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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랜드 : 저녁노을의 도시, 인버네스

JosephKimImage 2010. 7. 22. 07:57
하이랜드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도시, 인버네스(Inverness).
그 이름은 갈릭어로 네스강의 입(Mouth of the river Ness)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아니나 다를까 도시 한가운데를 강이 가로질러 흐르고 있습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인버니스성은 약간 당황스럽습니다.
함께 다니는 가이드 조차도 '가보고 싶으면 가봐라'라고 할 정도로 심심합니다.
아니, 가까이 가서 이름을 찾아보기 전까진 성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냥 호텔이려나 했죠. 그런데 성, 맞았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봤던 사진... 정말 사진빨 제대로 받았던 것 같네요^^;



성에서 바라본 숙소.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제가 묵었던 숙소입니다.
제일 정면에 사람들이 보이는 곳은 레스토랑이고 그 뒤로 호스텔이 있습니다.

시설이 에딘버러에서 묵었던 호스텔과 비교하면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좁고 화장실도 6개방에 두개밖에 없고 샤워실은 달랑 두개 뿐이었네요.
그러나 이 근처 호스텔은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좋은 시설을 원하면 시내에 있는 호텔로 고고 하셔야 될 것 같군요. ^^;



식사를 하기 위해 갔던 시내.
시각이 7시를 막 넘겼을 뿐인데, 거리가 무척 한산했습니다.
괜히 어두운 듯도 하고 느낌이 그리 깔끔하진 않네요.

시내에는 대형할인마트가 있습니다. 여기서 다음날 아침에 먹을 걸 사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는 가격에 비해 너무 빈약하거든요.



마트에서 맥주 한꾸러미 사들고 성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인버니스에선 가장 좋은 전망을 제공하는 곳이 바로 여기인 것 같네요.
비록 성 그자체에 대해선 실망했지만, 거기서 내려다보는 마을 전경은 정말 평화롭고 기분 좋았습니다.



갑자기 시야에 나타났다가 사라져가는 새 한마리.
무언지 알 수 없는 잔잔한 느낌에 물방울 하나 떨어진 듯 했네요.

어느 순간, 하늘 저편에 붉게 물든 석양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버니스는 지리적으로 북쪽에 위치한 덕분에 여름엔 11시나 되야 해가 완전히 진답니다.
해가 늦게 진다고 해서 늦게까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건 아니더군요.



이상하게도 술은 제가 마셨는데, 하늘이 붉게 물들었네요.
그 빛깔이 어쩐지 칵테일 같은 오묘한 색을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하늘에서 장비빛 와인이 내리는 듯한 모습이 제 눈 가득 채워졌습니다.
잔잔한 음악이라도 있었음 딱 좋았을 듯 했네요.


인버니스는 저녁에 온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도시였습니다.
도시 그 자체는 사실, 별로 볼꺼리가 없었거든요.
그냥 예쁜 산책로와 저런 멋진 저녁 풍경.
한가롭게 거니면 딱 좋을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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