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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상 이야기

사진 이야기 : Street photography

JosephKimImage 2013. 5. 29. 08:08

아직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street photography'란 장르는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사진에 대한 관심이 좀 있으신 분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테고 'street photo'란 게 도대체 어떤 걸 얘기하는 지 감조차 오지 않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네요. 그런 분들에게 '까르띠에 브레숑'의 사진 몇 장을 보여드리면 '아~ 이거 많이 봤던 건데' 하는 경우가 많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브레숑의 전시회도 몇 번 했었고 여기저기 많은 책자에 소개되어서 사진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이름은 낯이 익다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거리 사진'이라니 어쩐지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것 같아 그냥 스트리트 포토라고 말하게 되는데요, 어떻게 부르든 간에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일 파티나 가족 이벤트, 여행 사진 혹은 '감성 사진'이라고 부르던 사진들이 사실 이 스트리트 포토라고 할 수 있겠네요. 즉, 사진기의 종류나 목적과는 무관하게 우리 모두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로 살아온 셈입니다. 스스로를 사진작가라고 생각하신다면 이젠 타이틀 하나 늘릴 수 있겠죠. '스트리트 포터그래퍼'. 

주로 여행사진을 찍어오던 제 경우엔 풍경 사진이 아무래도 많은데 그 중 나중에 사진을 정리할 때 스트리트 포토로 분류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유명한 스트리트 포토의 경우 대부분 프레임 안에 사람이 있기에 간혹 스트리트 포토는 무조건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꼭 그렇진 않습니다. 그런 사진들을 굳이 분류하자면 스트리트 포트레이트(street portrait)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유명한 사진들이 대부분 흑백사진이라 그런지 스트리트 포토를 얘기하면 저도 모르게 흑백 사진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역시 그렇지 않죠. 그러나 왜 일까요. 어째 흑백 이미지가 아니면 뭔가 빠진 듯한 느낌, 혹은 이건 그냥 스냅 사진이잖아! 라고 할 수도 있는데 뭐, 같다면 같은 거겠죠. 그러나 중요한 건 흑백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사진 안에 무엇이 있느냐겠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딱히 흑백이어야 한다 칼라여야한다는 건 없는데요, 그래도 역시나 흑백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촬영을 언제나 RAW로 하고 포스트 프로세싱 때 두 가지 버전으로 하죠. 시간이 허락하는 경우에 한해서겠지만.

 


여행을 가면 주로 유명한 관광지를 보게 되는데 그런 경우 솔직히 사진을 찍기가 썩 내키지 않습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업로드 할 용도로 찍기는 하지만 딱 그 뿐이죠. 그러나 가끔-또는 여행 가기 전에 사전 조사를 해서- 어떤 이벤트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때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을 찍게 될 때가 많습니다.

다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행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적극적으로 촬영을 하다보면 괜찮은 장면을 포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피사체와의 거리가 사라져 현장감이 살아나기 때문이겠죠.

 


아, 당연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스트리트 포토라고 해서 꼭 거리란 장소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트리트 포토는 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담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쩌면 스트리트란 장소는 꼭 사전적 의미로서의 거리를 의미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 우리의 삶의 터가 스트리트가 되다 보니 이름이 그렇게 붙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사견입니다.

위 사진은 예전에 아프리카 사파리에 갔다가 찍은 사진인데, 이동하는 차 안에서 촬영을 하다보니 사진이 선명하지도 않고 소년과의 거리도 느껴져서 아쉬웠던 사진입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피를 설명할 때 꼭 보여주게 되는 사진이죠.

 


스트리트 포토그래피를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사진을 스트리트 포토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다시 말해 사진가가 피사체에게 특정 포즈를 요구해서 찍은 걸 그 범주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두고 의견들이 분분한 걸 볼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앞서 밝혔듯이 스트리트 포토의 취지가 드러난다면 상관없다인데,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아직까지 한 번도 포즈를 요구해본 적이 없지만 만약에 나중에 할 필요가 생긴다면 그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유난히 좋아하는 게 행사장인데 한국에 있을 땐 그렇게 다녀보지 않다가 외국으로 나오고 나서는 정말 열심히 다닌 것 같습니다. 물론 계속 보다보니 비슷비슷해서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의외의 장면을 볼 때가 있어서 여전히 행사 소식이 있으면 가급적 가보려고 하죠.

영국에 있을 때는 누드 바이크, 게이 페스티벌, 노팅힐 페스티벌 등 정말 재미난 행사가 많았는데, 호주에 오고 나서는 아직까지 인상적인 행사가 없어서 아쉽네요. 아는 분에게 듣기론 호주 사람들이 좀 보수적이라 그런 행사 유치가 쉽지 않을 거라던데 정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진 장르란게 참 모호하죠? 여행 사진이 행사 사진이 되기도 하고 또는 스트리트 사진이 되기도 하고 그러니 말이죠. 사실, 굳이 이렇게 분류를 하려는 것도 무의미하단 생각도 듭니다.



여하간 개인적으로는 이 장르를 너무나 좋아라 해서 여러 관련 사이트를 둘러보고 공부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공부가 아니라 실행이겠죠.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목적없는 실행은 금새 길을 잃고 헤매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어떤 특정 주제를 가지고 접근을 하는 게 중요해 보이네요.

하지만 주제를 못 정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더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목표가 없다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반성해야겠네요.

회사 회의 시간에 나온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It's better to get something rather than nothing"

정확히 저 말이었는진 기억이 안 나지만(ㅡㅡ;;) 여튼 스스로 찔끔 했던 말이네요. 뭐라도 하는 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취지로 해서 나왔던 말인데 앞으로 핑계는 그만 대고 다시 노력을 해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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