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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프랑스&모나코

영화 속 세트장 같은 곳, 에즈 빌리지

JosephKimImage 2010. 10. 12. 17:28


니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에즈 빌리지(Eze Village)란 곳이 있습니다.
언덕 위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로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한 곳이죠.

일전에 모나코로 가는 버스를 탔던, 그 버스터미널에서 갈 수 있는데, 20여분 정도면 도착할 정도로 가깝습니다.



모나코 갈 때도 주변 경관이 참 예쁘다 했는데, 여기도 그랬던 것 같네요.
오른 편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 것 같았습니다.

사실, 에즈 빌리지란 게 어떤 곳인지는 거기 가기 전까진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높은 곳에 있는 조그만 마을인데, 지대가 높다 보니 전망이 좋으려니 했었죠.



잘 닦여진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멀리 조그만 언덕 위에 마을 같은 게 보입니다.



그런데 너무 작아 보여서 긴가민가 했습니다.
결국, 내려야 할 곳이 못 내리고 더 가서 내려버렸죠.



참! 여기 갔을 때, 심장이 멎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풍경이 멋지거나(물론 멋지긴 합니다) 다른 놀라운 장면을 봐서가 아니라, 버스에서 내릴 때 카메라 가방을 두고 내린 것이죠;;;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앗! 했는데, 버스는 이미 떠나버린 뒤였습니다.
버스를 뒤따라 열심히 뛰었는데 하필이면 오르막 길이라 엄청 힘들더군요.
결국 버스를 따라 잡았냐구요?
당연히 못 잡았죠. 제가 무슨 로봇도 아니고 오르막 길에서 무슨 수로 버스를 따라 잡았겠습니까. 한참을 뛰어올라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그 버스가 내려오고 있더군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에즈 빌리지로 가는 버스는 여기가 종점이라 꼭대기 마을 한 바퀴 돌아 다시 니스로 돌아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휴… 원래는 어딜 가도 카메라 가방은 손에 쥐고 있는데, 이 날 처음으로 다른 데 뒀다가 그런 일이 벌어진 거죠. 두 번 다신 그러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하고 또 했던 것 같습니다;;



예정에도 없던 산악구보를 하고 땀을 뺏더니 관광하기도 전에 진이 빠져버렸죠.
위 사진은 마을 근처 주차장이 있는 곳인데, 원래 여기서 버스를 내려야 합니다.



마을로 올라가는 길.
올라가는 길엔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당시엔 무척이나 지친 상태였던 지라 주변이 예쁜지 어떤지는 관심이 없고 그저 다시 오르막이 나온다는 게 달갑지 않을 뿐이었습니다.



마을 초입에 이르렀을 때.
이 때부터 제 눈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거 뭔가 다른데… 생각을 했던 거죠.



비록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마을 모습이 참 아기자기한 게 너무 예쁘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올라오기 전만 해도 엄청 지쳤다 생각했는데, 여기 풍경을 보는 순간 감각기관이 놀랬는지 지쳤단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네요.



마을 여기저기에 보이는 카페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들, 그리고 화랑이나 전시관 같은 것들 모두가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올 때나 주차장에 있을 때만 해도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은, 그런 썰렁한 곳일 줄 알았는데 막상 마을 안을 걸어 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죠.



거리도 집도 모두가 신기해서 마치 영화 촬영하는 세트장에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원래 처음 여기 올라갈 때만 해도 대충 둘러보고 가자 생각했었는데, 언제 그런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봤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곳에서 살면 마치 동화 속에서 사는 것 같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여기 정보가 하나 둘 보이긴 하던데, 그래도 아직은 잘 모르나 봅니다. 여기 다니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명도 못 봤죠. 아니, 우리나라 사람 뿐만 아니라 아시아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마을 내부에 딱히 전망대라 할 만한 곳은 없지만 마을 둘레에 있는 담벼락 넘어 아래를 넘어보면 전망대가 따로 없었습니다.



사방이 훤히 트여 있고 멀리 바다도 보이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를 것 같았습니다.



비가 오는 날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 사방이 회색빛으로 뒤덮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을까 싶네요.

멋진 풍경과 로맨틱한 분위기.
연인과 함께 오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만약 니스를 가시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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