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본문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프랑스&모나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JosephKimImage 2010. 9. 13. 18:10


파리의 남서쪽, 지하철의 종착역에서 버스를 타고 20여분을 더 가면 닿는 곳, 베르사유(Versailles) 궁전을 다녀왔습니다.
원래 여기는 워낙 규모가 커서 아침 일찍 가도 하루 종일 봐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흰 궁전 내부를 포기하기로 하고 느지막이 오후에 갔죠.

여긴 늘 관광객들로 북적이기 때문에 입장권을 사고 안에 들어가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뮤지엄 패스’를 구입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뮤지엄 패스를 가지고도 그냥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 듯 합니다.
패스를 보여주고 지나간다고 얘기하고 사람들을 지나가면 되는데 아마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그냥 기다려 버리는 게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절대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냥 패스 보여주고 지나가시면 됩니다.



베르사유 궁전 내부를 관람하는 건 입장권을 사야 하지만 정원을 보는 건 무료입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궁전 내부는 좀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건 아마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 듯 하네요.
반대로 가든은 공짜라 그런지 대부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듯 합니다. 물론 저 역시 아주 좋아했었죠. 꼭 공짜여서가 아니라 정말 기가 막히게 꾸며져 있었거든요.



궁전 뒤편으로 넓게, 아니 ‘넓게’란 표현은 부족하고 ‘광활하게’ 펼쳐진 정원을 보고 있자니 그 옛날 이 걸 만드느라 고생했을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보는 사람이야 멋있다 좋아하고 있지만 그 사람들은 죽도록 일 했을 텐데 말예요.



여튼,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보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첫째는 전기 자동차로 성인 4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데 비용은 가장 비싸지만 기다릴 필요도 거의 없는 데다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으니 정말 매력적이죠.
다만 갈 수 있는 곳이 좀 제한적이고 시간당 35유로라는 금액은 결코 적지 않죠.

둘째는 꼬마 기차인데 1인당 6.5유로로 정원 입구에서 사도 되고 나중에 정원 내에서 바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원 안에서 살 때는 탈 때마다 무조건 3유로(?)로 더 비싸죠.
여튼, 사람이 많을 때는 좀 기다려야 하긴 해도 정원을 둘러보는 데 가장 무난한 방법인 듯 합니다.
정원 안에서 두어 번 하차를 할 수 있는데 그 때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타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보는 게 좋은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보로 둘러보는 건데… 이 경우는 당연히 추가 비용이 들지는 않겠지만 어지간하면 말리고 싶네요.
왜냐하면 입구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면 ‘와, 크네~’ 하지만 솔직히 걸어 다닐 만 하게 보이는데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마라톤 하실 생각이 아니라면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정원을 다 둘러볼 수 있을 듯 하네요 ^^; 만약 아침 일찍 가서 하루 종일 산책이나 하시겠다면 그 땐 고려를 해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궁전의 뒷모습을 보니 그냥 그런 궁전으로 보였습니다.
어쩜 이렇게 정면에서 보는 것과 다를 수가 있는지 놀랄 지경이었죠.



정원 입구 쪽에 있는 조그만 인공 호수 주변에는 여기저기 고풍스런 상들이 있는데 여기 궁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인공호수 뒤로 멀리 대운하가 보이는데 별로 안 크네 했다가 나중에 깜짝 놀랬죠.



정원은 전형적인 프랑스식 스타일로 꾸며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식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식이 더 눈이 즐거웠던 것 같네요.



건축물 또한 영국식과는 뭔가 다른 듯 한데 솔직히 정확히 어떻게 다르다고 꼬집어 말 할 수가 없네요.



꼬마 기차의 모습입니다.
제일 기억나는 건 기차가 이동할 때 음악소리가 나오는데 그게 참 재밌었죠.
클래식 곡이었는데 정말 생뚱맞은 듯한 곡이었거든요.
게다가 테이프까지 늘어져서 차라리 음악이 없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여길 가시게 되면 깜짝 놀랄 것 중 하나가 쭉 뻗은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원하게 나 있는 길을 보고 있자니 여기가 정원이란 사실을 잊어 버릴 것 같았죠.



아참, 여기서 유명한 음식으로 ‘마카롱’을 사진의 저 건물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꼬마 기차 승차장에서 기다리면서 잠시 들렀는데 좀 비싸긴 했지만 맛 있었네요.



대운하에 도착해서 보면 멀리서 보던 것과 달리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 위에 많은 백조들과 한가로이 떠다니고 있는 보트들.
평화로운 느낌 가득했습니다.



물 반대편으로 보면 넓은 공원이 보입니다.
음… 정원 안에 공원이 있다고 하자니 이상하네요.
일반적으로 공원 안에 정원이 있다고 하지 않나요? 여튼, 여기 정원은 그 정도로 크다는 걸 알 수 있겠죠.



물가에 앉아 물 위에 떠다니는 것들을 보는 것도 참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좀 덥기는 했지만 말예요.



여기서 베르사유 궁전을 보고 앉아 있으니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야간에는 더 멋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여기 관람시간이 성수기 때에도 오후 6시까지라 볼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베르사유 궁전에 와서 제목처럼 주변만 쓰윽 둘러보고 가는 거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시간 내서 도보로 천천히 둘러봤음 좋겠단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궁전 내부는 별로 땡기지 않더군요.
꼬마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내려서 보고 갔으면 좋겠단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단 생각이 듭니다.

파리 중심가에서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번엔 파리 시내의 모습을 더 보여 드릴까 합니다.
늘 즐거운 시간 되시고 평화가 함께 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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