 둘이 따로 놀다가...
에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산악 지역이라 해가 빨리 지는지 방향에 따라선 카메라에 해가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동물들이 사라지고 나니 눈부신 풍경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더군요.

비록 사진에 플레어가 작렬하긴 하지만 나름 멋있는 것 같습니다^^;

한참 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가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 또한 기가 막히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말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힐 듯 하더군요.
그런데 이 때 '와~ 진달래가 만발하네' 했다가 아내한테 바보취급 당했네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진달래는 아니라더군요.

여튼, 정말 이런 풍경은 보고 또 봐도 감동할 것 같았습니다.

산을 올라가는 내내 감탄하고 사진 찍고 감동하고 사진 찍고를 반복했던 것 같네요^^;


가끔 길가에 소떼들을 볼 수 있었는데 처음엔 그냥 돌아다니는 녀석들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은 곳에 소몰이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죠.

하긴 여기선 목축이 주 산업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데다 비가 자주 오는 게 아닐테니까요.

산 정상을 향해 거의 다와 갈 무렵부턴 신기하게도 땅 색깔이 붉은 색을 띠기 시작하더군요. 허참 희한하네... 하며 감탄하고 있는데 멀리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얼마 안 가서 전방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창을 들고 노랠 부르며 오는 게 보이더군요.
이게 왠 떡인가 싶었습니다. 이 날 정말 제대로 운이 트였나봅니다.

한편으론 다신 오지 말라는 뜻인가 싶기도 했네요^^;

여튼, 아쉽게도 책임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사진을 못찍게 하는 바람에 가까이 가서는 눈으로만 봐야했습니다.

사람들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멀리 큰 건물이 보였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숙소가 있는 곳인데 대충 봐도 꽤 멋있더군요.
저기서 응고롱고 분지가 거의 다 보인다고 하니 정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기를 지나고 나니 바로 근처에 산정상 표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마지막까지 감동을 주더군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잠시 쉬다가 계속해서 출구로 가는데 거짓말처럼 여기서부터 풍경은 심심했습니다.

그냥 우리나라 시골같은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밭 같은 게 보였다가 가끔 집이 보이고 도로도 잘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어리둥절할 정도였습니다.
마치 전혀 다른 사진을 이어붙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네요.

산정상에서 출구까지는 의외로 가까웠습니다.

출구를 나서니 저희같이 막나온 차량도 있고, 이제 들어가는 차량도 보였습니다. 지금 들어가는 차량들은 아마 아까 저희가 봤던 숙소로 가겠죠.

여튼, 출구에서 간단히 볼일을 보고 아루샤를 향해 달렸습니다.
가는 도중에 조그만 전망대 같은 곳이 있어서 가봤는데 놀랍게도 엄청나게 큰 호수가 있더군요.



호수 이름이 기억이... 만야라(Manyara) 였던 것 같네요.
저희가 갔을 때는 수량이 많이 줄어있는 때라고 하니 많을 때는 어느 정도일지 짐작도 안 됐습니다.

하루동안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를 본 건데 느낌이 며칠에 걸쳐 본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봐서 그런 듯 하네요.

지금도 그 때 본 풍경들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걸 보면 정말 환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휴... 이래서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오면 사파리를 가야 된다고 하나 봐요.


여기서 나와 다시 아루샤로 향하는데 정말 해가 순식간에 지더군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방이 깜깜해졌습니다.


특히, 여긴 가로등이 없는데다 다니는 차도 없어서 더 어두웠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운전하시는 분은 엄청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가로등 없는 어두운 길을 운전해봤었는데 엄청 피곤했었거든요.


여튼, 저흰 아루샤에 무사히 잘 도착했는데, 확실히 므완자보단 번화한 도시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도로에 다니는 차량들이 눈에 띄게 많은 것 같더군요.
좁은 데 모아 놓아서 그런가...


저희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에서 방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짐을 풀고 식사를 한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죠.
하루종일 돌아 다녀서 그런가 금방 잠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 호텔 시설은 밖에서 보기엔 크고 그럴 듯 해 보였는데 내부는 좀... 솔직히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샤워시설도 좀 거시기 했고...

그러고 보니 어이없는 일도 있었네요.
침대에 있는 모기장이 이상해서 직원에게 전화해서 교체를 해달라고 하니 처음엔 수건을 가져오고 두번째는 아예 깜깜 무소식이더군요.

왠만하면 그냥 자겠는데 혹시 말라리아에 걸리면 어떻하나 신경이 쓰여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로비로 내려갔더니 직원은 이미 퇴근하고 없어서 다른 직원을 찾으러 다녀야 했네요. 정말 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은 다른 직원과 얘기해서 방을 옮겼는데, 참... 기분이 안좋더군요.
손님한테 뭔가 처리해 주겠다 해 놓고는 그냥 퇴근을 하다니...
그런데 더 웃긴 건  거기 직원들 반응이었습니다.
별 거 아니란 듯 얘기하는 걸 보고 속으로 여기 인간들은 나와 다른 게 맞나 보다 했었네요--;;;


하여간 이로써 이번 포스팅도 끝났습니다.
이 날 여행은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게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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