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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영국

데빌스 다이크(Devil's dyke)

JosephKimImage 2010. 6. 18. 03:25
오랜만에 브라이튼 밖으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데빌스 다이크(http://en.wikipedia.org/wiki/Devil's_Dyke,_Sussex)란 곳인데, 행글라이더나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으로 유명한 곳이죠. 또한 트랙킹 코스로도 이름 나 있습니다.
사실 '브라이튼 밖'이라고 얘기하기도 그런게 시내에서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밖에 안 걸리거든요. 풍경은 완전 시외긴 하지만 말이죠. 생각해보니 거리가 예전에 갔던 로팅딘(http://badaso.tistory.com/150)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먼 것 같네요.

여기로 가는 버스(77번)는 운행을 비정기적으로 해서 출발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더군요. 겨울엔 주말에만 운행을 하고 날이 따뜻해지면 주중에도 운행을 하는데, 다만 1시간에 1, 2대만 운행합니다.
그리고 요금은 예전에 알아봤을 땐 시외요금으로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했는데 저흰 그냥 탔네요. 바뀐 건지 예전에 본 게 오보였는지 모르겠군요.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갑자기 넓은 초원이 확 펼쳐지는데, 이런 녹지는 언제 봐도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중간에 내려서 사진을 찍고 싶을 정도로 정말 멋졌는데, 불행히도 시내를 벗어나 데빌스 다이크에 도착할 때까지 정차역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음 번엔 자전거를 타고 오거나 트랙킹을 해봐야겠단 생각을 했네요.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행글라이더가 눈에 띄더군요.
그리고 근처에 트랙킹을 하는 듯한 무리도 많이 보였습니다.

구름이 좀 많았는데 트랙킹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좋을 것 같았네요.


도로에서 나와 초원 근처를 둘러봤는데, 정말 눈이 시원해지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사진에도 보이지만 좁다란 트랙킹 코스도 정말 괜찮아 보였습니다. 저런 길이라면 걸어볼 만 하겠단 생각이 들었네요. 저 길을 따라 계속 가면 야영장이 있다고 하던데 날씨가 좋으면 재미있을 것 같더군요.


신기하게도 망원경이 있었는데 솔직히 왜 저게 설치되어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설마 하늘에 있는 행글라이더나 패러글라이더를 보라고 둔 건 아니겠죠?

하늘을 보면 정말 많은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가 보입니다. 예전에 행글라이더를 탔을 때를 생각하니 여긴 정말 기가 막히게 좋은 활공장 같네요.
주변이 확 트여 시야도 좋고 계곡 쪽에서 끊임없이 바람이 불어오더군요. 이런 곳이라면 원 없이 하늘에 떠 있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튼, 지금까지 행글라이더가 뜨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어 궁금했었는데 마침 누가 활공 준비를 하더군요.


정말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아마 바람 세기나 방향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보는 사람도 지루할 정도로 오래 기다려야 했네요.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하늘로 날아가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느낌이 어린 새가 뒤뚱거리다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지상에선 어쩐지 불안불안 하더만 하늘에 오르니 힘차게 날아가더군요.

이어서 다음 타자가 준비를 하는데 부럽더군요^^
그런데 저렇게 행글라이더를 타려면 일정기간의 훈련을 마쳐야, 비로서 탈 수 있다네요. 여기 브라이튼의 경우엔 보통 5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패러는 하루만 하면 탈 수 있다는데 그 보단 좀 오래 걸리더군요.

마침 근처에서 패러글라이더도 활공 준비를 하고 있어 옆에서 봤습니다.
보다보니 옛날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


저흰 활공장을 뒤로 하고 트랙킹 코스 쪽으로 가봤습니다.
고개를 따라 길이 나 있는데, 정말 걷고 싶어지는 길이더군요.
그리고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멀리 바다도 보이는데 '기가 막히게'란 표현은 이럴 때 쓰겠구나 싶었네요.
다음번엔 여길 트랙킹으로 와봐야겠단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곳이 패러가 주로 날고 있던 데입니다.
저 아래에서 쉬지않고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계속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 밑에서 봐도 참 멋진데, 저 위에서 보면 얼마나 멋질까요? ^^



주차장 뒷편으로도 길이 있는데 여기도 역시 트랙킹 코스인 것 같았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V자 모양의 협곡이 철기시대 이전엔 방어 요충지로 쓰였다는 곳이랍니다.
음... 여기가 전쟁터였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생뚱 맞아 보이더군요. 지금 보기엔 너무나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 밖에 안 드는데 말이죠.



여길 마지막으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버스 타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역시 '다음에 다시 오자' 였습니다.
한번만 보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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