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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출산하기 - 학생 비자

Energise-r 2013. 4. 26. 07:02

드디어 우리 순둥이를 만날 날이 다 되었습니다. 호주는 초음파를 12주, 20주 두 번만 하는 게 통상적이기 때문에 아기가 얼마나 큰 지 어떤 자세로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궁금했었죠. 

보통 첫 아이는 좀 늦게 나온다던데....저의 진통은 정확히 출산 예정일 전날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초산 엄마는 알 턱이 없습니다. 그냥 밤 새 진통 주기 체크해보니 5분 정도 되더군요. 병원에 전화하니 초산이면 주기가 더 짧아지면 다시 전화하고 오라고..... 날이 밝으니 한 3분 정도 주기가 되더군요. 병원에 전화하니 슬슬 오라고...(병원까지 40분-1시간 걸립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으나 사람이 많다고 대기실에서만 2시간 여 있었습니다. 제가 진통에도 넘 멀쩡해 보였는지, 너보다 급한 산모가 10명쯤 아침에 들이닥쳤다구..... 그래서 내진이라도 한 번 받게 해 달라고 그랬죠. 미드와이프가 보더니, 벌써 5cm가 열렸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방을 배정받았습니다. (참, 여기는 제왕절개가 아닌 이상,미드와이프가 아이를 받습니다. 제 미드와이프는 아이를 9명 출산하신 베테랑이셨죠...^^) 

제가 옮겨진 방 풍경. 여기서 분만까지 다 이루어지더군요.





아기가 방향이 반대라고 해서 열심히 짐볼 운동으로 아기를 돌렸구요....진통을 잊기 위해 샤워도 하고, 핫팩 갖다 달라고 그랬답니다. 그렇게 진통제 (해피가스, 에피듀럴) 없이 생으로 진통을 견뎌냈죠. 저희 엄마는 옆에서 우시고....남편은 의연하게 저랑 호흡을 같이 하고....병원에서 샌드위치 갖다 주는 데 배고파 나중에는 힘도 하나 없더라구요. 먹을 것 든든히 챙겨 가세요~~


이렇게 하루를 넘기나 싶더니 순둥이는 오후 10시 49분에....드디어 세상빛을 보았답니다. 첫날은 아기를 씻겨 주지도 않던데, 그래도 비교적 깨끗하게 이쁜 모습으로 나온 순둥이. 



남편이 탯줄 자르고 나서...제 가슴 위에 올려 주더군요. 이게 나중에 모유 수유를 돕는다고 하네요... 1인실이 아닌지라 병원에 보호자는 있을 수가 없어서 남편과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고, 저랑 아기만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냈답니다. 잠이 몰려 왔지만 아기 들여다보며 한참을 보냈네요. 


다음날 아침에 병원에서 나온 식사는...



정말 따뜻한 국이 먹고 싶더군요 --; 그래도 코 잘 자고 있는 아기. 하루 병원에 머무는 동안 비타민 K랑 간염 (Hepatitis) 접종을 동의 받고 나서 해 주더군요. 기본적인 시력, 청력 검사도 하구....산모에게는 수시로 와서 모유수유법, 속싸개 싸는 방법, 산후 운동, 우울증 극복 등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해 주더라구요. 


제가 학생 비자 소지자인데, 퍼블릭 병원에서 나으시면 이 모든 것이 보험으로 커버가 됩니다. 다만 영주권자 이상 메디케어 소지자들은 병원에 보통 이틀 있으면서 케어를 받는데, 제 보험은 하루만 되더라구요. 저야 빨리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싶었지만, 아기가 태변을 하루 내에 봐야 하는데 변을 아직 안 봤다고 병원에서는 하루 더 입원하기를 권했답니다. 그렇지만 그 비용이 자그만치 1500달러. 그래서 그냥 퇴원하고 병원 의사가 전화로 수시로 체크를 해 주더군요. 결국 장의 이상일 수도 있으니 응급실로 가라는 마지막 시한을 두 시간 남겨 두고 태변을 시원하게 봐 주었답니다. 


참, 보통 퇴원하신 후 미드와이프가 집으로 방문해서 아기며 산모 상태를 봐 준다고 하네요. 저는 병원이 집에서 너무 멀어 그냥 전화 통화만 했네요...


한국 출산 풍경은 어떻게 다른 지 모르겠지만, 자연적인 분만을 강조하는 호주식도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랑 처음부터 끝까지 팀을 이루어 함께 분만한 것 같달까요?? 


호주에서 아기를 가진 분들...특히 학생 비자 상태이신 분들....모두 순산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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